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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지는 사드여파] 롯데마트·면세업계 피해 1조원…줄폐점에 임금반납까지
유커 급감하며 공항면세점 22곳 모두 적자…"한계상황 몰려"
아모레퍼시픽, 2분기 영업이익 58% 급감
2017-08-30 10:30:02최종 업데이트 : 2017-08-30 10:30:02 작성자 :   연합뉴스

[깊어지는 사드여파] 롯데마트·면세업계 피해 1조원…줄폐점에 임금반납까지
유커 급감하며 공항면세점 22곳 모두 적자…"한계상황 몰려"
아모레퍼시픽, 2분기 영업이익 58% 급감

(서울=연합뉴스) 정열 강종훈 기자 =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장기화하면서 면세점과 유통업계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은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 매출에 크게 의존하던 면세점 업계와 직접 당사자인 롯데에 치명타를 줬다.
중국의 사드보복이 본격화한 3월 중순 이후 롯데마트는 99개에 달하는 중국 점포 중 87개의 점포가 사실상 영업을 중단했고, 롯데와 신라 등 주요 면세점 매출은 20∼30% 급감했다.
지금까지 면세점 업계와 롯데마트가 입은 피해액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산하고 있다.

◇ 롯데마트 中점포 99개 중 87개 영업중단…피해액만 5천억 이상

정부가 사드 배치 장소를 롯데 성주골프장으로 정하면서 롯데는 중국 정부 사드보복의 표적이 됐다.
특히 롯데 계열사 중 중국에 가장 많은 점포를 운영 중이던 롯데마트의 피해가 컸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성주골프장으로의 사드 배치가 결정되자 중국 당국은 소방법 위반 등을 명분으로 중국 내 롯데마트 99개 점포 중 87개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이런 분위기에 편승한 중국인들의 불매운동까지 더해져 그나마 영업 중인 12개 점포도 매출이 80%나 급감했다.
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중국 당국과 소비자들의 압박으로 롯데마트가 입은 피해는 5천여억원으로 추산된다.
중국 현지 노동법상 매장의 영업이 중단되더라도 현지인 종업원들의 임금은 정상 임금의 70% 안팎 수준에서 계속 지급해야 한다는 것도 롯데마트엔 큰 부담이다.
여기에 영업중단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현지 상품거래 공급상들이 거래 중단을 통보하거나 매장 임대업체들이 계약조건 변경을 요청하는 등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롯데마트는 사드보복으로 매출 타격이 심각해지자 증자와 차입을 통해 긴급 자금 3천600억원을 마련해 종업원 임금 지불 및 상품대금 지급 등에 사용했으나 이마저도 조만간 바닥날 전망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가까운 시일 내에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롯데마트와 면세업계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 대(對)중국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지난달 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도 사드 문제 해결에 별다른 진전이 없자 낙담하는 분위기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애초 8월 개최 예정이던 한중정상회담을 기대했으나 북핵을 둘러싼 국제정세가 악화하면서 이마저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현 상황이 지속한다면 피해가 너무 커져 어떻게 중국 사업을 계속할지 앞이 캄캄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동빈 회장의 거듭된 부인에도 결국에는 롯데마트가 중국 사업을 철수하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 줄적자에 임직원 임금도 반납…한계상황 몰린 면세업계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한국을 찾는 유커가 급감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롯데면세점이다.
국내 면세시장 점유율이 50%를 상회하는 롯데면세점은 3월 중순 이후부터 7월 말까지 중국인 매출이 28% 급감했다.
7월 말까지 누계 피해액만 3천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시장이 최근 매년 20% 이상 성장해온 점을 고려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그보다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면세점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은 지난 2분기에 298억원 적자를 기록해 업계에 충격을 줬다.
대다수 신규면세점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상반기에 60억원 규모 적자를 냈고, 한화갤러리아면세점은 270억원대 영업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의 두타면세점과 하나투어의 SM면세점도 상반기 각각 17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기에 몰린 면세점업계는 '비상 경영'에 돌입한 상태다.
롯데면세점은 사드보복이 장기화하면서 피해를 감당하기가 어려워지자 지난 6월 팀장급 간부 사원과 임원 40여명이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은 연봉 자진반납이 사드 사태에 따른 매출 감소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등 위기 국면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사드보복으로 면세점 매출이 30∼35% 급감한 한화갤러리아도 올 초부터 임원 연봉의 10%를 자진반납하고 부·차·과장급은 상여금을 기존 800%에서 700%로 100%포인트 축소하기로 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한화갤러리아는 또 중국의 사드보복이 시작된 3월 중순 이후 제주를 찾는 유커가 80∼90%나 급감하며 제주공항 면세점의 매출이 급전직하하자 이 면세점을 폐점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갤러리아면세점의 폐점 결정이 다른 면세점으로 확산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현재 공항면세점 22곳 중 이익을 내는 곳이 한 곳도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3월 중국의 금한령(禁韓令) 이후 매출이 급감해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중국과의 외교 갈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이러한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사업 매출 비중이 큰 아모레퍼시픽도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나 급감한 1천304억원을 기록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이는 1분기 영업이익 3천785억원의 거의 3분의 1 수준이다.



passi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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