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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이매진] 도톰하고 부드러운 ‘명품 조개’의 별미
2017-03-09 08:01:00최종 업데이트 : 2017-03-09 08:01:00 작성자 :   연합뉴스
'육수·새조개·데치기'삼박자가 어우러진 샤부샤부
(홍성=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차가운 바닷물을 헤치며 당차게 나아가는 귀족 조개가 있다. 이 조개는 새의 부리를 닮은 도톰한 조갯살로 겅중겅중 걷듯이 물속을 헤엄쳐 간다. 한겨울과 초봄의 별미인 '새조개' 이야기다. 껍데기를 까서 놓고 보면 얼추 새가 앉아 있는 모양 같기도 하다. 새조개가 대체 뭐길래 겨울과 봄날이면 식객들의 발길이 줄줄이 이어지는 걸까?
◇ 겨울과 초봄이 입맛의 절정기
서해안의 새조개 1번지인 충남 홍성군 천수만의 남당항. 철썩철썩 파도 소리가 들리고 끼룩끼룩 갈매기 소리가 정겨운 바닷가 항구를 따라 80여 곳의 새조개 식당들이 주욱 늘어서 있다. 이곳 수산물 중 한겨울과 초봄에 손님을 유혹하는 최고의 주인공은 바로 새조개. 근래 들어 샤부샤부 요리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평범한 조개류의 하나 정도로 여겨졌던 새조개의 성가는 일거에 높아졌다.
남당항이 새조개의 명소가 된 것은 1984년 이후라고 한다. 그해에 천수만 방조제 공사가 끝나 모래와 진흙이 쌓이면서 새조개가 살 수 있는 천혜의 환경이 만들어졌다는 것. 적절한 수온과 청정한 수질이 새조개들에 편안한 삶의 여건을 제공해주고 있다. 참고로, 새조개의 최대 생산지는 남해안의 여수 가막만이다.
자웅동체의 연체동물인 새조개는 5~30m 깊이의 진흙 바닥에서 주로 산다. 다닐 때는 부리로 점프하듯 뛰면서 걷되 초콜릿색의 조개껍데기를 날개처럼 활짝 펴서 슬쩍슬쩍 날기도 한다는 것. 이를테면 바다 물속을 날아다니는 새라고나 할까? 아무튼 이래저래 새조개라는 명칭과 잘 어울린다. 성장은 다른 조개보다 두 배가량 빠른 편. 생애 전 과정을 인공양식하기가 어려워 판매되는 새조개는 대부분 자연산이라고 보면 된다.
새조개는 첫눈이 내리는 12월 말부터 진달래꽃이 피는 5월 하순까지 속이 오동통하게 꽉 차고 맛도 그만이다. 그중에서도 맛의 절정기는 1월부터 3월까지. 대개 5월 말부터 10월까지를 산란기로 보는데 이후에는 살이 빠지고 맛도 떨어진다.
새조개는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사람들이 구이로 먹는 정도의 평이한 식재료였다. 그러다 식탁 위의 명품 귀족으로 거듭난 것은 1990년대 후반. 구이는 국물 없이는 먹기가 좀 그랬고, 삶아 먹자고 해도 식감이 질겨 고민하던 중 샤부샤부라는 요리법을 새롭게 적용한 뒤 기대 이상으로 빅히트를 쳤다.
남당항 항구수산의 김진희(37) 대표는 "새조개 샤부샤부는 이제 겨울의 별미로 확실히 정착했어요. 탱탱한 느낌의 새조개와 부드러운 맛의 야채 육수가 어울려 식객들의 미감을 자극하는 데 성공한 거죠"라고 말했다.
◇ 육수, 새조개, 데치기의 삼박자
가스레인지 위에서 보글보글 끓는 샤부샤부 육수는 보기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간다. 바다와 땅이 연출하는 감미로운 음식 이중주랄까. 샤부샤부는 맑으면서도 은은한 깊이가 느껴지는 육수, 바다의 기운을 흠뻑 머금은 새조개, 그리고 이 맛을 극대화하는 데치기 요리법이 삼박자로 잘 어우러졌을 때 식감이 최고조에 이른다.


[연합이매진] 도톰하고 부드러운 '명품 조개'의 별미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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