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박경숙 시인의 '45˚쯤의 중력'
詩해설 정수자 시인
2018-01-01 17:48:16최종 업데이트 : 2018-01-01 17:51:41 작성자 :   e수원뉴스
박경숙 시인의 '45º쯤의 중력'

박경숙 시인의 '45˚쯤의 중력'


새해의 해는 왜 새로운 방식으로 맞느라 애를 쓸까. 막히고 밀리는 해맞이 고생길을 마다지 않을까. 아마 새해를 깨끗이 열기 위한 새로운 마음가짐이 중요한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연, 월, 일을 정하고 24등분한 시간을 경영하며 별 수 없이 시간에 매여 산다.

새해에 적는 결심들은 늘어진 자신을 넘어가는 하나의 방법이다. 박경숙(1968~) 시인도 그런 모습으로 제 경계를 넘는 한 여자를 보여준다. 시인은 2003년 '문예비전'에 시를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한 후, '비금도의 하루' '야생을 말리다' '물의 거처' 등의 시집을 냈다. 그 중에도 이번 시집 '물의 거처'에는 수원 지역 곳곳을 탐사하듯 다시 읽는 시적 궤적이 많이 담겨 있다.

'허공'을 집으로 삼은 여자, 그렇다면 '무중력' 속에 있는 듯싶다는 느낌이 맞겠다. '길게 늘어뜨린 이어폰'을 마치 '탯줄처럼 붙잡고 있'는 것만 같다. 어쩌면 무력하고 달리 보면 가장 강력한 그 줄을 통해 여자는 세상과 닿는 것일까. 누가 듣든 말든 자신만의 '버스커버스커'를 감행하는 여자는 분명 자신의 새로운 시간을 탄생시키는 중이리라. 그렇게 때와 곳과 눈에 구애받지 않고 온몸으로 자신의 노래를 길어내는 길에서 그녀는 뭔지 열어젖힐 새로운 힘을 얻을 것이다.

그래서일까, 시인은 거기서 '겨울 속에 피는 벚꽃'을 본다. 누가 주목하지 않아도 마음을 다하는 공연이라면 공원의 햇볕이나 바람이나 모두가 손뼉을 칠 것이다. '샘내공원'이라니 천천동의 어느 공원일 텐데 한겨울의 '칼바람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버스커버스커'에 공원의 모든 존재가 귀를 열고 몸을 열고 힘을 돋워줄 것이다. 그러므로 여자는 보이지 않는 박수 속에서도 외롭지 않은 새로운 싹을 키울 수 있겠다.

그렇게 마음을 다져 거듭 일어서면 어디선가 '희망이 돋아'나는 것. 칼바람 겨울 곳에서도 자신만의 꽃을 피울 수 있는 힘을 버는 것이다. 제 앞의 어려움이 커지는 사람들 점점 많아지는 시절이라 고독한 투쟁 같은 여자의 모습에서 깊은 우의(愚意)를 더 읽는다. 그러면서 나의 새해 노래는 또 어떻게 펼쳐나갈 것인지, 소소하나마 새로 맞이할 시간 속의 일과 목록을 뒤적여본다.
 
아무튼 나름의 '혹한을 건너는' 공원의 '무중력' 여자처럼 뜨겁게 노래하면 그만큼 푸른 봄을 맞을 것이다. 겨울을 단단히 채워 보낼 때 봄도 저의 꽃들을 올차게 피워내지 않던가. 새 물에 새로 씻고 나온 해 앞에서 마음깃 가다듬으며 새해도 있는 힘껏 가보자 곧추선다. 2018년 첫 햇발이 내 앞으로 흐뭇이 퍼져온다.

시해설 정수자 시인의 약력

시해설 정수자 시인의 약력

시 수원을 노래하다, 박경숙 시인, 중력

프린트버튼캡쳐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독자의견전체 0

SNS 로그인 후, 댓글 작성이 가능합니다. icon 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