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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무웅 시인의 '태풍이 불고 간 그 이튿날'
詩해설 정수자 시인
2016-12-02 13:44:40최종 업데이트 : 2016-12-02 13:44:40 작성자 :   e수원뉴스
박무웅 시인의 '태풍이 불고 간 그 이튿날'_2
박무웅 시인의 '태풍이 불고 간 그 이튿날'_2


칠보산은 수원의 남쪽을 지키는 산. 수원시와 화성시와 안산시를 품고 있는 보석산이다. 광교산을 비롯해 팔달산, 여기산, 숙지산과 더불어 수원에 맑은 공기와 푸른 바람을 상시 제공한다. 특히 칠보산 등산로는 수원둘레길의 여섯 번째 길로 많은 사람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칠보산 가까이 사는 박무웅(1944~) 시인은 1995'심상'으로 등단한 후 기업인으로서의 삶에 더 힘썼다. 경영에서 원하는 성취를 한 뒤에는 시로 돌아와 '소나무는 바위에 뿌리를 박는다', '내 마음의 UFO', '지상의 붕새' 등의 시집을 펴냈다. 화성지역의 예술인 단체장을 역임하다 몇 년 전부터는 시전문지 '시와 표현'의 발행인으로 역할을 확대하는 중이다.
 
'칠보산'은 시의 끝쯤에 '고사목'과 함께 한 번 등장한다. 그럼에도 칠보산의 정기를 더 느끼는 것은 '칠보산 엽서'를 먼저 읽은 덕인지도 모른다. '칠보산 진경산수가/문득, 한 장의 엽서처럼 날아들어서/나는 흐르는 세월을 구름처럼 바라보는 처사(處士)'라고 맺은 시의 끝 구절이 칠보산과 함께한 시간들을 잘 보여줬던 것이다.
 
칠보산은 팔보산(八寶山, 산삼, 맷돌, 잣나무, 황금수탉, 호랑이, 사찰, 장사, )에서 하나(황금수탉)를 잃어 이름이 바뀐 산이다.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른다는 전언을 받들듯, 산자락 아래서는 공동체를 통한 생태교실이며 생태학습장 등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습지가 살아 있고 온갖 식물의 보고라는 생태적 조건으로 시민들과 더불어 사는 산의 의미를 보여준다.
 
시 속의 '태풍이 불고 간 그 이튿날'은 소나무들마저 '금간 목숨을 견디고 있'을 때. 그 속에서 '부러진 마음들의 떨리는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시인만의 일이 아니다. 위정자라면 그런 상처의 소리들을 경청하고 쓰다듬으며 대책도 세워야 한다. 태풍 후의 세상 사정을 시국에 빗대보는 것은 태풍의 함의 때문이다. 시절이 하수상하니 '내 마음 속의 길몽과 흉몽들'도 자꾸 겹쳐 읽게 되는 것이다.
 
와중에 자신에게도 닿는 화살. '나는 어디쯤 서 있는가'. 답하기 너무 어려워 되뇌기조차 무서운 질문이다. 게다가 '어떤 세상의 검은 영토에 착지하고 있는가' 물으면 발밑을 거듭 내려다보지 않을 수 없다. 일상에 묻혀 잊고 살다가도 문득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떻게 사는 게 옳은지, 뜨끔 죽비를 치고 가는 질문이니 말이다.

그래도 '칠보산' 앞에서 이마가 시원해지는 것은 이곳의 인지상정. 시인이 늘 바라보거나 올랐을 법한 산의 소나무들이며 높푸른 품을 같이 떠올릴 수밖에 없다. 멀리서 바라만 봐도 눈과 마음을 씻어주는 산, 칠보산의 호명과 기꺼운 깃듦이 있으매.
 
박무웅 시인의 '태풍이 불고 간 그 이튿날'_3
박무웅 시인의 '태풍이 불고 간 그 이튿날'_3

수원의 시, 수원의 시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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