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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는 국내로> (18) 제주에 이국적 천연풀장 있다…황우지 해안
2016-08-13 06:00:00최종 업데이트 : 2016-08-13 06:00:00 작성자 :   연합뉴스
쪽빛 바다에 용암기암 절경…명소 외돌개와 역사 흔적도 있어
선녀탕, 수심 얕아 여성·어린이 스노클링 등 물놀이 안성맞춤

(서귀포=연합뉴스) 고성식 기자 = 깎아내린 듯한 태곳적 용암 기암에 오랜 세월 파도가 빚어 만든 제주 황우지 해안이 이색 피서지로 주목받고 있다.

황우지 해안은 굳이 국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이국적인 경관을 즐기고 쪽빛 바다에 뛰어들어 물놀이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이곳의 선녀탕은 커다란 바위와 넓은 바다가 한데 어우러져 천연풀장과 같은 절경을 자랑한다. 물이 깨끗하고 투명해서 선녀들도 지상에 내려와 한 번쯤 들리고 갔을 법한 절경에 이름 붙여졌다.

<휴가는 국내로> (18) 제주에 이국적 천연풀장 있다…황우지 해안_1
황우지 해안 선녀탕에서 물놀이하는 피서객 [연합뉴스 자료사진]

절벽 바로 아래 위치한 데다 절벽에서는 나무 등에 가려져 볼 수 없어 마음먹고 찾지 않는 이상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황우지 해안을 만나러 가려면 가파른 계단을 조심해서 한 발 한 발 내려가야만 한다.

선녀탕은 바위 한가운데 양쪽으로 두 개의 물웅덩이가 있으며 검은 현무암이 마치 요새처럼 둘러쳐져 물웅덩이를 감싸고 있다.

수심이 1∼2m로 깊지 않아 스노클링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어 어린이들과 여성들이 특히 많이 즐긴다.

튜브 등 물놀이 기구를 타고 한가로운 시간도 보낼 수 있다.

12일 황우지 선녀탕에는 더위를 식히려 온 피서객들이 바닷물에 몸을 담가 시원한 물놀이를 즐겼다.

피서객 이경준(35·서울시)씨는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이국적 풍경이 인상적"이라며 "경치를 감상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말했다.

동지애(32·여·서울시)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라온 황우지 해안 내용을 보고 꼭 한번 와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찾게 됐다"며 "생각보다 피서객들이 많아 불편한 점은 있었지만 수심이 얕아 여성과 아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기에 알맞은 것 같다"고 말했다.

수심이 조금 더 깊은 곳으로 가고 싶은 피서객은 선녀탕 밖으로 바로 나가면 바다 수영을 즐길 수 있다.

멀리 서귀포항 부근의 새연교와 문섬이 한눈에 들어오고 낚시객들이 낚시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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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지 해안 선녀탕에서 물놀이하는 피서객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귀포시 지명유래집에 따르면 황우지 해안은 지형이 황소가 강을 건너는 모습 같다고 해서 황우도강(黃牛渡江)이라는 말에서 이름이 유래됐다.

황우지 해안은 선녀탕 외에도 우도암과 선녀 바위 등 1만5천년 전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용암 기암에 오랜 시간 풍화작용으로 인한 흔적이 예술작품처럼 펼쳐져 있다.

높이 20m·둘레 10m의 돌기둥인 외돌개도 서쪽으로 걸어서 5분 안팎 거리에 있다.

외돌개는 구멍이 작고 조밀한 회색을 띠는 조면안산암으로 형성돼 있고 주변 해안도 파도의 침식으로 만들어진 절벽과 동굴이 절경을 이룬다.

고기잡이 나간 할아버지를 기다리다 못해 할머니가 바위로 변했다는 슬픈 전설이 내려온다.

고려 말 최영 장군이 황우지 해안 앞으로 보이는 범섬으로 달아난 원(元)나라 목호(牧胡)군 세력을 진압하려고 외돌개를 장수로 치장해 기를 꺾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황우지 해안과 외돌개를 잇는 구간은 이런 절경을 감상하는 데이트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놀멍, 쉬멍(놀면서, 쉬면서) 걸어가며 제주를 즐기는 제주올레의 7코스 시작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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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돌개와 황우지 해안 [연합뉴스 자료사진]

황우지 해안은 2000년대까지만 해도 마을 주민이나 사진작가 등 소수만 찾던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으나 제주올레길이 열리면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이곳은 아름다운 절경을 자랑하지만 과거 아픈 역사도 함께 새겨져 있다.

1968년 8월 20일 남파간첩을 북한으로 복귀시키려는 북한군 753부대 14명이 제51호 간첩선으로 침투했다. 이에 황우지 해안에서 합동작전을 펼친 경찰과 군이 6시간 치열한 전투 끝에 침투한 북한군을 섬멸했다.

2005년 6월 이를 기리고 안보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해안 오솔길 입구에는 황우지 해안 전적비가 세워졌다.

해안에는 일제 강점기 일본군이 파놓은 진지동굴도 12개가 뚫려 있다.

진지동굴은 일본군이 태평양전쟁 말기에 미군의 상륙에 대비, 폭탄을 실은 소형 어뢰정을 숨겨 두기 위해 파놓은 것이다. 동굴이 높이와 폭은 3m, 깊이는 10여m 남짓 된다.

요즘 들어서는 황우지 해안을 찾는 피서객이 몰리자 안전요원이 배치되는 등 안전사고 우려도 있다. 외돌개 관광지 입구 주변에는 주차난도 극심하다.

황우지 해안은 비지정 해수욕장으로 물놀이하려면 샤워시설이나 탈의실이 없다는 점을 미리 알아둬야 한다.

koss@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8/13 06:0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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