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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를 잊어버린 봄꽃들
2014-04-01 23:07:27최종 업데이트 : 2014-04-01 23:07:27 작성자 : 시민기자   박종일

4월의 첫날은 만우절로 시작되었다. 출근길 아파트주변과 도로에 때 이른 봄꽃들이 활짝 피었다. 이상고온 현상으로 봄꽃들의 개화가 빨라진 이유다. 오늘 낮 기온이 22도까지 오르며 평년과 비교할 때 거의 10도가량 높아 일교차가 12도 가까이 벌어졌다.

갑자기 찾아온 이상고온으로 봄꽃들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우리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봄꽃들은 진달래, 동백, 개나리, 벚나무, 민들레, 목련, 패랭이꽃, 팬지, 튤립, 수선화, 고깔제비꽃 등이다.
이 많은 봄꽃들이 한날한시에 함께 피는 것이 아니라 제각기 피어나는 시기가 있다.
대표적인 봄꽃의 개화순서로는 동백→산수유→매화→목련→개나리→진달래→벚꽃→철쭉 순이다. 그러나 올해 봄꽃의 개화순서는 무시되고 있다. 이상고온으로 인해 순서를 잊어버린 봄꽃들이 같은 시기에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순서를 잊어버린 봄꽃들_1
순서를 잊어버린 봄꽃들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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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를 잊어버린 봄꽃들_2
순서를 잊어버린 봄꽃들_2

간격을 두고 피는 봄꽃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는데, 올해는 그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매실나무에서 피는 향기가 그윽하다는 '매화'는 잎보다 꽃이 먼지 피기 때문에 그 어떤 꽃보다 가장 일찍 피는 봄꽃이다. 이 때문에 화괴(花魁, 꽃의 우두머리)라고 불리기도 한다. 잎이 하야면, 백매(白梅), 붉으면 홍매(紅梅)라고 불리며 사랑을 받아온 봄꽃이다.
다음으로 피는 꽃이 '개나리'다. 개나리는 우리에게 익숙한 만큼 '봄' 하면 떠오르는 대표 봄꽃이다. 노랗게 아름다운 개나리는 산기슭 양지에서 많이 자라지만, 아파트 울타리 등 도심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꽃이다.   

개나리 다음으로 볼 수 있는 봄꽃이 '진달래'다. 우리주변에서 가장 쉽게 접하는 봄꽃 중의 하나다. 고향의 앞산과 뒷산에 봄이 되면 온통 진달래로 도색을 한다. 친구들과 앞산과 뒷산을 뛰어다니며 놀다가 배고플 땐 진달래를 허겁지겁 먹었다. 봄꽃이 주는 선물이었다.  

개나리 다음으로 피는 '벚꽃'은 봄꽃의 하이라이트이다. 새봄이 되면 벚꽃을 보기 위해 다들 벚꽃놀이에 나선다. 진해 벚꽃군항제를 비롯해 전국에서 벚꽃축제가 열려 누구나 쉽게 벚꽃을 즐길 수 있다. 
수원에서도 '서호천, 칠보둘레길, 경기도청, 만석공원'등 봄꽃이 아름다운 수원거리 12대 명소가 선정되어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점심시간 사내주위 산책로와 공원을 산책하고 돌아온 직원들이 한마디씩 던진다. 
"올해 봄꽃들은 함께 피어 일주일 후면 모든 봄꽃들이 사라지겠어요, 차례로 피어야 오랜 시간 볼 수 있는데 아쉬워요. 봄꽃이 지면 바로 여름이 오는 것은 아니겠죠? 이상고온은 이유는 환경오염 때문입니다. 이번 주말을 놓치면 올해 봄꽃은 끝나버리겠어요."라며 일찍 찾아온 봄꽃을 이야기하는 직원들의 얼굴에 아쉬움과 반가움이 교차했다. 

순서를 잊어버린 봄꽃들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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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를 잊어버린 봄꽃들_4
순서를 잊어버린 봄꽃들_4

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면 다양한 봄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리며 만개한다. 새봄에 봄꽃이 없다면 온 세상이 거칠고 삭막할 것이다. 봄꽃 없는 봄은 생각도 하기도 싫다. 봄에 피는 꽃이 있다는 것이 우리생활에 큰 위안이 되고 생활에 활력소가 된다.
혹자는 봄꽃이 좋은 이유로 '마음껏 공짜로 봄꽃들을 볼 수 있어 좋다.'라고 한다. 모든 것이 돈으로 해결되는 세상에 다양한 봄꽃들은 마음까지 풍족하게 한다. 

90여년 만에 진달래, 개나리, 벚꽃이 순서를 잊어버리고 함께 개화했다. 보고 싶은 봄꽃들을 함께 볼 수 있어 좋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세상과 자연에도 순리가 있어야 한다.
봄꽃들이 서로 앞서겠다고 개화의 순서를 바꾼다면 자연은 심각한 홍역을 치를 것이다. 자연이든 삶이든 자신의 속도와 질서를 지킬 때 아름답고,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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