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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이주민여성, 최초의 생활수기 네팔에서 출간
네팔한국문화센타에서 펴낸 책 1호
2014-04-06 16:14:52최종 업데이트 : 2014-04-06 16:14:5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먼주 구릉! 축하해요." 
아내 먼주구릉에게 축하를 전한다. 지난 금요일 아내가 한국에 온지 정확하게 1년 7개월 3일 째였다. 아내가 쓴 한국의 역사, 문화, 가족, 친구 그리고 시장과 문화유적지 등에서 접한 이야기를 엮어 쓴 책이 출간된 날이기도 하다. 또한 자신이 대표로 있는 네팔한국문화센타의 첫번째 출판물이기도 하다.

네팔에서 책을 감수한 작가 분께서 정말로 아내가 쓴 것인지 의심을 하고 그것을 확인하는 일까지 있었던 책이다. 책에 내용이 좋았고 정말로 기자였던 사람이 쓴 글이 맞는지 혹시 시인이라고 전해진 남편이 대신 써준 것인지 확인하는 일이 있었다. 
한국에 와서 8년여 동안 이주노동자로 일했던 네팔한국문화센타 부대표인 모한 까르기(48세)씨에게 전화를 해서 감수자가 혹시 남편이 네팔어를 읽고 쓰고 말하는 것이 다 되는 지 물었다는 것이다. 대신 써준 것이란 의심 때문이다. 

수원시 이주민여성, 최초의 생활수기 네팔에서 출간_1
아내가 쓴 책이 네팔의 인쇄소에서 나왔다. 아마 월요일이나 화요일이면 아내의 손에도 책이 쥐어질 것이다. 나는 아내와 다시 축배를 들 생각이다.

다행인 것이 되었다. 나는 네팔어를 읽고 쓸 줄 몰라서 그 의심을 해소할 수 있었다. 이제 책이 출간되고 나서 후일담으로 전하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 책을 감수하신 분이 출간된 책을 페이스북에 올려 우리 부부도 출간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우리 부부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순간에도 시민기자가 격일 근무라 함께 축배를 들지 못했다. 
아내는 글을 쓰고 출간되는 과정보다 오래도록 책을 쓰라는 집요한 시민기자의 요청에 산고를 겪었다. 그래도 우리는 충분히 서로 기쁨을 함께 했다. 우리 부부는 영상통화로 기쁨을 함께 했다.

아내가 책을 쓰기 까지 나는 네팔에서 출발할 때부터 지독한 주문을 하기 시작했다. 아내가 기자라는 이유로 좀 색다른 일을 해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였다. 
나의 요구는 한국인과 결혼한 가난하고 불쌍한 나라의 여성이 아니라 한국인과 결혼한 한 여기자로서 당당하게 자신의 눈과 귀로 보고 들은 경험들을 그리고 느낌들을 자국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자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1년 7개월 3일째 속으로 삭히고 삭힌 책이 드디어 나온 것이다.

수원시 이주민여성, 최초의 생활수기 네팔에서 출간_2
2012년 7월 7일 네팔에서 펴낸 시민기자의 책 무나마단의 하늘이다.

아마도 이는 네팔인 이주민 결혼 여성으로 한국에 와서 살면서 자신의 삶의 이야기를 쓴 최초의 휴먼 라이프 스토리다. 또 결혼이주민 여성이 쓴 책을 보지 못한 시민기자로서는 결혼이주민으로 한국에 와서 사는 사람이 쓴 최초의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생각이다. 물론 수원과 화성이야기도 있고 수원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4월 4일 네팔 카트만두의 인쇄소에서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나는 눈가에 짠 것이 맺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잠시 후 아내와 영상통화를 했다. 내가 네팔에서 네팔어와 한국어, 영어 3개 국어로 출간한 네팔어린이를 위한 동화책을 냈을 때보다 기뻤고 처음 시집을 출간했을 때와 색다른 감동이었다. 아직 세상의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이제 며칠 후면 네팔인들의 손에 쥐어질 것이다. 또한 일주일 이내로 한국으로도 상륙한다.

수원시 이주민여성, 최초의 생활수기 네팔에서 출간_3
구매탄시장에서부터 소풍을 가듯이 간단한 음료수와 먹을거리를 준비해서 걷기 시작했다. 광교저수지의 벚꽃길을 걸으며 더욱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아내에게 축하의 뜻을 전하는 산책길이었다.

아내가 본 한국 그리고 아내가 만난 나의 소중한 인연들, 눈물 같고 꽃 같은 나의 순정을 지켜준 사람들이 아내의 창에 어떻게 비쳐졌을까? 그리고 한국의 문화, 역사의 체취 등등 모든 기대가 넘친다. 그것이 나에게 비춰질 것이 아니라, 한국에 머무는 네팔인들에게 비쳐질 또 하나의 빛이 되길 바라기 때문이다. 
이미 수원다문화복지센타(관장 이병승)에서는 단체주문을 해서 네팔인들에게 읽을 수 있도록 선물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또한 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와 몽골리안기자협회 한국지부에서는 한국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어야한다고 성화다. 

특히 네팔이주노동자문학회에서는 자신들이 출판기념회를 준비하겠다고 해서 시민기자가 천천히 하자고 했고 네팔에서 한국으로 책이 도착하는 시간을 감안해서 2주 정도 후에 날짜를 함께 잡자고 했다. 그리고 이주여성들과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은 물론 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네팔인들이 주문을 하고 있어서 아내는 또 다른 기쁨을 대하고 수줍어하고 있다. 
나도 따라 기쁘다. 이제 몇 개월 이내로 한국어 번역본도 출간할 생각이다. 우선은 네팔인 이주노동자들이 일터에서 보내기 바빠 알지 못했거나 살펴보지 못한 이야기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아내에게 응원을 보낸다. 삶의 소중한 기억을 간직한 책이다. 아내여! 힘내라. 시민기자는 어제 아내의 출판을 축하하기 위해 함께 봄을 걸었다. 월드컵경기장을 걸어 광교산 아래 광교저수지 벚꽃 길까지 그리고 광교산 자락을 넘어 청련암 길을 걸었다. 
수원역 앞 네팔 레스토랑, 다시 팔달구청 뒷편의 사라진 집, 오래된 집에서 찻잔을 들었다. 주말 오후 우리 부부에게 함께 걷는 만큼 아름다운 봄이 우리에게로 다가왔다.

 

네팔한국문화센타, 먼주 구릉, 수원 화성, 먼주 구릉, 김형효, 역사, 문화, 정조대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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