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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람 시인의 '이름이 붙은 거리- 나혜석 전(傳)'
詩해설 - 정수자시인
2016-08-04 18:05:53최종 업데이트 : 2016-08-04 18:05:53 작성자 :   e수원뉴스

박해람 시인의 '이름이 붙은 거리- 나혜석 전(傳)'_2
박해람 시인의 '이름이 붙은 거리- 나혜석 전(傳)'_2

말이 '백 리'를 기다린다면 그것은 어쩌면 시인의 일. 말은 말[言]이자 말[馬]이니 말을 돌보고 말을 기다리고 하는 것도 시의 일이겠다. 무엇을 기다리냐 물으면 답도 말이려니, 가장 오래 기다려야 하는 詩가 아닐지….

'백 리를 기다리는 말'의 시인 박해람(1968~)은 1998년 '문학사상'으로 등단했다. 등단 전후 수원의 몇몇 시인과 어울렸고 지금은 '천몽' 동인으로 잘 노는 중이다. 시집은 두 번째 출간이니 신중히 가려서 내는 편이라 하겠다. 관찰과 묘사가 치밀하다는 평처럼 사물을 보고 그리는 방식에서 남다른 적공을 보여준다.

이 시에서 '이름이 붙은 거리'는 나혜석거리지만 부제에 나타나듯 '나혜석 전(傳)'의 의미가 짙다. 가볍게 부를 수 없는 이름 나혜석. 이름부터 조명에 휩싸인 데다 이름과 상관없이 흘러가는 거리 표정에 조각과 평판 등을 겹쳐본다. 잠시 빛났지만 오래 곤고했던 나혜석의 삶도 다시 어루만져본다. '걸음이 되기 위해 한참을 헤매었을 걸음'이나 '많이 떠돈 사람만이 거리를 가질 수 있다'는 해석은 시대를 앞서 걸은 자의 외로움과 말년 행려의 괴로움에 깊이를 더한다.

하지만 그곳은 '코르크가 빠져 흥건한 거리'로 흥청거리기 일쑤다. 맥주 거품 넘치는 노천카페 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그래서 '나혜석' 내건 소극장 하나 없는 나혜석거리에 '무슨 문화 운운?' 자조 어린 비판도 가끔 되작인다. 하지만 노천카페의 맥주 유혹에는 종종 넘어가게 되니, 술을 사랑하는 민족다운 '이름 붙은 거리'의 진화라 해야 할까.

요즘은 '문화'라는 이름의 공연들이 종종 펼쳐지는 나혜석거리. 대중적인 노래며 마임이며 연주 같은 작은 공연들로 '이름 붙은 거리'의 이름값을 찾아보는 것이다. 주말이면 공예품과 거리음식까지 자리를 만들어 새로운 맛과 풍경의 거리로 변신도 꾀한다. 다양한 공예품과 음식 등으로 즐길 거리 풍성한 거리를 만들려는 의도 같은데 그럴수록 나혜석은 더 실종되는 느낌이다.

나혜석, 수원에서는 특히 뜨거운 이름이다. '반쯤 눈감은 평(評)'이라는 나혜석 평에 대한 시인의 관전평이 오히려 평가 과잉이라는 일부의 평판과 다르듯 말이다. 지금도 나혜석은 학술과 예술 양쪽의 조명으로 의미 있는 부활 중이니 수원의 큰 이름으로 더 빛날 것이다. 그 이름이 붙은 거리 또한 새로운 문화의 면목을 열어 가야 더불어 빛나리라.

박해람 시인의 '이름이 붙은 거리- 나혜석 전(傳)'_3
박해람 시인의 '이름이 붙은 거리- 나혜석 전(傳)'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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