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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600년 세월이 잿더미로...숭례문 화재 현장에 가다
2006년 서장대 방화소실 악몽 떠올라
2008-02-11 16:32:36최종 업데이트 : 2008-02-11 16:32:36 작성자 : 편집주간   김우영

<현장>600년 세월이 잿더미로...숭례문 화재 현장에 가다_1
화재로 소실된 국보1호 숭례문의 참담한 모습

참담했다.
국보 1호로서 6백여년의 세월을 지켜온 숭례문이 화재로 무너져 내린 현장에서 기자는 참담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소식을 듣고 모여든 국민들도 마찬가지 심정이었을 것이다.
유난히 길었던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밤, 느긋한 기분으로 집안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던 국민들은 이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놀랐다.

화재 다음날인 11일 오전,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 기자가 숭례문을 도착했을 때 이곳에 모인 인파는 대략 1천여명 정도.
국내외 보도진과 남녀노소 시민들로 숭례문 앞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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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보도진과 시민들이 모여 안타까운 표정으로 불탄 숭례문을 바라보고 있다.


눈물을 글썽이며 망연자실, 불탄 숭례문을 바라보는 여대생, 소방당국과 문화재 관계당국을 성토하는 노인, "이건 후진국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며 분노에 찬 탄식을 내뱉는 중년 남성, "외국 언론에 대서특필 됐을텐데 창피하기 이를 데 없다"며 씁쓸한 표정을 짓는 인근 상인 등 비통한 분위기가 현장에 가득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한국전쟁 등 수차례의 전란(戰亂)을 겪으면서도 의연하게 서있었던 성문이 방화로 추정되는 한순간의 화재에 그만 무너져 버리고 만 것이다.
국보 1호의 화재를 바라보던 국민들의 마음도 함께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지난 1984년 보물 163호였던 쌍봉사 대웅전이 불 타고, 2005년 산불로 보물 479호인 낙산사 동종이 소실되는 등 화재로 인한 문화재 피해 사례가 생각났다.
특히 수원시민인 기자로서는 지난 2006년 5월1일 새벽, 만취자의 방화로 소실된 세계문화유산 화성 서장대의 악몽이 아직도 생생한 터여서 숭례문 화재를 바라보는 심정은 더욱 착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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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로 무너져 버린 숭례문 안쪽의 모습

보도에 따르면 숭례문 복구에는 약 2~3년이 걸린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똑같이 짓는다 해도 비슷한 건물일 뿐 원래의 숭례문은 아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은 국보 1호의 지위조차도 불분명하다고 말한다. 

화재 직후부터 숭례문 입구에는 전경들이 늘어서서 보도진과 일반인의 접근을 막고 있었는데 이들의 표정 역시 어둡기 이를 데 없었다.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숭례문 앞에는 흰 국화 송이들이 놓여져 있었다. 전경들도 보도진들도 시민들도 누구하나 그 꽃을 치우거나 밟지 않았다.
숭례문의 소실에 애도를 표하는 마음은 국민 모두가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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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숭례문 앞에 흰 국화를 가져다 놓았다

안타까운 심정으로 하늘을 올려다 보니 그동안 숭례문 지붕에서 쉬며 놀았던 비둘기들도 앉을 자리를 찾지 못한채 숭례문 주위를 끝없이 선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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