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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자연과 교감하며 체험하는 힐링의 참맛
2016-07-07 07:30:03최종 업데이트 : 2016-07-07 07:30:03 작성자 :   연합뉴스

숲 속 자연과 교감하며 체험하는 힐링의 참맛_1
사진/전수영 기자

(제천=연합뉴스) 임동근 기자 = 햇볕 따가운 여름날 오후, 충북 제천 주론산 자락에 있는 휴양 리조트 리솜포레스트에 30~50대 직장인 10여 명이 지팡이를 하나씩 짚고 모였다. 숲 속 힐링 프로그램에 참가한 사람들이다. 삶과 일에 찌들었는지 하나같이 표정이 잔뜩 굳어 있다.

"선조들이 걸었던 산길과 숲길을 따라가는 산책입니다. 천천히 여유롭게 걸으며 그동안 놓친 것들을 찾고 나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입니다. 먼저 몸의 준비를 하겠습니다."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박정수 힐링 메이트의 동작을 따라 하며 각자 몸 상태를 체크한다. 차려 자세를 하거나, 눈을 감은 채 제자리걸음 후 변경된 위치를 보며 몸의 균형이 무너진 것을 확인하고 몸속에 쌓인 스트레스도 알아본다.

준비 운동을 마친 후 지팡이를 짚고 산길로 접어들었다. 소나무 밑동에는 일제강점기 군수물자로 사용하기 위해 송진을 채취했던 커다란 흔적이 V 자 형태로 남아 있다. 참가자들은 눈을 지그시 감고 소나무의 상처를 만져본다. 산초 이파리의 냄새를 맡아보고, 길섶에 있는 나무나 풀의 이름을 하나씩 알아가며 참가자들은 서서히 숲에 동화돼 간다.

숲 속 자연과 교감하며 체험하는 힐링의 참맛_1
자연과 교감하는 숲 속 힐링 프로그램 참가자들. 사진/전수영 기자

"산을 오르내리는 굴곡이 인생의 굴곡과 닮았다고 해요. 눈을 감고 귀를 활짝 열고 풀과 흙냄새를 맡아보세요. 시원한 바람이 스쳐 지나는 것을 느껴보세요."오르막 계단 길에서는 한 명이 눈을 감고 다른 한 명이 말로 방향을 이끌어준다. 설명에 귀를 쫑긋 세우며 비틀거리며 발걸음을 하나씩 옮긴다. 두려움 때문인지 상대방을 잡은 손에는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한 여성 참가자는 "손을 잡고 있어도 눈을 감고 있으니까 앞에 무엇이 있을지 몰라 두려웠다"며 "설명을 할 때도 어떻게 해야 좋은지 몰랐다"고 했다. 힐링 메이트는 "인생은 때론 눈을 감고 가야 할 때가 있지만 이끌어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힘들어도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이제 숲 한가운데 흙바닥에 매트를 깔고 누워 명상에 잠긴다. 은은한 음악이 흘러나오고 새소리와 바람 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가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세상의 시름이 모두 사라지는 느낌이다. 참가자들은 1년 후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고 산에서 내려갔다.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프로그램 이후 참가자들의 표정은 한결 부드럽고 밝아져 있었다.

참가자 류길홍(54)씨는 "처음에는 숲 해설만 하는 줄 알았는데 자세 바로 하기, 숲길 걷기, 명상 등 숲 속에서 여러 가지를 체험하니 좋았다"며 "평소 쌓였던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숲 속 자연과 교감하며 체험하는 힐링의 참맛_1
산길을 걷는 숲 속 힐링 프로그램 참가자들. 사진/전수영 기자

◇ 심신을 치유하는 숲 속 프로그램

삼림욕이 심신 건강과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각종 연구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고혈압, 아토피, 우울증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무가 발산하는 피톤치드, 맑은 공기, 자연의 소리가 복합적으로 심신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리솜포레스트에서와 같은 숲 속 치유 프로그램은 경기도 양평 산음 치유의 숲(☎ 031-774-7687), 강원도 횡성 청태산 치유의 숲(☎ 033-340-6305), 전남 장성 치유의 숲(☎ 061-393-1777), 경기도 가평 잣향기 푸른숲(☎ 031-8008-6770), 그리고 최근 문을 연 제주도 서귀포 치유의 숲(☎ 064-760-3031) 등에서 경험할 수 있다.

