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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올레 10년] ② 26개 코스에 425㎞ 대장정…770만명 찾아
전 코스 완주 '올레꾼'도 1천606명…전국에 1만6천723㎞ 걷는 길 생겨
2017-09-03 07:51:04최종 업데이트 : 2017-09-03 07:51:04 작성자 :   연합뉴스
제주올레걷기축제

제주올레걷기축제

[제주올레 10년] ② 26개 코스에 425㎞ 대장정…770만명 찾아
전 코스 완주 '올레꾼'도 1천606명…전국에 1만6천723㎞ 걷는 길 생겨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걸어서 행복해져라. 걸어서 건강해져라. 오래 사는 최선의 방법은 끊임없이, 목적을 갖고 걷는 것이다."
영국을 대표하는 소설가 찰스 디킨스의 말이다.
이처럼 행복해지기 위해 또는 건강해지기 위해 많은 이들이 제주 올레길을 걷고 또 걸었다. 이렇다 보니 지난 10년간 제주 올레길 위로 많은 기록이 쌓여왔다.



◇ 2007년 1호 올레 5년 만에 26개 코스로…제주 해안선 둘레보다 훨씬 길어
1천906일. 2007년 9월 7일 제주의 동쪽 끝 성산 일출봉을 지나는 1코스가 문을 연 뒤 제주 한 바퀴를 잇는 올레 전 코스를 완성하기까지 꼬박 5년여의 기간이 걸렸다.
그 사이 21개 정규코스와 우도·가파도·추자도 등 제주 부속도서와 중산간을 지나는 알파코스 5개(1-1, 7-1, 10-1, 14-1, 18-1) 등 모두 26개 코스가 생겨났다.
총 길이는 제주의 해안선 둘레 253㎞를 훨씬 웃도는 425㎞.
그리고 다시 5년의 세월이 흘렀다.
제주올레가 세상에 첫선을 보인 지 10년째가 되는 오는 7일까지 올레길을 거쳐 갔거나 찾을 것으로 추정되는 총 탐방객은 770여만 명에 이른다.
첫해 탐방객 3천여명이 찾는 데 그쳤던 올레길은 우리나라 국민(5천125만명) 7명 중 한 명꼴로 다녀간 대표적인 걷기 여행길이 됐다.



올레길을 걸으며 제주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또 다른 코스를 걷기 위해 다시 제주를 찾는다.
이런 단골 탐방객을 일컬어 '어떤 일을 습관적으로 즐겨 하는 사람'이란 뜻의 접미사(꾼)를 붙여 '올레꾼'이라 불렀다.
모든 올레길 코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걸은 제주올레 공식 완주자는 1천606명, 지난해에만 624명이다.
제주 올레길 활성화는 제주 관광객 급성장을 이끈 중요한 요인으로도 평가된다.
제주를 찾은 연간 관광객은 지난 2000년 411만명에서 2006년 531만명으로 6년 동안 100만 명 넘게 증가했다.
그러나 올레길이 만들어진 첫 해인 2007년 542만명이던 연간 관광객은 6년 후인 2013년에는 무려 1천85만명으로 두 배 이상(543만명) 급증했다.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관광객 급증을 이끈 가장 큰 요인이겠지만, 제주 올레길도 여기에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많다.
올레길이 만들어지기 전과 후 제주의 시간은 이처럼 다르게 흘렀다.



◇ "제주 관광을 바꿨다"…107개 마을 지나며 '진짜 제주'를 느끼다
올레길은 제주 여행 방법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노랫말처럼 '신혼부부 밀려와 똑같은 사진 찍는' 관광이 아니라 관광객이 두 발로 돌아다니며 제주를 속속들이 들여다보게 했다.
26개의 올레길 코스가 지나는 크고 작은 제주의 마을은 모두 107개.
산술적으로만 따져도 15㎞ 남짓한 하나의 코스당 4∼5개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갑갑한 도시를 벗어난 올레꾼들은 온종일 길을 걸으며, 자신을 돌아보고 자연과 호흡하는 사이 한동안 잊었던 기억과 추억을 되살린다.
마을 안길을 걷다가 어렴풋하게나마 지명 하나라도 익히게 되고, 더 나아가 마을의 유래와 명물 한두 가지쯤은 자연스레 알게 된다.



마을 음식점이나 구멍가게, 대중교통, 민박 등을 이용하다 보면 지역주민의 소득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도보여행 활성화에 따른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는 올레꾼 1인당 평균 39만원을 지출, 단순히 연간 찾아오는 탐방객 수를 곱하더라도 수천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낸다고 추산했다.
2009년 만들어진 제주올레 6코스가 지나는 서귀포 아케이드시장은 그해 매출이 40% 늘어나 이듬해인 2010년 5월 시장 이름을 '서귀포 매일올레시장'으로 바꾸기도 했다.
음식점·부동산·카페·렌터카 등 가게들은 너도나도 '올레'란 상호를 달기 시작, 제주시와 서귀포시에 209개의 간판이 걸렸다.



◇ 전국이 '올레앓이'…1만6천723㎞ 걷기 여행길 생겨
제주 올레길은 국민적 걷기 열풍을 몰고 왔다.
사람들은 걷기 좋은 봄과 가을뿐만 아니라 여름과 겨울 가리지 않고 제주를 찾았다.
2011년 이후 최근 6년간 월별 올레길 탐방 현황을 분석한 결과 가장 많은 올레꾼이 다녀간 달은 4월(62만8천298명), 5월(62만7천995명), 10월(58만516명), 7월(55만3천656명), 6월(54만4천902명) 순이었다. 한겨울과 한여름에도 봄·가을의 70∼90% 수준의 탐방객이 방문해 연중무휴 즐기는 관광코스로 떠올랐다.
제주올레는 명실상부 제주의 대표 관광상품이 됐다.
2010년 한국관광의 별 선정, 2011년 아시아 도시경관상 대상, 2014년 제주관광대상 등 크고 작은 13개의 상을 휩쓸었다.



올레길에는 1천여명의 자원봉사자가 항상 대기하고 있으며, 1천500여명의 개인 후원자와 16개의 친구기업이 든든하게 뒤를 봐준다.
중앙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제주올레의 성공을 롤모델 삼아 경쟁적으로 걷기 여행길을 개설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걷기 여행길 종합안내 포털'(www.koreatrails.or.kr)에 따르면 전국에 조성된 걷기 여행길은 8월 말 현재 527개 1천620코스, 총 길이는 1만6천723㎞에 달한다. 올레길의 40배에 이르는 거리다.
이 때문에 지역 상황과 문화적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공급자 중심으로 무분별하게 만들어지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기도 한다.
제주올레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되도록 아스팔트 길은 피한다', '사라진 옛길을 찾는다', '새로운 길을 만들 때는 친환경적인 방식을 쓰고, 인공적인 설치물은 자제한다', '새 길의 폭은 1m를 넘지 않는다', '새로운 길을 만들거나 보수할 때는 군·민 등 다양한 인력을 참여시킨다', '사유지는 올레가 소유하지 않되, 통과하도록 조율한다'와 같은 6가지 올레길 조성원칙을 세워 철저히 지키고 있다.
b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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