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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봄, 꽃을 보듯 사람을 보자
한국인에게 꿈이 되는 나라 한국을 생각하며
2014-04-06 15:10:06최종 업데이트 : 2014-04-06 15:10:06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근무지를 오산으로 옮긴지 한 달이 지났다. 사람은 발길 닿는 곳을 따라 자신의 정처를 정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의 출퇴근길에는 항상 월드컵경기장의 풍경을 따라 생각하고 수원 시내를 바라보았다. 

직장을 옮긴지 한 달이 되기 전에는 몸이 피곤하고 퇴근길을 서둘러 집에 가는 일이 바빴다. 이제 아침 퇴근길에 오산역을 걸어서 움직인다. 직장에서 오산역까지 버스정류장으로 세 곳을 지나친다. 오산이주노동자센터에 네팔인 이주노동자들이 10여명 머물고 있다는 정보를 안지 두 달은 지났다. 

평소 알고 지내던 장창원 목사님이 목회를 하시는 장소이기도 했다. 다솜교회다. 최근 한 지인의 안내로 다솜(사랑의 우리말 다솜)교회이기도 하고 이주노동자센터이기도 하며 이주민복지센타이기도 한 일종의 이주노동자들의 쉼터를 찾았다.

사색의 봄, 꽃을 보듯 사람을 보자 _1
오산역 2번 출구로 나가 5분 정도 걸어가며 만날 수 있는 이주노동자들에게는 최적의 장소에 있는 쉽터였다.

한 사람의 노동자 두르가라는 사람의 소식이 마음을 불편하게 하여 외면할 수 없이 깊은 관심을 갖게 되었다. 하루 점심시간을 이용해 장소를 알아두고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해 이주노동자센타에 머물고 있던 네팔인 이주노동자 10여명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물론 그들의 처지를 설문하고 자신감을 가지라는 격려의 뜻도 전했다. 두르가는 평택에 있는 한 네팔레스토랑의 조리사로 취직해왔는데 자국의 레스토랑 사장으로부터 밀린 월급을 받지 못하고 항의했다가 억울한 누명까지 썼다고 한다.

내용인즉 사장은 그에게 절도누명을 씌워 경찰에 고발을 했다는 것이다. 가끔씩 레스토랑을 찾았던 한국인들이 그의 사연을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있던 그의 사연을 어렵게 알아낸 후 구치소에 있던 그를 보증을 서서 구제한 사연이다. 그를 도울 뚜렷한 방법은 없지만 임시로 거처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센타에 있는 그를 만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눠볼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는 귀국하는 다른 친구를 돕기 위해 외출을 한 상태라고 했다. 하는 수없이 다음날 아침 퇴근길 찾아볼 마음을 먹었다.

사색의 봄, 꽃을 보듯 사람을 보자 _2
출퇴근 길에 봄꽃을 보는 재미로 우만아파트 정류장에서 내리면 작은 동산을 가로질러 집으로 간다. 퇴근길 동산 기슭에서 만나는 꽃들이 반갑다. 봄날이다.

퇴근길 걸어서 30분 정도 되는 센터를 찾았을 때 그들은 나보다 바빴다. 아마도 마음이 바쁜 탓일 것이다. 그들이 그리고 있는 그림은 코리안드림이다. 한국에 온지 이제 겨우 5~6개월 된 사람부터 2~3년 된 사람까지 그들이 꿈꾸는 코리안드림의 꿈이 잠시 쉬고 있는 상태였다. 시민기자는 그들의 꿈을 생각하며 나의 꿈을 생각했다. 

지금 나는 한국사회 전분야에 공급과 수요 질서가 붕괴되었다고 보는 입장을 갖고 있다. 분야별로 공급과 수요가 무너진 정도가 아니라 지적인 영역에 지식, 정보도 공급과 수요가 적절한 조화를 갖추지 못하고 있고 전체적으로 소화불량인 사회라고 보는 것이다. 
이상스럽게도 나의 코리안드림은 어서 한국을 떠나는 것이다. 물론 그들도 꿈을 이루면 떠날 것이다. 무언가 꼬여 있다. 내게는 태어난 나라고 그들은 임시로 와 있는 곳이다. 하지만 내게는 꿈이 되지 못하는 처참한 나라다. 왜 이럴까?

사색의 봄, 꽃을 보듯 사람을 보자 _3
아내와 함께 찾았던 수원월드컵경기장 내의 축구박물관이다.

내가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일과 내가 나를 돕는 일 서로 꼬여 있다. 분명 난 그들을 도울 길이 있는데 나는 나를 도울 길이 없다. 마음이 병들어서 일까? 세상이 병들어서 일까? 아무튼 아직은 아니다. 출구를 못 찾는지, 답을 못 찾는지, 그러나 나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한국인 다수가 만족과는 거리가 먼 불만족과 불평으로 가득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각한다. 

여전히 느릿하게, 찬찬히, 시도 때도 없이 사색을 통해 삶을 소화하는 역량을 키워야한다고, 오늘도 수원시민들과 독자여러분의 안녕을 기원하면서 한국인 모두가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내 나라에서 행복하시기를 기원해본다. 참고로 나는 수원에서 사는 것은 행복한데 한국에서 산다는 것은 불행한 느낌이다. 
무엇이 그런 나의 감성적 느낌을 채우는가 보았더니 수원에 중심을 잡고 있는 화성과 그 안에 재래시장들의 넉넉함, 수많은 공원의 여유란 생각을 이 봄날에 다시 감사한다.

한국, 코리안 드림, 두르가, 이주노동자, 오산이주노동자센타, 장창원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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