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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제주로 떠나는 해넘이 여행
2017-12-08 08:01:01최종 업데이트 : 2017-12-08 08:01:01 작성자 :   연합뉴스
갈 때마다 새롭고 다시 가고픈 무한매력 발산
(제주=연합뉴스) 이창호 기자 = "어허 저거, 물이 끓는다, 구름이 마구 탄다./ 둥둥 원구(圓球)가 검붉은 불덩이다./ 수평선 한 지점 위로 머문 듯이 접어든다.// 큰 바퀴 피로 물들며 반 남아 잠기었다./ 먼 뒷섬들이 다시 환히 얼리더니,/ 아차차, 채운(彩雲)만 남고 정녕 없어졌구나.// 구름 빛도 가라앉고 섬들도 그림진다./ 끓던 물도 검푸르게 잔잔히 숨더니만/ 어디서 살진 반달이 함(艦)을 따라 웃는고."
제주 어디서든 일몰이 아름답지만 거대한 풍력발전기가 바다를 배경으로 우뚝 솟아 있는 신창 풍차해변과 차귀도 앞바다의 해 질 녘 노을은 시조시인 이태극이 '서해상의 낙조'에서 읊조린 모습 그대로다. 노을이 더욱 붉고 아름답기를 고대하며 찾아간 한경면 신창 풍차해변과 판포리 포구. 검붉은 불덩이가 풍력발전기의 은빛 날개 뒤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때마침 풍력발전기 사이로 고깃배가 지나가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구름을 붉게 태운 해가 수평선으로 사라지는 모습은 눈과 마음을 취하게 하고, 붉은 해가 바다에 잠긴 직후의 형언할 수 없는 풍광은 보는 이의 넋을 잃게 한다. 옷깃을 여미듯 마음을 추슬러 본다. 문득 죽음을 앞둔 두 남자가 바다를 보기 위해 떠나는 여정을 그린 로드무비인 '노킹 온 헤븐스 도어'(Knocking on heaven's door)의 명대사가 떠오른다.
"천국에서 주제는 하나야 바다지. 노을이 질 때 불덩어리가 바다로 녹아드는 모습은, 정말 장관이지. 유일하게 남아 있는 불은 촛불과도 같은 마음속의 불꽃이야."
해는 늘 뜨고 지지만 해거름을 품은 해안에서 얽히고설켰던 마음의 실타래를 풀고, 한 해의 인연을 곱게 갈무리하고 싶은 계절, 제주의 바다는 아름다웠다.
◇ 해안 드라이브의 '화룡점정' 일몰
제주는 화산섬이다. 서울의 3배만 한 면적을 바다가 둘러싸고 있다. 까만 현무암에 부딪히는 거친 파도와 푸른 바다가 여행객의 마음을 훔친다. 제주의 겨울 바다를 만끽하고, 해가 바닷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싶다면 해안 드라이브가 제격이다. 달려도 달려도 끝없이 펼쳐지는 푸른 바다를 맘껏 즐길 수 있다.
해안일주도로의 동쪽 코스가 일출 드라이브 코스라면, 서쪽 코스는 일몰 드라이브 코스라고 할 수 있다. 서쪽 코스에서는 용담이호해안도로, 애월해안도로, 신창해안도로, 노을해안도로, 형제해안도로 등이 드라이브 명소로 손꼽힌다. 오전에 중문·대포해안 주상절리대나 색달해안 갯깍주상절리대,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 등을 둘러본 뒤 오후부터 송악산과 수월봉을 거쳐 해 질 무렵 사진작가와 관광객이 많이 찾는 자구내 포구에서 '차귀도 일몰'을 보는 것은 환상적인 일몰 여행 코스다.

[연합이매진] 제주로 떠나는 해넘이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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