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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중독의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라
김경승/한국알코올상담센터협회장, 정신과 전문의
2009-04-23 13:32:26최종 업데이트 : 2009-04-23 13:32:26 작성자 :   

지난 4월 4일은 열세 번째 맞는 정신건강의 날이었다. 
이와 관련하여 보건복지가족부 알코올사업기술지원단과 한국알코올상담센터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2009 중독과 정신건강 컨퍼런스'가 오는 28일에 국립의료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WHO에 의하면 전 세계적으로 약 4억5000만의 인구가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그 중에서 1억5000만 명이 우울증, 9000만 명이 알코올 혹은 약물 중독 환자이며 2500만 명이 정신분열병을 앓고 있고 해마다 100만 명이 자살로 생을 마감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신체, 정신질환을 포함하여 가장 심각한 장애를 일으키는 여섯 가지 질병 중에서 네 가지가 정신질환인데 그것은 우울증, 알코올 중독, 정신분열병, 양극성 기분 장애이다. 정신질환과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지표하고 하겠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6년 보건복지가족부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에 의하면 알코올 중독의 1년 유병률은 성인 인구의 5.6%인 180만 명, 정신분열병을 포함하는 정신병적 장애는 0.3%로 10만 명, 우울증을 포함한 기분장애는 3%에 해당하는 95만 명으로 집계되어 정신질환에서 중독이 절대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독이란 어떤 물질을 섭취하거나 행위를 함에 있어서 신체 정신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적절히 할 수 있는 통제 기능을 상실하게 되는 뇌의 질병이다. 
이는 정신건강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고 본인 자신은 물론 주변 가족과 사회에 엄청난 고통과 손실을 안겨주는 실로 파멸적인 정신질환이다. 
중독의 대상은 참으로 다양한데, 알코올이나 약물과 같은 물질에 대한 중독이 전통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도박, 게임, 인터넷, 섹스 등과 같이 즉각적인 쾌감이나 긴장해소, 흥분을 유도하는 행위에 대한 중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열흘 넘게 게임만 하다 숨진 청년의 기사가 나오는가 하면 밥을 굶고 50시간 계속 게임만 하다가 탈진해서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인지 필자가 근무하는 병원에도 게임중독 환자들의 입원이 늘고 있다. 게임에 빠져 식사도 거르고 잠도 안자고 일도 포기하고 게임에만 몰두하다가 견디다 못한 가족들에 의해 강제로 입원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 다양한 중독은 임상적인 현상이나 치료 방법에서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이 훨씬 많을 뿐 아니라 뇌의 보상회로에 장애를 일으키는 공통적인 신경생물학적 병리소견이 발견되고 있는 추세다. 
여러 가지 다양한 중독들은 사실상 동일한 질병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주로 정신과에서 이들 다양한 중독들을 치료하고 있는 것이다. 내성이나 금단과 같은 생리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나, 갈망에 대한 조절 불가능, 심리적인 퇴행과 극단적 자기중심적 성격변화 등 중독의 대상은 달라도 임상적인 현상은 매우 유사한 점이 많다. 

치료와 재활에 있어서 사용되는 약물도 유사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중독을 인정하게 하고 중독 행동을 끊을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과 대처 기술을 학습하고 12단계와 같은 영성 회복 프로그램이 활용되는 점에 있어서도 거의 유사하다. 
따라서 한 가지 중독을 깊이 이해하면 비교적 용이하게 다른 종류의 중독을 이해하고 치료할 수 있는 능력이 배양되기 때문에 한국중독정신의학회나 한국중독전문가협회의 회원들은 다양한 중독을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다. 
또한 동일한 한 환자가 여러 가지의 중독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다양한 중독에 대한 국가정책은 동일한 부서에서 구상 집행해야 하고 동일한 시설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가중독정책은 각종 중독을 관리하는 부처들이 제각각이어서 통합적이고 효율적인 관리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예산을 낭비하는 경향이 있다.  중독이라고 하는 동일한 질병에 대해 알코올은 보건복지가족부, 인터넷은 한국정보문화진흥원, 도박중독은 문화관광부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약물 문제는 식약청, 경마는 농림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기묘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부처 이기주의와 합리적인 예산조달의 어려움에 의해 정책과 관리의 효율성은 물론이고 소비자의 이익과 편의가 무시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새로운 정부가 정책의 효율성과 예산절감을 위해 다양한 부처를 통합 조정하고 있다. 우리 몸을 침범하는 다양한 병원균이 있지만 그로 인한 감염성 질환이나 전염병을 관리하는 부서와 정책이 일원화되어 있듯이 다양한 중독에 대한 관리체계도 통합되고 일원화되어야 마땅하다.

□ 학  력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 졸업(석사)

□ 경  력
․한림의대 정신과 교수 역임 
․청도 대남병원 정신과 과장 역임 
․영천 마야병원 병원장 역임 
․울산 마더스병원 병원장(현재) 
․울산알코올상담센터 센터장(현재) 
․한국알코올상담센터협회 협회장(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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