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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추억의 최고봉 '달고나'
2012-09-25 15:40:59최종 업데이트 : 2012-09-25 15:40:59 작성자 : 시민기자   한천희

내가 초등학교 시절에는 불량식품에 대한 규제가 많이 없던 시절이라 학교 앞에는 항상 많은 불량식품들이 나를 유혹했었다. 
가끔 엄마가 준 돈으로 사먹는 날은 무엇을 먹을지 얼마나 고민했는지 모른다. 엄마가 백원을 주시면 한가지를 사먹는 것이 아니라 이것 하나, 저것 하나 가격에 맞게 고르면서 조금씩 골고루 사먹었다며 어머니는 어렸을 적 나를 기억하시며 말씀하시곤 한다. 

많은 불량식품 중에 제일 달아 입안을 단맛으로 가득 채우는 것이 있다. 바로 '달고나'다. '달고나 라는 말은 "설탕보다 더 달구나 ~"라는 말에서부터 유래되었다는 말이 있는데 정말 얼마나 단지 물로 입안을 몇 번 헹구어도 단내가 가시지 않는다. 이런 달콤함을 좋아하는 어린아이들에게는 인기 만점이다. 

달고나는 설탕에 소다를 넣고 구워 만드는 우리나라의 과자이다. 지역에 따라 뽑기 또는 띠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상점에서 파는 일반 과자보다 값이 싸고 맛이 달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즐겨 먹었던 간식이다. 파는 것을 보면 국자에다 설탕을 녹이고 소다를 넣은 후 모양을 찍어낸다. 

유심히 보고 집에서 동생과 함께 만들어보겠다고 수선을 떤 적도 있다. 처음에는 실수로 몇 번 태우기도 하고 맛이 이상하기도 했지만 여러 번 해보니 제법 맛있는 달고나를 만들어냈다. 그때 주방을 지저분하게 하는 데도 웃으시며 지켜보기만 했을 뿐 말리지 않으셨던 어머니가 대단하시다. 오히려 내가 만든 달고나를 한입 드시고는 맛있다고 웃어 주셨었다. 

오늘 가족과 바람 쐬러 가까운 바다를 보러갔는데 그곳에서 반가운 추억의 달고나를 만난 것이다. 멀리에서도 달달한 냄새가 진동하여 금방 알아챌 수 있었다. 

달콤한 추억의 최고봉 '달고나'_1
달콤한 추억의 최고봉 '달고나'_1

가까이 가보니 떼기를 하고 있는 손님이 있었다. 달고나에 모양을 찍은 것을 부서뜨리지 않고 모양대로 떼어 내면 선물을 받을 수 있는 것이 뜨기 인데 옛날에는 달고나가 완전히 굳기 전에 여러 가지 모양의 틀로 살짝 누른 뒤에, 침이나 바늘 같은 뾰족한 도구로 콕콕 찍어 가면서 틀 모양대로 잘라 내면, 완성도에 따라 설탕만 녹여 동물이나 배, 비행기 등의 모양으로 굳힌 과자로 교환할 수 있었다. 

내가 본 손님도 신중히 떼기를 했지만 결국 하트 모양의 끝 부분이 깨지고 말았다. 아쉬워하는 손님에게 주인은 물고기 모양의 엿을 선물로 주었다. 어렸을 때 하던 것이라 한참동안 신기하게 구경하였다. 

달고나는 지금도 그 유명세와 인기가 여전한가보다. 
옛날 인사동에서도 한번 달고나 파는 장면을 보았었는데 이러한 관광지에서도 빠지지 않는 것이 달고나 코너이니 말이다. 사먹는 나이층을 보아도 어른들이 많다. 어른들이 추억을 떠올리며 자녀에게 설명하고 한번 해보도록 해주는 장면이 대부분이다. 

아내에게 우리도 해보고 두 살난 아들에게도 먹여줘 보자고 제안했지만 그 설탕 덩어리를 왜 아기를 먹이느냐고 타박만 받았다. 
내가 초등학교 고학년때부터 점점 보기 힘들어 진 것 같은데 지금은 불량식품으로 취급된다고 한다. 달콤한 달고나를 먹으며 행복해하던 그 표정과 웃음들을 떠올리면 지금의 아이들은 그러한 달콤함을 어디서 맛보나 싶다. 
지금 엄마들은 설탕, 초콜릿, 과자 등을 먹이지 않으려 애를 쓰니 말이다. 
몸에 좋지 않은 음료수나 과자들이 너무 많이 넘쳐나서 조절해주어야 한다는 아내이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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