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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때 학원 찾아 육지 가는 울릉도 학생 보고 결심했죠"
2017-11-12 07:00:07최종 업데이트 : 2017-11-12 07:00:07 작성자 :   연합뉴스
KAIST 등 대학생 '여행하는 선생님들' 조직…농어촌 다니며 교육 기부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울릉도 학생들이 방학 때 어쩔 수 없이 대구까지 나와 학원에 다니더라고요. 지방자치단체에서 많이 노력하는 것으로 알지만, 학생들에겐 목마름이 있다는 뜻이겠지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정원식(24) 씨는 지난해 여름 머리도 식힐 겸 우리나라 동쪽 끝 울릉도를 3주가량 여행했다.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그곳에서 정씨는 한 가지 눈에 띄는 '지역 문화'를 발견했다.
방학을 맞아 울릉도를 떠나 대구에 있는 학원에 다니는 중학생과 고등학생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정씨는 "일부 아이들 지갑 속에 달러가 있어 놀라서 물어보니 군청에서 미국으로 어학연수도 보내준다고 했다"며 "그렇지만 학생들은 계속 자신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받고 싶어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12일 전했다.
대전 유성구 KAIST 캠퍼스로 돌아온 정씨는 곧바로 주변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지난해 9월 '여행하는 선생님들'이라는 모임을 만들었다.
'농어촌 지역을 여행하며 중고생들 진로 찾기에 도움을 주자'는 게 목적이었다.
주변 학교에 다니던 친구들도 힘을 합쳐 KAIST 학생 13명, 충남대 학생 2명, 한남대 학생 1명이 뭉쳤다.
이들은 지난해 겨울방학과 올해 여름방학 기간 강원도 정선과 평창, 전남 고흥 등 대도시에서 비교적 먼 지역을 다니며 재능기부 활동을 펼쳤다.
연평도와 신안군 등 섬 지역을 찾아가기도 했다.
방학 전에 지역 학교나 군청·교육청 등 기관과 사전협의를 거쳐 '여행'할 곳을 정했다고 정씨는 설명했다.
비어 있는 학교 기숙사에서 학생들과 함께 지내기 때문에 신뢰도나 안전 확보에도 문제가 없었다.
정원식 씨는 "한 지역에서 1주일 정도 머물면서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콘텐츠를 나눈다"며 "심리적으로 더 친밀하게 다가갈 수 있었기 때문인지 개인 고민을 털어놓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참여한 중고생을 대상으로 만족도를 물었더니 90%가량이 좋은 평가를 했다고 정씨는 전했다.
'여행하는 선생님들'은 이번 겨울방학에 11곳 정도를 돌 계획이다.
더 많은 봉사자를 모집하고자 17일까지 대학생을 대상으로 지원 신청을 받을 방침이다.
정씨는 "전국 곳곳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내실 있는 활동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할 것"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walden@yna.co.kr
(끝)

"방학 때 학원 찾아 육지 가는 울릉도 학생 보고 결심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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