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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카오락, 때 묻지 않은 천혜 휴양지
2017-06-17 08:02:56최종 업데이트 : 2017-06-17 08:02:56 작성자 :   연합뉴스
[연합이매진] 카오락, 때 묻지 않은 천혜 휴양지_1

[연합이매진] 카오락, 때 묻지 않은 천혜 휴양지



(카오락<태국>=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카오락(Khao Lak)은 푸껫에서 북쪽으로 50㎞, 끄라비에서는 130㎞ 떨어져 있는 해변 휴양지다. 카오락이 푸껫에서 꽤 가깝지만 지금까지 한국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동안 한국인의 태국 여행은 북적거리는 대표 여행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좀 더 한적하고 조용한 여행지에서 완벽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카오락이 안성맞춤이다.
카오락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해변이다. 남북으로 20㎞ 이상 펼쳐진 해변을 따라 분위기 좋은 리조트가 늘어서 있고 중간중간 조용하게 여흥을 즐기기 좋은 카페와 음식점이 조그만 마을에 들어서 있다.
푸껫이나 파타야처럼 모터보트나 바나나보트를 타며 해변을 소란하게 하는 사람은 볼 수 없고 그저 해변의 나무 그늘 아래나 리조트 수영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사람이 태반이다. 기껏해야 천천히 해변을 거닐거나 패들보드에 올라 잔잔한 파도를 넘나들며 시간을 보낼 뿐이다. 그야말로 조용하게 평화로운 분위기가 퍼져 있다.
서쪽을 바라보는 해변은 매일 저녁 황홀한 해넘이를 선사한다. 해변 식당이나 카페에서 저녁을 먹거나 음료를 들이켜며 바라보는 서쪽 하늘의 빛깔은 마음을 위로할 정도로 고혹적이다.
해변에서의 시간이 지루해졌다면 매주 월·수·금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간 동안 장이 서는 방니앙(Bang Niang) 마켓을 찾으면 된다. 전 세계 여행객들은 허름한 노천 식당에서 맛 좋은 태국 음식을 안주 삼아 알코올음료를 마시며 떠들썩한 대화를 나눈다. 장신구와 옷가지, 무에타이 글러브와 팬츠, 예쁘게 조각한 양초와 목각 인형을 살 수 있다.



◇ 100년 전 풍경 속을 거닐다

카오락에서 북쪽으로 25㎞ 떨어진 작은 마을인 타쿠아파(Takuapa)는 100여 년 전 주석의 산지였다. 강에서 주석을 채취해 돈을 벌기 위해 중국과 인도는 물론 멀리 중동과 포르투갈에서 이방인들이 모여들었다. 1920~1930년대 그렇게 호황을 누리던 마을은 주석 생산량이 줄면서 2008년 무렵부터는 아예 주석 생산지라는 타이틀을 포기했다. 그렇게 타구아파는 지방의 조용한 마을이 되었다.
최근 타구아파 구시가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옛날에 남겨진 건물과 흔적이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거리를 지나면 건물들이 전형적인 태국 스타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 포르투갈이나 아랍식 건물 양식이나 문양이 건물에 깃들어 있다.
마을 입구에는 삼국지의 관우를 모신 사당이 있고, 오래된 라디오와 가방, 글러브를 전시하는 개인 박물관도 있다. 옛날 주석을 채취하는 모습을 담은 그림도 건물 한쪽 벽면에 그려져 있다. 거리를 걷다 보면 건물과 건물 사이에 허름한 공터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예전 건물이 있던 자리로 고즈넉한 느낌을 전한다.
타쿠아파를 옛 모습으로 복원하는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루앙윳 방콕 어섬션 대학 교수는 "아직도 이곳에는 호황 당시 모여든 사람들이 살고 있다"며 "앞으로 여행정보센터를 열고 건물을 복원하며 다양한 문화가 결합한 옛날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카누 타고 체험하는 '리틀 아마존' 열대우림

타쿠아파 구시가에서 북쪽으로 15분 거리에는 최대 폭이 10m에 불과한 좁은 물길을 카누로 지나며 남미 아마존 같은 열대우림을 체험하고 다양한 동식물을 만나는 '리틀 아마존'이 있다.
선착장에서 카누에 올라타 잔잔한 수면을 미끄러지자 이내 무성한 초록빛 사이로 파란 하늘만 언뜻 나타났다 사라지곤 하는 열대우림의 풍경이 펼쳐진다. 100년 이상 된 반얀트리와 맹그로브는 원시의 풍경을 선사한다. 배경 음악처럼 들려오는 풀벌레 울음에 카누의 패들이 수면을 때리는 소리와 새들의 경쾌한 지저귐이 더해지면서 훌륭한 오케스트라의 연주처럼 느껴진다.
돌연 카누를 젓던 사람이 동작을 멈추고 손가락으로 머리 위를 가리킨다. 자세히 보니 초록빛 나뭇잎을 배경으로 연초록색 뱀이 나뭇가지를 감고 있다. 검정 바탕에 노란 줄무늬가 선연한 맹그로브 뱀도 보인다. 자칫 뱀이 떨어져 내릴까 봐 마음 한편이 조마조마하다. 원숭이도 살고 있다고 하는데 어디에선가 낮잠을 자는지 볼 수 없었다. 나뭇가지에는 개미들이 줄지어 오르내리는 수박만 한 개미집도 보였다.
리틀 아마존 카누 투어는 1시간에 물길 1.5㎞를 왕복하는 일정이다. 이곳에서는 태국의 열대우림을 제대로 체험하는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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