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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를 쓰면 마음이 착해져요!
천선옥 시인의 누구나 학교 동시쓰기 강좌를 참여하고...
2014-04-08 11:19:43최종 업데이트 : 2014-04-08 11:19:43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아침에 일어나자 마자 아이는 책상 위에 놓여진 '안개의 마술학교'라는 천선옥 시인의 동시집을 보더니 몇 편을 내리 읽었다. 
아침밥을 먹으면서 동시를 낭송하고 나서는 이렇게 말한다. "엄마 동시를 읽으니깐 마음이 착해지는 것 같아!" 

동시를 쓰면 마음이 착해져요! _4
아침에 일어나서 동시집을 몇 장 들춰보는 아이의 모습이 예쁘다
 
3학년, 10살 아들이 가끔씩 감성 풍부한 말을 할 때가 있다. 
'안개의 마술학교' 동시집은 천선옥 동시인의 첫 작품이다. 수 년 전 알게 된 인연으로 지금껏 서로의 성장을 격려하고 돕는 관계가 되었다. 

지난 번에는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 '누구나 학교'라는 재능나눔 강좌를 열어 초등학생 아이들에게 시 수업을 해주셨다. 동시수업에 참여한 아이는 한 시간 동안 몇 편의 시를 직접 써 오기도 했고, 시화를 그려보기도 했다. 동시 수업을 1번 참여했을 뿐인데, 가끔씩 시어를 아름답게 표현할 때가 있다. 

동시를 쓰면 마음이 착해져요! _1
수원시평생학습관, 누구나 학교에서 열린 천선옥 시인과 함께 쓰는 동시 수업
 
"엄마, 달을 보니깐 꿀을 발라놓은 떡 같아요." 
"우리 엄마는 늙지 말라고, 화장품을 발라요." 
"봉지에 담아도 모과향기는 새어 나와요." 
"벚꽃 핀 길거리가 하늘에서 별빛을 뿌린 것 같아요." 
아직 동시라고 하기는 힘든 말들이지만, 사물을 보고 관찰하면서 자신이 나타낼 수 있는 감각적인 언어로 표현하곤 한다. 
이렇듯 시를 쓴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 관찰력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동시를 쓰면 마음이 착해져요! _3
날것 그대로의 생각, 관찰력과 섬세한 언어표현. 동시를 쓰는 이유다
 
아이는 아침에 밥을 먹으며 동시 몇 편 읽고서는 기분 좋은 마음으로 책가방을 메고 학교를 나섰다. 
그렇게 예쁜 언어로 하루를 시작하니 얼마나 기분이 좋겠는가. 언제부터인가 엄마, 아빠를 부를 때는 '왕비 엄마' , '대왕 아빠'라고 부르고 자기 이름은 '왕자 재혁'으로 써 놓는다. 
아이가 써 놓은 글씨를 볼 때마다 살그마니 웃음을 짓게 된다. 자신이 바라보는 세상을, 자신만의 언어로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잘 자라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동시를 쓰면 마음이 착해져요! _2
시는 아이의 마음을 비춰주는 창이다
 
자극이 중요하다. 
한 번의 자극, 새로운 경험은 우리 내면의 새로운 물꼬를 열어 주기도 한다. 동시에 대해서 별로 생각하지 않던 아이가 한 번의 동시 수업으로 일상을 시어로 표현하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렇듯 배우고, 듣고, 경험한 모든 것들은 우리의 무의식 속에 자리잡아 시시각각 무심코 튀어나오게 되는가보다. 그렇기에 암기하고, 억지로 외운 지식보다는 몸으로 자연스레 익힌 경험이 오래 가는 것이리라. 마음이 착해지는 동시, 일상을 시어로 표현해 보는 일. 어렵지 않다. 

얇은 동시집 한 권 집에 놓아 두고, 아무 곳이나 펼쳐 읽으면서 입 속으로 음미해 보는 것이다. 
또 아이가 있다면 함께 종알종알 말놀이를 해 보면서 아이의 말을 엄마가 받아서 메모지에 적어 볼 수도 있다. 가끔은 어른보다 아이들이 더 놀라운 시인이 될 때가 있기도 하다. 

봄빛 가득한 날, 벚꽃잎이 흐드러지게 핀 4월의 화창한 날, 사진으로 자연과 사물을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사진보다도 나의 입으로 내뱉은 말, 손으로 한 두 줄 적은 단어 몇 자가 오히려 봄을 기억하는 좋은 도구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동시를 읽으면 마음이 착해지는 것 같다던, 우리 아이의 고백처럼 나도 오늘 하루는 착해지고 싶다. 마음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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