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연재소설 50회] 1800년, 화성(華城)
글/이기담(월~금 연재)
2009-12-09 11:38:10최종 업데이트 : 2009-12-09 11:38:10 작성자 :   e수원뉴스

주슬해라면...그러나 농부는 기억하지 못했다

[연재소설 50회] 1800년, 화성(華城)_1
그림/김호영

  "예, 하지만 어찌나 빠른지."
  "말 탄 자는 어디로 갔습니까?"
  사내가 이번에는 장안문 쪽을 가리켰다. 이태가 사내가 가리킨 장안문 쪽을 보았다. 그곳은 한양으로 가는 길이었다. 정조 임금이 화성에 행차할 때면 오던 길. 이태가 자꾸 다급해지는 마음을 가라앉히며 낮은 목소리로 농부에게 말했다. 

  "본 대로 말씀해 보시오. 천천히 차근차근 하나도 놓치지 말고."
  "갑옷을 입고 칼을 차고 있었습니다. 아, 활도 매고 있었습니다."
  "갑옷 모양은요?"
  사내가 이태를 가리켰다.
  "이런 모양 같았습니다."
  그러나 갑옷의 모양새만으로 그 자의 신분을 알 수는 없었다. 이태가 입고 있던 갑옷은 파총관 뿐만 아니라 모든 초관들이 입고 있었다. 이태가 다시 물었다. 
  "갑옷은 아래와 위가 한 벌이었습니까? 아니면 둘로 나뉜 것이었습니까?"
  주슬해라면, 그 자가 주슬해라면 갑옷은 한 벌이 아닌, 위와 아래가 나뉘어진 두 개의 갑옷이었을 것이다. 그는 선기장이므로, 그러나 농부는 기억하지 못했다. 

  "말은요?"
  "그냥 보통 말이었는데. 아, 갈색에 꼬리가 검었습니다."
  이태의 마음에 폭풍이 일었다. 그 말은 득중이 타고 간 말이었다. 틀림없이 득중이 타고 왔을 말이었다. 더구나 득중의 주변 어디에도 득중의 타고갔던 말은 보이지 않았다. 
  "다른 것은요?"
  "그게....... 단데.......요........"

  이태는 우선 농부의 마음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태가 농부를 화성 안으로 데리고 들어가라 명했다. 더불어 득중의 시신 또한 화성 안 행궁 곁 군사들의 처소에 옮기라 명했다.  

  이태는 견딜 수 없는 충격과 당혹의 순간에도 득중의 시신이 있는 동암문 밖 주변을 석야만을 대동한 채 샅샅이 수색하기 시작했다. 모든 사건 해결의 시작은 언제나 현장에 있을 것이므로. 
  그러나 없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누구인가? 누가 득중을 죽이고, 득중의 말을 타고 사라졌는가?'

  이태는 자꾸 한 사람에게로 달려가는 의심의 화살을 한사코 거부하려 애썼다. 
  "장용영 군사일까요?"
  석야가 물었다. 갑옷을 입고 무장을 한 사람이라면 화성을 빠져나간 군사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것도 지휘관급인 누군가가. 물론 장용영의 장관을 가장한 누구일 수도 있었다. 
  "혹 선기장이......?"
  석야 또한 이태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가, 기어이 주슬해를 입에 담은 그는 그러나, 자신의 경솔함을 두려워하듯 말을 흐렸다. 

  "말을 조심하라."
  이태가 짧고 낮은 소리로 말하며 석야의 어깨에 한 손을 얹었다. 말의 냉정함과 반대인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주기라도 하는 것처럼. 이태가 자신을 보는 석야에게 성안으로 들어가자 턱짓으로 명했다. 

 

프린트버튼캡쳐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