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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배 시인의 '고색동 사람들'
詩 해설 - 정수자 시인
2016-04-22 10:47:28최종 업데이트 : 2016-04-22 10:47:28 작성자 :   e수원뉴스
김윤배 시인의 '고색동 사람들'_2
김윤배 시인의 '고색동 사람들'_2


눈부신 꽃철도 가만히 귀 기울이면 비명이 담겨 있다. 어린 싹이 대지를 뚫고, 어린잎들이 가지를 찢고, 꽃이 제 껍질을 열고, 그 모두가 고통을 거쳐 나오는 탄생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묵은 몸을 찢어가며 나오는 아픈 몸짓 끝에서야 잎이며 꽃이 저마다 새로운 봄을 여는 것이다.

돌아보면, 수원에도 아픈 곳이 꽤 많다. 장소가 아프면 그곳의 사람이며 삶들이 아픈 것. 고색동은 수원 중에서도 맺힌 아픔이 특히 많은 곳이다. 비행장 활주로 설치 후로 입은 피해가 한둘이 아닐 뿐더러 상처가 매우 깊은 것이다. 소음이며 재산권 피해며 환경 등의 문제를 두루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를 쓴 김윤배 시인은 1986'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다. 수원에서 교직자로 정년하기까지 수원과 경기지역 그리고 전국 곳곳의 삶을 보고 그리고 전했다. 여러 권의 시집을 냈지만, 주목을 더 받은 것은 '장시 사당 바우덕이' 시집이다. 안성 바우덕이 삶의 복원이자 지역 문화의 전승을 아우른 장시집으로 한때 천시당한 예인의 삶과 전통의 힘겨운 계승을 일깨웠기 때문이다.

'
고색동 사람들'에서도 시인은 아픔에 눈길을 준다. 사람들의 표정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지만 그곳의 삶을 살피려면 안으로 더 들어가 봐야 하는 것. 낮은 자세로 내려가 삶의 진실을 만나서 길어올 때 시도 울림이 깊어지게 마련이다. '전폭기 뜰 때마다 가슴 찢겨나가는 고색동 사람들' 모습은 그렇게 일상적 피해에 시달려온 그곳 삶의 증언으로서의 표정을 띠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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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이상을 전폭기 굉음과 살아온 고색동 사람들. 쉬 바뀌지 않는 현실을 살아내자니 '일 년 내내 양미간이 좁혀져 있'을 밖에 없을 것이다. '오늘도 싸움처럼 큰소리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마지막 문장은 비행장과 비상활주로에 따른 피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재산권 피해는 물론 소음으로 인한 학습권, 건강권, 환경권 등의 침해로 삶의 질까지 차압당한 채 살아온 것이다.

이러한 난제는 비상활주로 이전부터 절실했다. 경기도, 수원시, 화성시가 머리를 맞대고 우선 비상활주로 고도제한부터 풀었다. 군비행장 이전이 그곳 주민이나 수원시민의 바람인데 이제는 그런 해결로 다가가는 듯하다. 수원비행장 이전 후의 그 부지는 에너지 자족형 주거단지, 문화시설 커뮤니티공간, 국제의료복합단지 등 친환경미래 첨단복합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을 밝히고 있으니 말이다.

그런데 활주로 설치 이전의 좋은 환경을 돌려받을 수 있을까. 30년간의 피해 보상도 중요하지만 '달빛 개울 건너는 소소한 소리, 풀잎에 듣는 이슬방울 영롱한 소리, 가을 햇살 들판 가득 건너는 챙챙한 소리'를 되찾을 수 있을까. 계획이 그 이상의 환경을 만들어낸다면 지역에도 사람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위로가 될 것이다.

자연이란 한번 망가뜨리면 본래 모습 되찾기가 매우 힘들다. 수원천 복개를 뜯어내고 복원한 '자연의 살림'처럼 고색동도 새로운 '살림'의 마을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자연은 본연의 상태로 돌려놓을 때 뭇 생명과 더불어 푸르게 살 수 있으니.

김윤배 시인의 '고색동 사람들'_3
김윤배 시인의 '고색동 사람들'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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