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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개똥 밭에서 꽃놀이라니...
애완동물 배변 방치..철없는 상춘객들의 행동 자제해야
2014-04-04 09:10:50최종 업데이트 : 2014-04-04 09:10:50 작성자 : 시민기자   심춘자

올해 봄은 손해가 많다. 개나리 진달래를 시작으로 목련 벚꽃이 피고 라일락이 피어야 한다. 그런데 올 봄은 온갖 꽃들이 데모라도 하듯 너도나도 순서를 지키지 않고 피어나고 있다. 아기의 속살 같은 목련의 수줍움부터 초여름 아카시아 꽃까지 느긋하게 감상하기는 애초에 글러버렸다. 

3일 오후부터 약간의 비가 내린다는 기상예보에 마음이 바빠졌다. 사실 올해 도청 벚꽃구경은 포기한 상태였는데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뜻하지 않게 일정이 틀어져서 방향을 팔달산으로 바꾸었다. 

꽃구경하는 사람들이 일찍부터 나왔겠는가 싶었는데 오전 11시쯤 도청입구부터 상춘객들이 많았다. 특히 원복으로 통일한 귀여운 유치원생들이 많이 보였다. 선생님들은 벚꽃을 배경으로 각 아이들의 인증샷을 찍기에 바쁘고 순서를 기다리는 아이들은 꼬물꼬물 잠시를 못 기다리고 움직인다.

하늘은 구름을 잔뜩 먹고 우중충했지만 머리맡에 하얀 것이 바람인지 꽃잎인지 눈부시게 환하다. 영화 속에서 보았던 팝콘 터지는 모습이 연상되어 벚꽃 한잎한잎 터지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잠시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상춘객을 구경한다. 자동차는 달린다기 보다 줄을 서서 기어가고 사람들은 끊임없이 인도를 메우고 있었다. 

그런데 눈앞에 펼쳐지는 꽃대궐은 황홀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가 진동한다. 분명 인도 옆에 있는 작은 쉼터임에 분명한데 암모니아 냄새가 진동한다. 머리 위만 보고 걷다보니 발아래는 보지 않고 무심코 걸었는데 잠시 멈추니까 알겠다. 

벤치가 있는 작은 쉼터 주변으로 개똥이 굴러다니고 있다. 그러고 보니 강아지와 함께 나온 사람들이 많이 꽤 보인다. 제법 큰 개를 두 마리씩이나 이끌고 다니는 사람이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이 잠깐 길을 피해 기다렸다가 간다. 사람이 먼저가 아니고 개가 먼저다. 

한번 보인 개똥은 중앙 도서관으로 가는 인도주변에서도 쉽게 눈에 띄었고 어제 오늘 단기간에 흩어진 것들이 아니었다. 인도에 걸린 현수막에는 목줄 없는 애완동물 동반 입장은 금지라도 되어 있는데 알고 있었다면 주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개들이 거사를 진행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주말과 휴일 벚꽃 축제기간 동안 많은 시민들이 찾을 곳이다. 굳이 꽃놀이 기간이 아니더라도 화성을 위시하여 팔달산은 사계절 방문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애완동물 주인들의 각별한 주의와 관계기관에서는 애완동물에 관한 더 적극적인 규제와 홍보가 필요하다.

개나리 터널을 지나 벚꽃 가로수를 따라 걷는다. 팔달산 중턱에서 내려다보는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운동기구를 이용하여 스트레칭하는 어르신들이 보이고 그 옆에 있는 벤치 앉아 시내를 바라보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 

이런, 개똥 밭에서 꽃놀이라니..._1
이런, 개똥 밭에서 꽃놀이라니..._1

축축 내려앉은 수양벚나무 꽃이 머리 위를 스친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분홍색이 더 진한 일반 벚나무 꽃보다 약간은 빈틈이 있어 운치가 느껴진다. 봄이 되면 꽃놀이의 대명사의 벚꽃. 유별나게 열광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 수 있을 것도 같다.

그런데 관광지나 유적지에 가면 유별나게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시민의식이 부재다. 화성을 지켜주는 신을 모신 사당 성신사 옆에서 남녀노소 한 무리가 한창 유희에 빠져있다.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리거나 말거나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에 맞추어 선정적인 율동을 하고 어깨춤까지 덩실덩실이다.

서장대로 올라가는 중간에 소란한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았더니 그 무리들은 풍선을 허리에 달고 이어달리기 게임까지 해 소란법석을 떨고 있었다. 분명히 수원시민은 아닐거야. 화성을, 더 크게는 수원을 지켜주는 신 앞에서 저렇게 오두방정을 떨지는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런, 개똥 밭에서 꽃놀이라니..._2
이런, 개똥 밭에서 꽃놀이라니..._2

서장대로 올라가는 팔달산 중턱에는 붉은 물결이 일렁거리고 있었다. 마침 비가 내려서 서장대에서 비를 피했다. 제법 바람까지 분다. 만개한 벚꽃이 상할까 마음이 쓰인다. 

벚꽃 축제 기간인 오늘부터 일요일까지는 화성을 비롯하여 도청으로 외지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이다. 애완동물이나 철없는 상춘객들의 행동으로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에 대한 이미지를 구겨서는 안 될 것이다. 미연에 계몽과 홍보를 철저히 해 벚꽃 축제의 명소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민관의 구별 없이 시민정신을 발휘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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