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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점 시인의 '서호에서'
詩 해설 정수자 시인
2017-02-10 14:31:08최종 업데이트 : 2017-02-10 14:31:08 작성자 :   e수원뉴스
박홍점 시인의 '서호에서'
박홍점 시인의 '서호에서'_2


입춘 지나 어느새 우수를 앞둔 즈음. 추위가 꽤 세게 치고 가지만 곧 봄이다. 우수 경칩이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던 옛말처럼 수원의 호수며 개울도 서서히 결빙을 풀고 있다. 한겨울 적막의 눈에 덮인 채 얼어 있던 호수에 봄이 깃들기 시작한 것이다.
 
한때 서호 근처에 살았다는 박홍점(1961~) 시인은 2001'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은 '차가운 식사', '피스타치오의 표정' 두 권을 냈다. 식물성의 성질 속에 담긴 거칠고 저돌적인 동물성의 활동 혹은 이질적인 사물과 이미지와 말들이 어우러져 춤추게 하는 속도감 등의 평가를 받고 있다.
 
서호는 '축만제((祝萬堤)'. 화성 축성 후 지은 옛 이름보다 입에 붙어서인지 수원 사람들은 '서호'라고 불러야 끄덕인다. 서쪽의 호수라면 서정적인 맛도 훨씬 좋다. 저녁노을이 특히 아름다워 '서호 낙조'는 소문난 풍광인데, 호수 둔덕에는 아름다운 이름의 정자 항미정(杭眉亭)도 있다. '서호(西湖)는 항주(杭州)의 미목(眉目)같다'(소동파, 중국 시인)는 시에서 따온 이름이라니 운치가 한층 높아진다.
 
그런 명성의 서호가 오염의 불명예로 앓은 적이 있었다. 지금은 많이 정화되었지만 주변의 하수며 오폐수가 흘러들어 시인의 묘사처럼 '만신창이 속내를 드러내'거나 '악취가 출렁'이는 죽음의 물 같았던 것. 많은 노력을 거쳐 맑은 호수로 거듭난 서호를 보면 자연은 역시 함께 사는 이웃처럼 늘 살피며 가야 하는 생명이다.
 
'악취 속에서도 대지는 여전히 풀꽃을 피우'듯 서호는 오염을 딛고서도 출렁여왔다. 전철이며 기차가 쉼 없이 지나는 풍경을 보며 늘 그 자리를 지켜온 서호. 그런 속에서도 '아랑곳없이 자전거 페달을 밟는' 아이들이 풀꽃처럼 자라나는 수원의 삶을 지켜왔다. '마디를 늘리고 있는 나뭇가지들'의 봄을 긴 세월 봐왔다. 해가 갈수록 가지들이 굽을수록 품격을 더하는 둑방의 노송들과 함께임은 물론이다.

서호는 둑방길을 걷는 맛이 어디에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좋다. 호수의 낯을 씻으며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선비 춤을 추는 듯한 소나무들 사이를 걷노라면 우리도 그냥 한 폭의 그림이 된다. 수원 팔경에 긍지를 지닌 나혜석이 애정 듬뿍 실어 서호를 그렸듯, 좋은 풍광은 시와 그림과 음악을 절로 부르니 이 또한 서호의 힘이 아니랴!
 
올봄에는 반드시 멋진 둑방길 운치 속을 걸어 항미정에서 서호의 노을에 길게 취해보리라.

정수자시인의 약력
박홍점 시인의 '서호에서'_3

수원의시 , 시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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