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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우리도 사랑(♥)해요"
2017-05-09 08:01:00최종 업데이트 : 2017-05-09 08:01:00 작성자 :   연합뉴스
망원렌즈에 잡힌 새들의 짝짓기 순간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봄이 완연해지면 산과 들, 호수 등 여기저기에서 새 생명의 탄생을 준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봄이면 새들도 짝짓기가 한창이다.
강릉 경포호와 인근에서 이뤄지는 새들의 사랑을 일명 '대포'로 불리는 망원렌즈를 단 카메라로 들여다봤다.
◇ '물 위의 춤꾼' 뿔논병아리
동해안의 대표적 석호인 강릉 경포호에서는 혼인 깃으로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 뿔논병아리의 구애 세리머니가 유별나다.
뿔논병아리는 전체 몸길이가 55cm 정도로 논병아리 종류 가운데 가장 크다.
국내에서 뿔논병아리는 비교적 흔히 만날 수 있지만 이들의 구애 세리머니를 보기는 쉽지 않다.
뿔논병아리는 사자처럼 화려한 갈기(깃)를 가진 데다가 특이한 애정표현으로 생태 사진작가는 물론 운동 나온 시민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봄이 시작되면 여러 마리의 뿔논병아리가 서로 짝을 찾는다.
그러나 짝 찾기가 쉬운 일은 아니다.
여기도 기웃, 저기도 기웃거리곤 한다.
그렇게 사랑을 찾아 나섰던 암수가 드디어 짝을 만났다.
마음이 통한 한 쌍의 뿔논병아리 세리머니가 요란해진다.
"내 사랑을 받아주오!"
화려한 뿔 깃과 갈기, 털을 잔뜩 세우고 서로에게 다가가 잘 보이려는 듯 털을 고르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거나 부리를 맞대며 '하트'를 만든다.
수놈은 자신의 몸을 잔뜩 부풀리고 날개를 활짝 펴 최고의 멋진 모습을 보여주려 애쓴다.
서로에게 사랑을 받아 달라는 듯 이런 애정표현을 한동안 계속한다.
그러다 약속이나 한 듯 암수 모두 물속으로 들어가 수초를 물고 올라온다.
서로 까치발을 하고 마주 보며 아프리카의 동물인 미어캣이나 극지방의 펭귄처럼 몸을 잔뜩 세운 채 한참 동안 몸을 맞대고 비비는가 하면 수초를 얼굴에 문지르고 고개를 좌우로 흔드는 등 사랑을 한껏 발산한다.
보기만 해도 사랑이 잔뜩 묻어난다.
사람들이 꽃다발로 연인의 환심을 사려는 행동과 비슷한 거로 보인다.
하지만 사람들의 프러포즈보다 훨씬 애절하게 느껴진다.
이런 구애 세리머니는 한 번에 그치지 않는다.
먹이 활동을 하다가도 다시 이런 행동을 반복한다.
그러다가도 자신들 있는 곳으로 다른 놈이 접근하면 몸을 잔뜩 엎드린 낮은 포복 자세의 전투태세로 곧바로 쫓아 버린다.
마음이 맞아 서로 갖은 교태를 부리다가도 다른 한쪽에서 수초를 물고 나오지 않고 자신만 수초를 물고 나오면 대부분 가차 없이 수초를 버린다.
냉정하게 보이지만 서로의 존중으로도 풀이된다.
자태가 고운 뿔논병아리가 온 정성을 쏟으며 진솔하게 애정을 나누는 모습이 사랑을 느끼고 감정을 느끼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하트 춤이나 펭귄 춤을 추는 화려한 구애 세리머니 때문에 뿔논병아리는 '물 위의 춤꾼'으로도 불린다.
이렇게 짝을 정한 뿔논병아리는 본격적인 애정행각을 벌이고 갈대와 부들을 이용해 물 위에 둥지를 지어 알을 낳고 새 생명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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