치유 프로그램은 제각각이다. 산음 치유의 숲의 경우 삼림욕 체조, 맨발 걷기, 족욕, 명상 등으로 구성되고, 청태산 치유의 숲은 숲의 자극 체험하기, 삼림욕과 풍욕 즐기기, 걷기 명상, 다짐판 만들기, 호흡법과 명상기법 이용, 물치유와 열치유 등을 내용으로 진행한다.

◇ 추천 휴양림

>> 충북 괴산 대야산자연휴양림 = 대야산과 둔덕산 사이로 흐르는 용추계곡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다. 가족들이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산림문화휴양관과 통나무로 지은 캐빈이 있다. 캐빈에는 취사와 샤워 시설, 침구가 없으므로 침구와 취사도구를 따로 준비해야 한다. 제1산림문화휴양관 뒤편 등산로는 둔덕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산정까지 거리는 2㎞로, 1시간이면 오를 수 있다. 신라9산선문의 봉암사, 견훤유적지, 운강 이강년 생가지, 문경새재 등이 인근에 있다. ☎ 054-571-7181

>> 경남 남해 편백자연휴양림 = 남해 편백자연휴양림은 사계절 삼림욕이 가능한 곳이다. 서울 여의도 면적 1.5배 규모 부지에 편백나무 100만 그루가 있다. 편백나무에는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가 어떤 나무보다 많아 숲길을 거닐면 가슴이 탁 트이고 머리가 맑아진다. 숲속의 집 25동, 산림문화휴양관 1동, 숲속수련장 1동, 야영 덱 28개가 있다. 매표소에서 숲속의 집을 거쳐 임도와 가파른 산길을 오르면 전망대인 한려정(閑麗停)이 나온다. 이곳에서 편백나무 숲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을 감상할 수 있다. ☎ 055-867-7881

>> 경기도 가평 강씨봉자연휴양림 = 강씨봉, 명지산, 민둥산 등 첩첩 봉우리에 둘러싸여 있다. V 자로 계곡 물이 흐르고, 맑은 기운을 뿜어내는 숲이 짙어 들어서는 순간 가슴이 탁 트인다. 휴양림 전체 크기에 비해 숙박시설은 숲속의 집 7실과 산림휴양관 9실뿐이다. 객실 크기는 일반 휴양림보다 평균 1.3배 넓다. 휴양림 안쪽에는 자연의 냄새가 싱그러운 숲길이 있다. 계곡 주변과 숲 속에는 산책을 하다 쉬어갈 수 있는 쉼터 세 곳이 있다. 여름철에 계곡은 수영장으로 이용된다. ☎ 031-8008-6611

▲ 휴양림 이용 방법 = 휴양림은 비수기에도 주말에는 예약이 어렵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의 여름휴가 기간(7월 15일~8월 24일)에는 더욱 어렵다. 성수기 기간을 피하거나 주중을 노리는 것이 이용 확률이 높다. 숙소는 독립 객실인 '숲속의 집', 콘도식의 '휴양관'이 있다. 텐트를 칠 수 있는 야영장이 있는 곳도 있다. 대부분 침구, 취사도구와 샤워 시설이 갖춰져 있고 세면도구는 별도 지참해야 한다. 요금은 성수기와 주말, 비수기에 차등 적용된다. 4인실 기준 요금은 비수기가 3만5천원, 성수기가 6만원 정도다. 숙박 기간은 1박 2일부터 3박 4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숲 속 자연과 교감하며 체험하는 힐링의 참맛_1
리솜포레스트에서의 숲 속 스파. 사진/전수영 기자

dkl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7/07 07:3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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