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연재소설 49회] 1800년, 화성(華城)
글/이기담(월~금 연재)
2009-12-08 14:28:55최종 업데이트 : 2009-12-08 14:28:55 작성자 :   e수원뉴스
득중의 몸은 따뜻했다. 이태는 그가 살아날 것만 같아 불렀다

[연재소설 49회] 1800년, 화성(華城)_1
그림/김호영

김춘득의 말은 맞았다. 이태는 동암문 밖에서 처참하게 죽은 득중의 시체를 보았다. 이태는 숨이 막히는 충격과 분노를 느꼈다.
  "대체 누가? 왜?"
  충격과 분노 탓에 말하지 못하는 이태 대신 석규가 분노의 울음을 토해냈다. 

  이태는 득중의 몸을 안았다. 날카로운 칼날에 득중의 목은 손가락 한 마디 정도의 깊이로 베어져 있었다. 끊어진 목의 동맥에서 흘러내린 피로 시체 주변이 검붉었다. 
 아직도 그의 목에서는 피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태의 손이 다급히 흘러내리는 목을 눌렀다. 득중의 몸은 따뜻했다. 이태는 득중이 살아날 것만 같아 그를 불렀다.

  "득중아. 득중아, 눈을 떠."
  득중이 늘어진 몸이 이태의 움직임에 출렁, 빨랫줄처럼 움직였다.
  "득중아."
  "나으리."

  이태 대신 김춘득이 울음을 터트렸다. 이태가 춘득의 울음소리에 마음을 추스렸다. 이태는 감정에 흐트러지면 안 된다. 어제부터 밀어닥친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냉정을 잃으면 안 된다, 되뇌이며 이를 악물었다. 그제서야 이태는 그가 다녀온 묘적사의 일을 떠올렸다. 이태의 손이 혹여 그가 가져왔을 지도 모를 현의의 밀지를 찾아 득중의 옷 속을 더듬었다. 그러나 없었다. 

  이태가 숨을 깊게, 아주 깊게 한 번 쉬고는 물었다.
  "어찌 발견했느냐?"
  이태가 누구에랄 것도 없이 물었다. 득중의 시체 앞에 도열해 있던 암문의 번을 서던 군사 세 명이 대답했다.
  "저기 저 주민이 제일 먼저 발견해 저희에게."

  득중의 시체가 준 충격은 누구에랄 것도 없었다. 대답하는 병사는 말의 꼬리를 흘리며 입을 다물었다. 이태가 그가 가르친 사람을 보았다. 한 눈에 봐도 평범한 농부였다. 농부 역시 난생 처음 본 살인의 광경에 놀라 떨고 있었다. 이태는 마흔은 넘어 보이는 사내의 손에 들려있는 낫을 보았다. 이태의 시선에 농부가 본능적으로 낫 든 손을 등 뒤로 감추었다.
  "어찌 보았습니까?"
  "저기, 저기가 제 집인데......."
  농부의 손이 가리킨 곳은 암문 앞쪽 마을이었다.
  "그래서요?"
  석야가 다급히 물었다. 

  "이 시간이면 늘 이 앞을 지납니다. 제 밭이 저기 재 너머 있거든요. 그런데 오늘 새벽엔 왠 말 탄 사람이 난 데 없이 성 앞을 빠져 나가길래 이상하다 싶어서 보았더니."
  사내의 손이 창룡문 쪽 너머를 가리키다 내려졌다.
  "보았습니까? 말 탄 사람, 그 사람을 보았습니까?"
  석야가 다급히 물었다. 이태가 궁금한 것도 그것이었다.
프린트버튼캡쳐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