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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명에 신도시 이름 넣어달라"…교명 선정 '갈등'
"지역성 반영해야" vs "신도시 주민 자녀 다닐 학교"
2016-10-07 07:04:01최종 업데이트 : 2016-10-07 07:04:01 작성자 :   연합뉴스

"학교명에 신도시 이름 넣어달라"…교명 선정 '갈등'
"지역성 반영해야" vs "신도시 주민 자녀 다닐 학교"

(수원=연합뉴스) 이영주 기자 = 신도시 주변 학교 이름 선정에 지역의 역사성을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과 신도시 명칭을 넣어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면서 곳곳에서 주민 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토박이'들은 지역이 품고 있는 역사와 의미가 학교 이름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신도시 입주(예정)자들은 신도시 주민 자녀가 다닐 학교이기 때문에 주민의 의견이 우선 반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7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김포교육청은 올 8월 17일 교명선정위원회를 열어 내년 3월 개교할 감정동 '감정1초교(가칭)' 교명을 '중봉초등학교'로 결정했다.
선정위원회 개최 전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교명 공모에서 중봉초, 한강초, 김포한강초를 포함한 48개 후보 이름이 접수됐다. 이를 놓고 교명선정위원회 13명 위원이 투표한 결과 중봉초(7표)가 가장 많은 표를 얻어 학교명으로 최종 선정된 것이다.
중봉(重峯)은 조선 중기 문신이자 유학자인 조헌의 호이다.
김포가 중봉의 출생지이다 보니 김포 지역 내 도서관 등 일부 공공시설 이름으로 중봉이 종종 사용돼 왔다.
김포교육청은 "학교 이름은 주민 위원을 포함한 교명선정위에서 민주적 절차로 결정된다"며 "많은 위원이 '중봉'이란 역사적 의미에 공감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중봉초 학군 내 입주예정자들은 "주민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결정"이라고 반발하며 재심의를 요청했다.



김포한강센트럴자이 입주예정자협의회 염효정 회장은 "교명선정위원회에서 '중봉'에 대한 역사적 의미만 설명했다"며 "이미 학교명을 '중봉'으로 정해놓고 주민들은 들러리로 세운 것이나 다름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4천 세대가 넘는 아파트 단지에 생기는 학교 이름이 주민 의사와 전혀 상관없이 결정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도의회에서 최종 의결하기 전에 재심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도시 지역의 학교명을 둘러싼 갈등은 이곳뿐만이 아니다.
올해 개교한 하남 미사강변도시 내 한홀초도 교명 선정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가 거셌다.
작년에 열린 교명 선정위원회는 이 학교 이름을 지명에서 따온 황산(荒山)으로 정했다가 '어감이 좋지 않다'는 주민 반대 민원에 부딪혀 결국 재심의를 했다.
2011년 문을 연 성남 분당구 삼평동의 판교고(옛 삼평고)도 인근 주민들의 교명 변경 요청으로 학교 이름이 삼평고에서 판교고로 바뀌었다.
신도시 명칭이기도 한 '판교' 명칭 사용을 두고 인근 판교동 주민들 사이에 '왜 삼평동에 있는 학교에 판교라는 이름을 쓰느냐'는 반대여론이 거셌다.
하지만 성남교육청 교명선정위원회는 "분당고가 수내동에 있는 것처럼 학교명이 지명에 국한될 이유가 없다"며 '판교' 명칭 사용을 희망한 삼평동 주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신도시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돼 교명이 바뀐 경우도 있지만, 그 반대 경우도 있다.



작년 4월 화성 동탄에 개교한 화성청계초는 "학교 이름에 '동탄'이 들어가야 한다"는 학부모 의견에 따라 지역교육청에 교명 변경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화성교육청 관계자는 "당시 교명 변경 심의위원회가 열렸지만, 변경을 반대하는 의견이 많아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교명에 대한 신도시 입주민들의 민감한 반응은 학교 선호도가 집값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신도시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학교 이름에 신도시 명칭이 들어가면 학교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지고 주변 홍보도 잘될 거라는 기대 심리가 있다"며 "교명뿐만 아니라 역사성, 도로명 등 신도시 지역 입주(예정)자들에게 공공시설에 대한 명칭은 굉장히 민감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young86@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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