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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더스] 넋을 앗아간 러시아 여름궁전과 황금분수
2018-02-05 10:30:00최종 업데이트 : 2018-02-05 10:30:00 작성자 :   연합뉴스

러시아 여행은 두려웠다. "마피아가 많아 목숨을 내놓고 다녔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 데다, 세계 곳곳을 다니는 동안 러시아 여행객을 만난 적이 거의 없어 낯설었던 탓이다. 그럼에도 러시아의 표트르 황제가 지었다는 '여름궁전'과 이곳의 화려한 황금분수를 외면할 수 없었다.
핀란드에서 기차를 타고 모스크바로 갔다. "300루블에 택시를 타고 오라"는 민박집 주인의 말에 광장으로 나가니 택시가 줄지어 서 있었다. 하지만 기사들은 1천 루블을 불렀다. 고민하다가 무심코 옆을 보니 자가용에 탄 덩치 큰 남성이 300루블을 외쳤다.
걱정이 됐지만 내가 내민 주소를 보고 지도책을 펼쳐 찾는 모습에 믿음이 갔다. 다행히도 그는 숙소를 잘 찾아줬고, 나는 짐을 풀고 설레는 맘으로 거리에 나섰다.
우리나라의 대학로와 비슷한 '아르바이트 거리'를 걸었다. 러시아 작가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생가가 있는 이곳에는 길거리 화가가 많았다. 어떤 이는 페인트를 뿌려 그림을 그리고, 어떤 이는 초상화를 그리고 있었다. 젊음의 거리여서 어디를 보나 생동감이 넘쳤다.
붉은 광장에도 볼거리가 가득했다. 광장 남쪽, 양파 모양의 지붕을 얹은 바실리 성당은 지금껏 본 성당 중 가장 아름다웠다. 9개의 지붕을 각기 다른 색으로 화려하게 치장했는데, 백설공주가 일곱 난쟁이와 살고 있을 것 같았다.
붉은 벽돌과 탑으로 둘러싸인 크렘린궁에는 무기를 전시한 박물관과 4개의 성당, 그리고 푸틴 대통령의 집무실이 있었다. 특이한 점은 성당 내부를 장식한 그림이었다. 탑 꼭대기까지 온통 그림으로 덮였는데, 금과 은, 진주를 이용해 그린 작품도 많았다.
대관식과 장례식 등을 치르는 성모승천 대성당은 러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교회라고 했다. 이반 대제 종탑 옆에 있는 '황제의 종'은 부서진 상태지만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했다.
모스크바 강을 따라 모스크바 대학까지 걸어갔다. 강가에는 웃옷을 벗은 채 자전거를 타거나 인라인을 즐기는 사람이 많았다. 노년의 한 남성은 팬티 차림으로 강물에 뛰어들었다. 수영복 차림으로 일광욕을 하는 여자들도 보였다. 분수에선 물속으로 뛰어든 꼬마들의 환호성이 들렸다. 물싸움을 하는 연인도 있었다. 추운 나라여서 여름이 굉장히 귀한 계절인 모양이었다.
다음 여행지인 우크라이나로 가기 위해 미리 키예프행 기차표를 사러 갔다. 친절해 보이는 여직원은 내게 뭔가를 물었다. 나는 러시아 말을 못하고, 그녀는 영어를 못해 난감해 했더니 종이에 해와 달을 그려 내밀었다. 해를 가리키며 고개를 끄덕여 원하는 시간대의 표를 구했다. 기발한 의사소통에 웃음을 터트리니 그녀도, 주변 직원들도 폭소를 터트렸다.
기차를 타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가서 에르미따쉬 박물관부터 찾았다.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여서 관람객의 줄이 끝없이 길었다. 3시간을 기다려 입장했더니 남은 관람시간이 3시간뿐이라 숨이 넘어가도록 뛰어다녀야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사방을 도배하다시피 한 금이었다. 출입문도, 벽도, 샹들리에도, 온갖 장식품도 모두 금. 그중 금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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