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손종호 시인의 '수원화성에서'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7-07-15 12:23:49최종 업데이트 : 2017-07-15 12:23:49 작성자 :   e수원뉴스

손종호 시인의 '수원화성에서'
손종호 시인의 '수원화성에서'_2

게릴라성이니 롤러스케이트니, 장마 수식어가 갈수록 다양해진다. 아니 예측불허로 점점 난폭해진다. 해갈이 반가운 곳과 수해를 입은 곳과 가뭄에 시달리는 곳이 공존하다니, 참 야속하다. 하지만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일이고 인간이 초래한 횡포라 우선은 피해를 최소화할 밖에.

시를 따라 비에 젖은 화성을 걸어본다. 손종호(1949~) 시인은 197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과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그대의 벽지', '한라의 저녁 마라도의 새벽', '숨은 신', '투명한 사랑' 등의 시집과 '김광섭 문학연구' '근대시의 영성과 종교성' 등의 연구서를 냈다. 지성과 서정을 조화시킨 시풍이며 인간 존재 혹은 현대인의 존재양식에 대한 근원적 질문과 구원의 문제를 다룬 시세계로 평가받는다.

시인은 수원화성을 찬양만 하지 않고 성찰한다. 특히 성의 안과 밖이 지닌 의미를 되짚으며 정조의 정신과 너른 품을 읽어낸다. 사실 축성은 경계선을 분명히 긋는 일. 하지만 시인은 '성의 밖과 안이 하나라는 것'에 주목한다. 그 사이에는 '오직 두려움만이 우뚝하다'고 본다. 그럴 수 있을 게다. 안과 밖의 차이나 괴리감을 생각하면 '두려움'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성곽을 따라 오르자' 여러 생각이 드나든다. '모로 기울어진 청솔나무 한 그루가 내게 속삭'일 때는 '스스로 성을 쌓고 갇혀 사는 영혼의/상처가 꿈꾸는 것은 망각이 아니'라고 돌아본다. 여기서 시인의 성찰이 다른 층위를 이루며 화성 축성 정신만 아니라 일상 속의 우리네 삶도 되짚어보게 한다.

어떤 의미에서 우리는 제가 쌓은 제 안의 성에 갇힌 영혼일 수 있다. 그런데 그 속의 '상처가 꿈꾸는 것이 망각이 아니'라니, 그렇다면 무엇일까? 질문을 되뇌게 하는 구절을 들고 팔달산을 오른다. 화성을 품어서 더 빛나는 팔달산. 수원 한가운데 있어 광교산보다 쉽게 찾는 마을 동산 같은 곳. 누구나 오르기 좋은 높이와 품으로 사시사철 좋은 시민의 휴식처다.

거기서 시인도 다른 풍경을 만났던가. '홀연 새 한 마리가' 생각의 전환을 불러온다. '내 안에 숨겨진/마지막 발톱을 내려놓았다'는 것. '발톱'은 화성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의 은유인지, 상처의 또 다른 함의인지, 분명치 않다. 하지만 뭔가 편안해진 마음의 상태는 느낄 수 있다. 성곽을 걸으며 얻은 마음의 평화 같은 게 전해지기 때문이다.

언제 걸어도 좋은 수원화성 성곽길. 비에 젖은 화성이 한층 그윽하게 부른다.

시해설 약력_ 정수자시인
손종호 시인의 '수원화성에서'_3

수원의 시, 수원의 시 해설, 손종호 시인, 수원화성

프린트버튼캡쳐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