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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다리4길’은 수원시 그린파킹마을
담장 허물고 주차장 조성, 골목길 깔끔..이웃사촌들과 정도 새록새록
2010-02-22 11:26:27최종 업데이트 : 2010-02-22 11:26:27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팔달구 인계동 장다리4길은 명절 때만 되면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곤 했다. 골목 폭이 6m에 불과해 미리 자리를 잡아놓지 않으면 차 댈 곳을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주민 마연초(58·여)씨도 지난해 설날 딸과 사위가 올 것에 대비, 주차 자리를 만들어 놓았다가 아연실색했다. 한 외지 차량이 얌체처럼 장애물을 치우고 자리를 잡은 것. "차를 치워 달라"는 마씨와 "골목길이 당신 땅이냐"는 차주인은 고성을 지르며 다퉜고, 결국 즐거워야 할 명절을 망치고 말았다

하지만 1년 뒤 맞이한 올 설에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지난해 6월 이 골목 18가구(상가 1채 포함)가 만장일치로 합의해 '내 집 안 주차장'(그린파킹)을 조성했기 때문이다. 1달 간 공사하는 데 들어간 2억7000여만원은 전액 수원시가 부담했다.

 '장다리4길'은 수원시 그린파킹마을_1
팔달구 인계동 장다리4길이 그린파킹마을로 바뀌기 전(왼쪽)과 후 모습. 골목에 주차됐던 차량들이 깔끔하게 정리됐다.

마씨는 "8할 이상이 찬성하지 않으면 사업대상이 안 된다는 말에 차가 없는데도 그린파킹 사업에 찬성했다"면서 "사업이 끝난 뒤 골목이 깨끗해지고 특히 아이들이 마음 편히 노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가 1곳을 포함, 건물 18채에 25면의 주차장이 조성된 이 골목은 이번 설 때 모두 자기 집 안에 차를 세워 명절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한산한 풍경을 자아냈다. 특히 담장이 있던 자리에 아기자기한 녹지와 예쁘게 포장한 보도가 조성돼 마치 외국의 한 골목을 보는 것 같은 착각도 불러일으킨다. 

달라진 것은 풍경뿐만이 아니다. 담장이 없어지다보니 이웃 간 매일 눈을 마주치며 인사를 나눠 말 그대로 이웃사촌이 됐다. 맛있는 음식이라도 할라치면 조금 더 만들어 나눠 먹으며 정을 돈독히 하고 있다. 

전미자(60)씨는 "외출할 때나 빨래를 널 때 얼굴을 자주 마주쳐 이전에 비해 인사를 몇 배는 더 하는 것 같다"면서 "어렸을 때 느껴보고 한동안 잊고 지내던 이웃사촌이란 말이 다시 실감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범 문제는 옥의 티. 가끔 정원에 놓아둔 자전거나 책자, 운동기구를 도난당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폐쇄회로(CC)TV가 작동되고 있으나 이를 모르는 주민들이 신고할 생각을 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다.     

 '장다리4길'은 수원시 그린파킹마을_2
그린파킹 주차장에 차를 세운 전미자(오른쪽)씨와 마연초(가운데)씨가 이웃과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그린파킹제는 취지는 좋지만 사생활 침해나 방범 우려 등으로 반대하는 가구도 많다"면서 "특히 방범 문제는 그린파킹제의 정착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CCTV 가동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려 피해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이라고 말했다.

2007년부터 그린파킹제를 실시해 온 수원시는 지금까지 215가구의 담장을 허물어 396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했으며 올해도 9억7500만원을 들여, 3개골목 75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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