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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37회] 1800년, 화성(華城)
글/이기담(월~금 연재)
2009-11-20 09:53:06최종 업데이트 : 2009-11-20 09:53:06 작성자 :   e수원뉴스
현의는 적의 칼을 빼앗아 쌍검세를 취했다
[연재소설 37회] 1800년, 화성(華城)_1
그림/김호영

 다음 순간 현의는 날듯 뛰어들며 달려드는 두 번째 포위망을 만들었던 적들을 향해 칼을 비틀어 칼끝을 하늘을 향하며 쳐냈다. 
쨍, 칼날이 부딪치는 소리가 묘적사를 울렸다. 다시 현의 몸이 오른쪽으로 원을 그리며 적들을 베었다. 단 한 번의 칼에 한 명의 어깨가, 한 명의 손목이 잘렸다. 현의는 그 자가 놓친 칼을 공중에서 받아들었다. 

 이제 현의의 손에는 두 개의 칼이 쥐어져 있었다. 현의가 오른손에 쥔 칼을 왼쪽 겨드랑이에 끼는가 싶더니 오른쪽으로 세 바퀴 빠르게 돌며 왼손에 쥔 칼로 적들을 벴다. 다음순간 왼쪽 겨드랑이에 낀 오른손에 쥔 칼이 몸을 따라 한 바퀴 휘돌며 적들을 겨냥했다. 쌍검이었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 분명 현의는 그렇게 느꼈다. 현의의 넓은 시선 속에 쓰러진 적들의 시신과 그 적들의 시신을 사이에 두고 다시 포위망을 구축한 두 겹의 적들이 들어왔다. 현의는 적들을 향해 향후격적세(向後擊賊勢)를 취하고 섰다. 

  피하라는 현의의 말에 따라 살아남은 제자들은 피한 것인지, 현의는 넓은 시야 속에서 포위한 적들 너머를 일갈했다.
  한발, 적들이 왼쪽으로 돌며 현의를 향해 다가섰다. 그때, 현의는 자신을 포위한 적들을 향해 다가서는 제자를 보았다. 

  "피후!"
  현의의 고함과 적들의 칼이 일제히 현의를 향해 찔러 들어온 것은 동시였다. 현의가 왼쪽으로 돌아 다섯 개의 꽃이 피는 듯한 오화전신세(五花纏身勢)를 취하며 칼들을 대적했다. 현의의 시선이 망설이는 제자에게 머물렀다. 

  그때였다. 한 겹 뒤로 섰던 적들 중 한 칼이 현의의 허리춤을 그었다.
  '적을 앞에 두고 벌이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적들 이외의 것에 마음을 빼앗긴 것이 문제였을까?'
  자신보다 적들의 수가 턱도 없이 많았다는 것을, 싸움에서 매복이나 급습이 얼마나 치명적인가에 대한 부분을 현의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오직 현의는 그들에게 다친 자신의 부족한 무예에 대한 결과만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아직 완수하지 못한 그것 때문이었는가.'
  깊은 회한이 밀려들었다. 현의는 스승의 마지막 가르침을 떠올렸다. 그것을 이태에게 전해주고 싶었다. 가능하다면 강희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다. 주슬해에게도 전해주고 싶었다. 현의의 마음이 주슬해를 생각하는 부분에서 돌부리에 걸린 것처럼 멈칫했다. 

  "하.....!"
  현의가 깊은 숨을 토해냈다.
   여전히 묘적사에서는 칼들의 맞부딪침과 비명소리, 적을 향해 내뱉는 소리들이 낭자했다. 그 아(我)와 적(敵)을 구별할 수 없는 소리들 속에 분명한 목소리가 들렸다.
  "잡아라! 저 놈을 잡아라. 반드시 생포하라!"
  음이 높았다. 

  '저건.......!'
  현의는 그러나 자신의 마음을 부정했다. 그가 올 리가 없었다. 그때 숲을 헤치며 박차 오르는 두어 명의 움직임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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