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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상 수상 '따오기 아빠'…"발로 뛰어 복원해야죠"
이성봉 창녕군 계장,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서 '환경상'
2017-08-25 13:40:59최종 업데이트 : 2017-08-25 13:40:59 작성자 :   연합뉴스
환경상 수상한 이성봉 우포늪관리사업소 계장

환경상 수상한 이성봉 우포늪관리사업소 계장

환경상 수상 '따오기 아빠'…"발로 뛰어 복원해야죠"
이성봉 창녕군 계장,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서 '환경상'



(수원=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원래 동물을 좋아하는 성격은 아닙니다. 그런데 따오기를 맡아 길러온 지 어느덧 10년이 넘었네요. 앞으로도 발로 뛰면서 따오기가 안착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경남 창녕군 우포늪관리사업소의 따오기 담당 이성봉 계장은 지난 2006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따오기 복원 사업에 처음 발을 들였다.
이전까지는 수질·대기오염 등 환경지도 단속·점검이 주 업무였던 그는 이후 2008년 중국에서 따오기 한 쌍을 기증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따오기 아빠'가 됐다.
한때 민가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따오기는 자연환경 파괴로 급격히 개체 수가 줄어 2012년 5월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이 계장을 비롯한 우포늪관리사업소의 노력으로 현재 따오기는 총 313마리까지 늘었다.



이 계장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5일 수원 라마다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제19차 한·중·일 환경장관회의(TEMM)에서 우리나라 대표로 환경상을 받았다.
이 계장은 "환경 분야에서 저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 분이 많다는 점에서 상을 받는 게 죄송스럽다"면서 "따오기를 더 잘 복원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이겠다"고 겸손하게 소감을 밝혔다.
환경상은 한중일 3국의 환경 협력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한다. 15회부터 상을 주기 시작했는데, 중간관리자 이하 직급이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계장은 "지방 말단 공무원이 상을 받는 게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따오기가 3국 관계의 연장 선상에 놓여 있어 받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따오기는 한·중·일 3국에 걸쳐 분포한다. 중국에서는 판다와 함께 보물로 꼽히고,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큼 가치가 큰 새다.
그는 "공무원은 2∼3년 하면 다른 부서로 옮기는 게 상례다. 한 곳에만 오래 머무르면 손해일 것 같아 다른 부서에 가기를 희망한 적도 있다"며 "하지만 맡은 일을 끝까지 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여태 따오기 곁에 남았다"고 말했다.
창녕군 우포늪관리사업소는 현재 따오기 서식지를 복원해 둔 상태로, 내년쯤 따오기를 방사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따오기 아빠'로 살아온 이 계장은 자연의 품으로 따오기를 돌려보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이 계장은 "사람의 눈으로 만든 서식지이기 때문에 따오기가 적응을 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앞으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까지 시행착오도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줄기차게 모니터링을 해서 따오기에 맞는 서식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사람이 불편하면 따오기가 편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발로 뛰겠다"고 덧붙였다.
so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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