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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림 여행> 청산도, 속도를 늦추고 나를 돌아본다
2016-10-17 07:30:00최종 업데이트 : 2016-10-17 07:30:00 작성자 :   연합뉴스

(완도=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속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느림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슬로시티 여행을 꿈꾼다. 주마간산 여행이 아니라 느림과 힐링이 있는 여행지를 고르다가 2007년 담양 창평마을, 신안 증도 등과 함께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된 청산도(靑山島)로 발걸음을 옮긴다. 완도여객선터미널에서 차도선을 타고 청산도항에 내린다. 관광버스나 승용차 등에 몸을 싣고 영화 '서편제'와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로 이동해 기념사진을 남긴 뒤 시간에 쫓기듯 범바위, 상서마을, 진산리 갯돌해변 등을 둘러보고 후다닥 청산도를 빠져나간다. 대부분의 사람이 슬로시티 청산도를 여행하는 방법이다.
임종일 느림섬여행학교 사무국장은 "슬로시티 여행은 자연과 함께하며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이라며 "대부분 관광객이 자동차로 서너 시간 둘러보고 떠나는데청산도에서는 서두르지 말고 최소 하룻밤을 머물며 마라톤 풀코스에 해당하는 42.195㎞에 달하는 슬로길을 황소걸음처럼 느릿느릿 걸어야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임종일 사무국장은 "슬로길은 마을과 마을을 잇던 길 11개 코스로 마라톤 풀코스에 해당하는 기나긴 길"이라며 "전체 코스를 다 돌아보면 좋겠지만, 여유를 가지고 가보고 싶었던 코스를 하나둘 걸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의 저자로 유명한 프랑스의 철학자인 피에르 쌍소가 느림의 삶을 받아들이는 여러 태도 중 첫 번째로 '한가로이 거닐기'를 꼽았듯이 청산도는 사부작사부작 걸어야 제격이다. 길은 이정표와 지렁이처럼 꼬물거리는 파란색 화살표가 안내해주고, 길마다 푸른 바다와 산, 구들장논, 돌담길 등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다. 길 곳곳에서 배낭을 메고 걷는 사람들을 만난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여유롭고 행복한 표정이다. 광주광역시에서 온 강기남씨는 "요즘 힐링과 느림이라는 단어가 화두인데 청산도는 올 때마다 평온한 느낌이 충만하고 걷는 동안 행복해지는 곳"이라며 "걷다 보면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절로 발걸음이 느려지고, 느리게 걷고 깊게 파고들수록 청산도의 아름다움에 푹 빠지게 된다"고 말한다. 20여 회 청산도를 찾았다는 강씨는 1코스 서편제길과 화랑포길, 5코스 범바위길, 7코스의 목섬새목아지(회전길 1.94㎞)를 꼭 걸어보라고 추천한다.
청산도 슬로길은 시집 한 권 손에 쥐고 한 장 한 장 넘기며'느림'을 느끼기에 좋은 곳이다. 국제슬로시티연맹은 2011년 청산도 슬로길을'세계 슬로길(Slow Road) 1호'로 인증했다.
◇ 느림은 행복이다, 빠름은 반칙
청산도는 전남 완도에서 남쪽으로 19.2㎞ 떨어져 있다. 관광버스와 관광객을 태운 차도선이 50분 동안 물살을 가르고 '느림의 행복'이 시작되는 관문인 청산도항에 닿는다. 예로부터 청산도는 흑산도, 거문도와 함께 전국 3대 어장 중 하나로 1930년대부터 1970년대 후반까지 고등어와 삼치 파시가 열리던 어업 전진기지였다. 1971년 국가어항으로 지정된 청산도항 뒷골목에는 일본강점기 때 축조된 여관, 음식점, 다방, 간독(고등어를 염장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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