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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진 시인의 '바라보는, 수원화성'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7-08-25 13:08:48최종 업데이트 : 2017-08-25 13:09:26 작성자 :   e수원뉴스
최서진 시인의 '바라보는, 수원화성'

최서진 시인의 '바라보는, 수원화성'


가을로 접어드는 길목에서는 하늘이 특히 경이로운 빛을 빚는다. 올 여름 질릴 정도로 자주 많이 비를 쏟아낸 구름장들 씻겨 보내고, 다시 찾아온 맑고 푸른 하늘은 고맙기만 하다.

최서진(1974~) 시인은 2004년 '심상'으로 등단, 시집으로 '아몬드 나무는 아몬드가 되고'를 냈다. 시인은 '불완전한 단수의 존재가 또 다른 단수와 함께 서로 간섭하면서 기어코 단수들의 다성(多聲)을 이루는 형식'으로 '이때 생겨나는 지평선과 같은 지대'를 갖는다는 평에 어울리는 독특한 시세계를 펼치고 있다.

'허공'에 관심이 쏠리는 편인지 간간이 허공에 대한 탐색을 내비치는 시편이 잘 감겨든다. 이 시에서도 첫 머리부터 '허공은 그리워하기 위해 태어나지'라는 새로운 시적 규정으로 허공의 의미망을 넓혀준다. '허공'이 '태어나'다니, 그것도 '그리워하기 위해'서라니, 허공을 한참 다시 바라보게 하는 여운 긴 도입이다.
 
그런데 '팔달산 아래 아득하게 별빛이 흐'르는 즈음의 허공이니 더 그윽한 마련이 아닐 수 없다. '캄캄한 밤하늘에 별을 만들어야 했던/새의 기억이' 그 어딘가 겹쳐 있어 훗날 경건하게 돌아보는 '유적지'도 만들어낸 것일까. 그렇다면 정조 같은 큰 사람의 큰 일이 그러했으리라. 

그래서 '바라보는, 수원화성'의 안팎에는 더욱 많은 '노을빛 역사의 말'을 담고 있을 수밖에 없나 보다. '왕관에 깃든 새로운 염원으로 모두가 움직인다'는 시인의 해석도 그러한 궤적의 귀결을 읽는 경청이겠다. 사실 왕정시대에는 왕이 큰 꿈을 꿀 때 거기 '깃든 새로운 염원'을 따르는 발들이 모여 역사를 새로 짓는 것이기도 하다.

시인이 '왕의 발자국을 따라 걸으면/낮은 곳을 향해 찬란하게 해가 뜬다'고 읽은 것도 그런 시간들을 톺아본 끄덕임이리라. 하지만 '왕의 발자국'이 그만큼 밝고 뚜렷해야 믿고 '따라 걸'을 수 있는 것. 숙여 따를 만한 왕의 꿈이 서려 있는 수원화성이야말로 더불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자 한 당대의 이상적 기획이다. 당초 기획에 가까이만 가도 큰 성취인 게 이상이니 아름다운 도시 건설이었다.

집집이 잘 사는 '인인화락(人人和樂)'의 마을. 그것은 지금도 유효한 꿈이다. 앞서간 이의 큰 자취를 새삼 되새기는 화성 산책은 그래서 오늘도 계속된다. '오래된 날개가 더 오래된 날개에 가 젖'듯…


시 해설 정수자 시인 약력

시 해설 정수자 시인 약력

수원을 노래하다, 최서진 시인, 수원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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