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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애 시인의 '시와 나무들'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7-12-15 18:59:22최종 업데이트 : 2017-12-15 18:59:57 작성자 :   e수원뉴스
조정애 시인의 '시와 나무들'

조정애 시인의 '시와 나무들'


깊이 들이친 추위로 도처가 떤다. 동지 앞둔 한파 속의 겨울나무는 보기만 해도 몸이 떨린다. 잎이 졌을 뿐인데 온몸이 시린 표정이라니, 시선에 따라 대상을 얼마나 달리 그리는지 새삼스레 나무들을 본다.

위 시는 그런 나무의 생을 성찰케 한다. 푸른 잎들을 떠나보내며 비어가는 나무의 모습을 시로 풀어내는 조정애(1947~) 시인은 1990년 문학공간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내가 만든 허수아비', '푸른 눈빛의 새벽'이 있다. 다양한 참여와 문학 활동으로 시적 여정에 깊이를 더하는 중이다.

예부터 나무는 덕목이 하도 많아 시 속에서도 다양한 비유로 거듭난다. 얼른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떠올릴 만큼 저 가진 모든 것을 주고 가기 때문이다. 아니 우리가 살뜰히 이용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잎들의 광합성으로 주는 산소부터 푸른 그늘과 바람을 주는 것은 물론 새로 나는 잎의 감각이나 지는 잎의 뒷모습을 통해 나고 자라고 죽는 생의 과정을 통찰케 한다. 죽어서도 종이니 책상, 의자, 가구는 물론 저를 태우는 불까지 되는 나무의 생은 그래서 성자에 비견되어도 좋을 덕목을 지녔다.

그런 나무에게서 시인은 '마지막 유언처럼' 귀담아 들은 말을 되새긴다. '이파리에 쓴 말들이/운율을 따라 하나씩 날리며' 건네는 전언은 시인만 들을 수 있는 심연의 말. 광교산에서 만난 까닭이겠지만 '정조대왕의 시혼이 서린' 나무는 '이 땅에 서 있는 시의 교목'이 되어 우뚝 선다. 무성하던 잎들 다 보내고 더 말갛게 선 전신에 시의 말을 들려주고 있는 모습은 성스럽다.

'세상 모든 나무가 시를 쓴다는 것을' 깨닫는 대목에서 온몸으로 찬바람을 맞는 거리의 나무들을 다시 본다. '나무가 시를 쓴다는 것'도 시인의 눈으로 찾아낸 덕목일 텐데, '그때 비로소 알았'다는 고백은 새롭게 발견한 의미를 같이 짚어보게 한다. 어쩌면 나무의 한살이 자체가 시보다 아름다운 시 아닐지…. 그런 생각으로 우리의 삶도 돌아보게 된다.

겨울나무, 나목(裸木). '묵언수행'이나 '소신공양'의 이미지가 강한 모습이다. 많은 시심을 자극했고 여러 층위로 비유되며 시에 깊이를 더해왔다. 혹한의 거리에 맨몸으로 쓰고 있는 나목들의 시를 읽어본다. 맵찬 하늘에서 어떤 시어와 운율이 울려오는가.

시 해설 정수자시인의 약력

시 해설 정수자시인의 약력

시 수원을 노래하다. 조정애 시인, 정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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