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마이더스] 수천 년 된 중국 옛집에 가다
2017-12-05 12:00:00최종 업데이트 : 2017-12-05 12:00:00 작성자 :   연합뉴스

◇신선이 사는 산수화 같은 세상
중국 시안에서 '화산'으로 가기 위해 아침 6시부터 서둘렀다. 버스터미널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화산행 승차장을 물어물어 찾아가자마자 사람들이 차를 타기 위해 뛰기에 덩달아 따라 달렸다. 서로 밀치며 아우성을 쳤지만 겨우 30명 정도만 탔다.
다음 차를 기다렸지만 버스가 오자마자 전쟁이 또 시작됐다. 출발부터 난관이란 생각을 하며 밀고 또 밀어 간신히 올라탔다. 고생 끝에 두 시간 만에 도착하니 '중국의 5악산' 중 하나답게 가파른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눈앞이 캄캄했지만 한 중국인 남성이 물건을 잔뜩 실은 지게를 어깨에 멘 채 땀을 비 오듯 쏟으며 올라가는 게 보였다. '내 몸 하나도 천근인데…'란 생각에 케이블카를 포기하고 가파른 절벽과 산줄기를 따라 좁은 계단을 네 발로 기어가듯 올랐다.
화강암을 병풍처럼 세우고 구름과 산이 어우러진 풍경은 책에서 보던 '산수화'의 이미지와 딱 맞아떨어졌다. 곳곳에 보이는 절, 도교 사원 등에서는 신선이 부채를 들고 거닐고 있을 것 같았다.
내려올 때는 케이블카를 탔다. 하산하자마자 주차장부터 가보니 아침에 타고 왔던 버스에서 기사와 안내양 등이 카드놀이를 하고 있었다. 출발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밥을 먹고 오겠다고 몸짓으로 표현한 뒤 식당에 갔다.
그런데 밥을 거의 다 먹었을 즈음 안내양이 빨리 오라고 손짓했다. 가방을 둘러메고 뛰어갔더니 이미 자리가 꽉 차 미처 못 탄 사람들은 길게 줄을 세워놓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나를 위해 한 자리를 남겨놓고 사람들을 막은 것이었다. 그 순간 내 눈에는 그 안내양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 보였다.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곳
중국 최남단의 '싼야'는 우리나라의 제주도 같은 곳이다. 유스호스텔이 문을 닫아 숙소를 찾아 헤매는데 상점 뒤로 여관이 보였다. 겨우 찾은 숙소였기에 초라함을 따지지 않고 방을 잡았다.
밀린 빨래를 하려고 여관 주인에게 세탁기를 손짓, 발짓으로 물으니 방에서 기다리란 손짓, 발짓이 돌아왔다. 잠시 후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문을 열어보니 주인 내외가 세탁기와 '같이' 서 있었다.
두 사람은 세탁기를 낑낑대고 화장실로 옮기더니 빨래를 넣으라고 했다. 부리나케 빨래를 넣으니 아주머니가 세제를 풀고 물을 받았다. 완전 수동이라 세탁도, 헹굼도, 탈수도 일일이 아주머니가 거들어야 했다.
한동안 들락날락하며 빨래를 마친 아주머니는 탈수된 빨래와 함께 옷걸이를 건네줬다. 불편함은커녕 가슴이 뭉클해졌다. 여행을 하다 보면 빼어난 절경이나 맛난 음식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든다. 하지만 정말 행복한 건 지금처럼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때다.
한낮에는 날씨가 좋아 슬리퍼를 끌고 터덜터덜 걸어 해변으로 갔다. 바닷물에 들어간 사람들도 있고, 해변에서 축구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다들 느긋해 보였다. 그런데 백인이 절반쯤 되는 것 같았다. 싼야로 휴양을 오는 백인은 거의 러시아인이다. 러시아가 워낙 추운 나
[마이더스] 수천 년 된 중국 옛집에 가다

[마이더스] 수천 년 된 중국 옛집에 가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