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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택 시인의 '안부'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7-09-08 10:54:17최종 업데이트 : 2017-09-08 10:54:17 작성자 :   e수원뉴스
서정택 시인의 '안부'

서정택 시인의 '안부'


하늘의 살림은 날로 높고 푸른데 땅의 살림은 그렇지가 못하다. 물가 마구 뛰니 삶이 더욱 팍팍해지는 것. 청명한 소식보다 한숨이 무거워질 때 그나마 그리운 사람이라도 불러보면 위로가 되려나.

위 시에서 먼 안부를 묻는 서정택(1962~) 시인은 2006년 농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으로 '벚꽃의 국적'을 냈다. 오산 출신이지만 수원, 화성 등을 오가며 지역의 삶을 많이 그려내고 있다. 현실에 대한 문제적 인식이 두드러지는데 특히 민초의 노동 현장이나 소외, 불평등 같은 사회 현상을 자주 그리는 편이다.

이 시에서는 그리운 사람을 부르는 서정이 더 도드라진다. 호매실동 근처에서 살던 시절을 간직한 시인에게는 그 어름에 가신 어머니도 고향과 함께 늘 그리워하는 대상이다. '하얀 꽃 젖은 대궁 풀무치에 흔들릴 때'처럼 자연 풍광이 선명히 잡힐 즈음이면 아스라이 더 그리운 쪽으로 '긴 편지를 쓰곤 했'던 게다.

'손나발을 꺾어 불던 높은 마루에/들국화 입김 시린 사연들이 일다 지다' 하는 동안 시인은 오산에 정착했지만 여전히 안부가 돌아 뵈는 곳. 호매실동 시절이야말로 어머니와 함께 떠오르는 간절하게 그리운 시간이다. 그렇게 '못 다한 이승'에서의 애틋함을 멀리 부친 것들이 다시 고여 들어 시로 나오기도 했으니 추억은 아픈 것이라도 많을수록 좋지 싶다.

하지만 '다시 묻지 못한 안부'가 더러 있으니 마음에 묻어두고 혼자 꺼내보는 추억이 그러하리라. 깊이 묻어둔 묵은 그리움들이 더 살아나오는 것 같은 가을날. 들국화 향이 곧 온 들녘에 퍼질 텐데 그 결에 그리운 사람의 안부는 더욱 깊어져갈 것이다.

주변으로 가을 들판의 안부들이 밀려들 때다. 살아 있어 맞이하는 가을의 하늘과 바람 속에 익어가는 모든 것들이 귀하고 고맙다. 점점 훤해지는 달빛 속으로 맑게 와 닿는 벌레들 울음소리도 무슨 가을 안부처럼 반갑기 그지없다. 매화가 아름답던 마을 호매실에 아파트단지가 마구 들어섰지만, 이슥한 데로는 아직 논이 좀 있으니 물드는 근처를 거닐 만하겠다.

벼니 대추니 익는 냄새도 어쩌면 가을의 '한 다발' 안부. 충충한 마음 씻어 널고 싶은 햇볕 아래 서면 어디선가 안부가 닿을 듯하다. 당신의 안부도 푸르른 하늘만큼 밝게 오고 있을까. 익어가는 것들의 안부를 전하고 싶은 가을날의 향긋한 길목이다.

시 해설 정수자 시인 약력

시 해설 정수자 시인 약력

수원을 노래하다, 서정택 시인, 호매실, 안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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