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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윤기 자르르한 이천쌀밥
2017-12-12 08:01:01최종 업데이트 : 2017-12-12 08:01:01 작성자 :   연합뉴스
'미식가' 성종의 입맛 사로잡은 명품밥
(이천=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드넓은 들녘이 고요하게 텅 비었다.
'아 이제는 한적한 빈 들에 서 보라/ 고향길 눈 속에선 꽃등불이 타겠네'라는 가곡 '고향의 노래'가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들녘의 허허로움은 식탁의 풍요로움으로 변모해 나타난다. 추수철이 지나면 더욱 풍성해지는 진수성찬의 밥상. 그 주역은 역시 쌀밥이다. 국내 대표적 명품쌀의 고장인 경기도 이천에서 그 고슬고슬한 밥맛을 즐겨봤다.
직사각형의 널따란 통나무 밥상. 황금색의 이 소나무 식탁에 눈이 휘둥레질 정도의 진수성찬이 다종다양하게 깔렸다.
돌솥밥, 청국장찌개, 간장게장, 떡갈비, 조기찜, 도토리전병, 돼지보쌈, 연근조림, 잡채, 녹두전, 깻잎장아찌, 조개젓, 호박무침, 콩나물, 메밀야채쌈, 삼색나물 등등등. 헤아려보니 밥과 국, 반찬이 무려 20여 가지에 이른다. 이 식당이 자랑하는 최고의 메뉴 '임금님 정식' 명칭에 걸맞을 만큼 떡 벌어진 상차림! 모든 음식이 고풍스러운 도자기에 담겨 있어 품격을 더한다.
그중 압권은 역시 쌀밥. 검고 둥그런 돌솥은 하얀 쌀밥을 담은 채 새하얀 김을 곡선미 넘치는 춤사위처럼 모락모락 피워 올린다. 밥상 위의 주인공이자 임금님이랄까. 바로 앞에 맛깔스럽게 놓인 간장게장 등 반찬들과 합작해 손님의 목에 침이 절로 꿀꺽 넘어가게 한다. '밥이 차지고 맛있으면 100가지 반찬보다 낫다'는 말은 그래서 나왔는지 모르겠다.
이 대목에서 내놓은 주방 요리사의 재치 넘치는 한마디! 혹여 서운해할지도 모를 반찬들을 배려해서일까?
"하지만 우리 밥상에는 주(主)도 없고 종(從)도 없어요. 다들 맛있는 음식이죠!(웃음) 하나하나 공을 들여 요리하고 있어서 구색으로 대충 들어가는 음식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밥상에 오방색의 음식을 두루 놓아 손님들이 음양오행의 맛을 맘껏 음미하시도록 하지요. 식탁 위의 조화로운 어울림과 만족감이랄까요?"
◇ '쌀의 고장' 이천
한민족에게 쌀은 식량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민족의 정체성이자 혼이었던 것. 가난과 식민의 시대에는 한과 꿈을 품은 식량 자원이었다. 청동기시대부터 쌀농사를 지었고, 삼국시대 이후 쌀은 주식으로 탄탄히 자리 잡았다.
'쌀'이라는 말과 '밥'이라는 말이 전국 방방곡곡 어디서든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이 통용된다는 사실은 많은 점을 시사한다. 남과 북이 오래도록 분단된 상태이건만 쌀과 밥이라는 말과 정서에선 여전히 같다. '밥'이라고 하면 '쌀밥'을 먼저 떠올릴 만큼 단 한 음절인 '쌀'과 '밥'은 우리 민족의 고귀한 생명이자 끈끈한 공감대다. 식사를 하더라도 '밥을 먹는다'고 한다. 그 정도로 밥이 식단에서 절대적 지위를 차지한다는 얘기다.
경기도 이천은 예부터 대표적인 쌀과 밥의 고장이었다. 벼의 생육에 알맞은 땅과 물, 그리고 기후를 두루 갖추고 있어서다. 토양의 경우 찰흙과 모래가 적절히 섞여 양분 흡수가 잘 되고, 수질 또한 맑고 깨끗한 데다 밥맛을 좋게 하는 마그네슘 성분이 많단다.
분지형 고장인 이천은 특히 결실기인 가을에 일조량이 풍부한 데다 밤과 낮의 기온 차가 커서 벼의 생육 여건으로는 그만이다. '이천(利川)'이라는 지명 자체가 '삶에
[연합이매진] 윤기 자르르한 이천쌀밥

[연합이매진] 윤기 자르르한 이천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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