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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덕규 시인 '수원역'
詩 해설 - 정수자 시인
2016-03-24 15:51:21최종 업데이트 : 2016-03-24 15:51:21 작성자 :   e수원뉴스
박덕규 시인 '수원역'_2
박덕규 시인 '수원역'_2


역은 생의 축소판이다. 수원역도 오랫동안 수원의 삶을 담아왔다. 고풍스럽던 한옥 역사(驛舍) 개통(1905) 때부터 경부선호남선의 주요 역이었고, 전철 개통(1975) 후는 수도권 전철 1호선 시종착역으로서의 역할이 컸다. 전철이 천안까지 이어지며 시종착역의 혼선을 빚긴 하지만 말이다.
 
이 시를 쓴 박덕규(1958~) 시인은 1980'시운동'에 작품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등단 후 평론, 소설, 동화 등으로 문학 폭을 확장하며 다양한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등단 장르만 인정하는 풍토의 우리 문단에서 장르 간 경계를 지우며 문필활동을 하는 전방위적 '문인'이다. 지금은 단국대로 옮겼으니 수원 인근에서 지도와 쓰기를 계속 넓히는 셈이다.
 
'수원역'은 수원으로의 입구다. 예전에는 다 수원역을 통해 시내로 들어오곤 했다. 이 시에서 시인도 수원의 관문 같은 느낌을 더하며 수원역을 되돌아보게 한다. 협성대학 교수 시절 늘 지나다닌 수원역이 특별한 공간으로 남은 듯하다. '여행인 듯 일상인 듯' 그렇게 수원역을 스치며 쌓인 시간들 때문인지 여행자의 시선이 겹치는 가운데 그리움의 서정이 아련히 전해진다.
 
그래서일까, 시인에게 수원역은 '못 보면 사무치는 그리움까지는 아니고/저 멀리서 아무것도 아닌 척 가물거리는 아지랑이쯤은 되는' 존재다. 외지에서 수원으로 진입할 때마다 '저 멀리서'부터 다가오는 역사의 모습이 그랬던가 보다. 역은 다시 '잠꼬대로 세상 한풀이 다하는 왕고모 같은' 인상도 주었으니 뭔가 맺힌 것들을 풀어내는 중년의 휴식 같은 것도 느끼게 했나 싶다.
 
이런 비유들은 무수한 발소리나 소음으로 얼른 통과하고 싶었던 어둑한 느낌 대신 가마득 잊고 지낸 그리움들을 일깨운다. 그래서 오가는 사람들이 연신 피워내는 아지랑이 속의 수원역을 문득 가고 싶게 한다. '수원역 갑니다'라는 반복이 주는 율감도 마치 기차가 '철컥철컥' 들려주던 느낌과 그 속의 설렘 같은 것들을 데려온다. 그런 날, 수원역에 가서 서성이면 오래된 기다림을 만날 수 있을까.
 
요즈음 수원역은 젊음의 활기가 넘친다. 인근 대학 통학생이 많아지면서 백화점이나 극장은 물론 주변 상점들까지 젊은 소비에 따른 문화적 재편이 이루어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역답게 역동적인 움직임도 끊임이 없다. 누구는 일터로 가려고, 누구는 사람을 만나려고, 누구는 영화나 쇼핑을 즐기려고, 역 건물로 들어선다. 자신을 찾는 수많은 사람과 사연을 품으며 수원역은 오늘도 저의 역사를 묵묵히 쓰고 있다.
 
삶이라는 노선을 다시 추려보는 기차역. 올봄엔 책갈피에 끼워둔 사랑을 다시 찾아볼까. '마주보지도 않고 손잡지도 않은 채/이토록 오래 함께 가는/당신과 나'라는 레일처럼, 그 속 어딘가에서 아른거릴 '무딘 키스처럼'

박덕규 시인 '수원역'_3
박덕규 시인 '수원역'_3

수원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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