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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추인 시인의 '멀어지는 풍경들의 시간'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7-07-21 13:41:36최종 업데이트 : 2017-07-21 13:41:36 작성자 :   e수원뉴스

멀어지는 풍경들의 시간
멀어지는 풍경들의 시간


화성 근처 삘기밭이 어디인지? 시를 읽다가 화성 언저리 풀밭을 이리저리 뒤져본다. 크고 작은 나무 사이 풀들이 파르랗게 돋곤 하는 화성이면 어디든 무슨 상관이랴. 마음의 삘기를 뽑아 들고 아련히 젖어 걷는다.

김추인(1947~) 시인은 삘기밭에서 흔치 않은 상념을 길어 올린다. 시인은 1986년 '현대시학'을 통해 등단, '광화문 네거리는 안개주의보', '행성의 아이들', '모든 하루는 낯설다', '프렌치키스의 암호', '오브제를 사랑한' 등의 시집을 냈다. 최근 더 활발해진 시작(詩作)에서 성찰과 사유의 깊이를 평가 받고 있다. 조금 늦어서 더 도드라지는 언어의 밀도와 시적 갱신에 따른 확장도 주목에 값한다.

시인은 이 시에서도 남다른 사유를 펼치며 수원화성에 시간의 깊이를 더한다. '모래 한 톨'에 담긴 '시간'과 '우주'의 변주는 그 속에 들어있는 '원형질'의 성찰에서 현재의 화성과 삶으로 폭을 넓힌다. 그것은 '내 저무는 몸에 우주가 들어와 계시다는' 깨달음의 새삼스러운 확인 같은 것. 그러므로 우리는 '먼지의 걸음으로 팽창하는 우주를 걷는 중', 물론 '흐르는 꽃이며 티끌이며' 다 마찬가지다.

'별이 데워지고 별의 식솔들이 장안문에서 남문까지 낮은 지붕 아래서 알이 들고 있다'는 인식 혹은 발견의 구절도 화성에 서린 우주의 기운을 돌아보게 한다. 어느 곳이든 편재하는 우주의 기운이 닿지 않을까만, 오래된 성에서 시인이 캐어 읽는 '별들이 부딪고 섞고 물길을 쌓았' 던 시간은 색다른 의미의 층위를 이룬다. 

그 모두가 '그대로 하여' 일어난 일. '강철의 겨울을 건너 삘기꽃이 피는 것' 또한 그러하다 하니, '그대'는 참으로 큰 우주의 은유인가 보다. '우리는 모두 그대의 당신'이라는 구절에서 혹시 정조의 비유인가 싶었는데, 다시 읽으니 무슨 큰 기운의 조합인 양 느껴지니 말이다. 

'모태의 허공을 부유하'는 '무수한 알들'이 지탱하는 세계. 그렇듯 '구름으로 가는 것들과 부푸는 시간들 사이'를 걸으며 우리네 삶은 또 지속된다. 장마 후 더 높아진 구름 아래 불볕 폭염도 씩씩 건너가리.

시해설 약력_ 정수자시인
시해설 정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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