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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6회] 1800년, 화성(華城)
글/이기담(월~금 연재)
2009-10-09 10:30:33최종 업데이트 : 2009-10-09 10:30:33 작성자 :   e수원뉴스
 "임금님이 위중하다, 넌 아마도 그 소식을 들었겠지."
[연재소설 6회] 1800년, 화성(華城)_1
그림/장병엽
 

 이태는 머릿속이 엉켜버린 느낌이다. 생각지 않은 충격은 오랜 시간동안 무예로 다져온 마음의 평정을 무너뜨린다. 

  "대체 무얼?"

  이태를 바라보는 주슬해의 눈빛에 득의의 웃음이 떠올랐다. 그 눈빛을 보며 이태는 자신의 말이 그의 말을 인정한 것이었음을, 그의 노련한 포석에 넘어갔음을 깨달았다.


  주슬해의 말처럼 이태는 정조의 위급함을 묘적사의 스승 현의에게 보냈다. 주슬해는 알지 못한 듯 하지만 한양의 백동수에게도 보냈다. 희가 보낸 밀서라면 정조의 위중함에 대해 그들은 당연히 모르고 있을 것이므로. 하여 그가 느끼는 상황의 위태로움을 그들도 더불어 알고, 준비할 수 있게 되기를 그는 바랬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는 스승과 백동수의 가르침을 받고 싶었다. 만에 하나, 희의 밀서가 담고 있는 임금의 위중함이 죽음으로 이어진다면 이제 스물일곱을 넘긴 그로서는 감당할 수 없다 여겨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태는 주슬해의 말들이 어떻게 나오는 것인지 이해가지 않는다. 

  "말해 봐. 대체 무얼 어쩔 수 없다는 거야?"

  "스승님이 아무리 뛰어나신다 한들 나라 흐름을 뒤바뀔 수는 없다는 얘기야."

  "나라의 흐름이라니?"

  '임금의 위급함을 너도 알고 있는 거야?'라는 뒷말을 이태는 삼켜버렸다. 그럴 리가 없다, 부정하며. 그런데, 그런 그의 마음을 읽고 있는 것처럼 주슬해가 말한다.


  "임금님이 위중하다, 넌 아마도 그 소식을 들었겠지."

  "니, 니가 어떻게?"

  주슬해가 다시 웃었다.

  "네가 어떻게 아느냐구?!"

  "왜, 난 언제나 너보다 못해야만 하나?"


  이태는 제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지는 기분을 느낀다. 그 하얗게 빈 이태의 머릿속을 김춘득의 말이 헤집고 들어왔다.

  "주 선기장, 그게 지금 무슨 말입니까?"

  김춘득은 그들 뒤에 서 있었다. 이태만큼이나 놀라 희게 변한 표정의 그는 주슬해의 얼굴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다. 그는 지금, 자신이 겪은 24년 전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24년 전 8월 11일, 대궐 경추문에서의 그 밤을.


  그 밤, 그는 경추문(景秋門)을 넘으려는 암살자들을 막았다.

  그 밤은 정조가 왕위에 오른 지 2년도 되지 않은 때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김춘득이 막았던 그날의 역모가 불과 한 달여 만에 다시 시도되었다는 것이었다.

  한 달 여전, 암살자는 정조의 침전인 존현각(尊賢閣)의 지붕 위를 침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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