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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길도 문화재가 될 수 있다
부여 반교마을 옛 담장을 보고 오다
2014-04-07 21:40:59최종 업데이트 : 2014-04-07 21:40:59 작성자 : 시민기자   김성지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주로 국도를 이용해서 다니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시간의 단축으로 인해서 고속도로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여행의 참 맛은 뭐니 뭐니 해도 천천히 주변을 살피며 보는 재미 또는 뜻하지 않게 마주하는 풍경으로 인해 얻는 감동을 맛보기에는 국도만큼 좋은 도로는 없다고 결론지어 말하는 사람도 있다.

자주 가본 곳이지만 그냥 생각 없이 지나쳐버리는 곳이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을 갖게 한 것이 이번 계기를 통해서이다.
자주 오고가던 부여 길이었다. 대부분 유명하다는 관광지 내지는 꼭 가보아야 된다고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장소들은 가보았다고 생각할 만큼 자주 갔던 곳이고 그만큼 자신도 했었다.

이번에는 국도를 이용한 쉬엄쉬엄 가는 여행길을 택했었다. 또한 같은 국도이지만 다녀보지 않은 길로 한 번 가보자고 작정하고 나섰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봄의 여러 모양새를 감상도 하며 여유롭게 지나칠 때마다 새로운 곳이 보이면 차를 한쪽에 세우고 다가가서 살펴보기도 했다. 
'어! 이런 곳도 있었네.'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때에 따라 눈에 들어온 날이기도 하다.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이 순간적일 때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다시금 길을 가다가 멀리서 운치 있는 돌담을 쌓은 곳이 눈에 들어온다. 평상시에 보지 않았던 풍경들이 새로워지면서 잠시 시선을 멈추고 마음이 그곳으로 쏠린다. 
바쁠 것도 없고 어차피 특별히 어느 한 곳을 가기로 작정한 것이 아니기에 부담감 없이 눈길이 가는대로 차를 끌고 들어간다.

팻말을 찾는데 보이지가 않는다. 차를 멈추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안으로 들어섰다.
낯선 곳에 알 수 없는 이방인의 모습을 하고 말이다. 그래도 마음이 평안한 것은 시골마을의 소박하고 인정미 있을 것이라는 나름의 확신이 있어서이다.

참 잘 꾸며져 있다. 넓은 정원식으로 꾸며진 곳에는 아담한 분수로 꾸민 호수와 각종 꽃들로 치장한 화단과 넓은 운동장과 함께 돌담으로 이어진 운치 있는 모습 때문이었다.
마침 사람이 보인다. 다가가서 이곳에 들어온 목적을 이야기한다. 운치 있는 돌담에 이끌려서 들어왔노라고 말이다.

돌담길도 문화재가 될 수 있다_2
폐교를 이용한 유스호스텔

이곳이 어디인가 궁금해서 물어보니 유스호스텔이라고 한다. 부여읍내에 있는 유스호스텔은 가보았지만 읍내에서 외곽으로 떨어져 있는 이곳에 이런 숙박시설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고, 또한 이곳이 폐교를 이용한 시설이라는 사실에 더욱 놀라웠다.

운동장 한 쪽 끝에는 긴 세월 아이들과 함께했을 아름드리나무가 학교의 역사를 추억할 수 있게 자리하고 있다. 
덕분에 이곳을 샅샅이 둘러보면서 이곳에서의 봄의 정취를 맛볼 수가 있었다. 이곳 돌담을 통해 바라본 마을 전체가 보이는 곳곳이 돌담으로 쌓여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정겹고 신기했다. 
이곳을 나와서 마을 안으로 들어섰다. 집집마다 있는 형태대로 돌담으로 담을 쌓아 놓아서 일직선상이 아닌 곡선 형태로 이루어져 있었다.

할머니 몇 분이서 나들이를 가시는 모양이다. 인사를 드리고는 돌담이 너무 예뻐서 구경을 온 방문객이라고 하니 경계하는 기색 없이 위쪽으로 가면 청장님 댁이 있으니 가보라고 말씀해주신다. 혹시 이곳 집집마다 돌담으로 쌓인 것이 얼마쯤 되었는지 여쭈어 보니 새로 쌓은 것은 한 5-6년 되었을 거라는 말씀을 남기시고 가던 길을 바삐 움직이신다. 더 이상 물어볼 수가 없어서 마을 이쪽저쪽을 살펴보았다.

돌담길도 문화재가 될 수 있다_3
밭둘레도 돌을 이용한 담을 쌓았네요.

할머니께서 말하신 청장님은 우리가 잘 아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유명하신 유홍준 교수님으로 문화재청 청장을 역임한 일이 있어서 이분을 지칭한 것이었다.
이곳은 부여군 외산면 반교리라는 마을로 마을 터가 반반하고 다리가 많아 반교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아미산줄기가 감싸고 있는 평화롭고 때 묻지 않은 정감 있는 시골 마을의 모습이다.

이 마을의 돌담길은 2006년에 등록 문화재 제280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충청지역에서는 돌담길로 유일하게 문화재로 지정되었다는 사실이다.
마을 주위의 밭에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자연석 막돌을 사용해서 쌓은 담장으로 텃밭이나 밭 둘레의 경계를 나타내는 밭담과 집을 둘러싼 집 담의 돌담을 볼 수가 있다.

화려한 볼거리는 아닐지언정 민속마을이 아닌 한 시골마을에서 보존하고 있는 돌담이라는데 의의를 두고 싶고, 도시민들에게 추억의길, 마음의 따사로움을 전해줄 수 있는 자연스러운 멋을 맛볼 수 있는 곳임을 그래서 아이들과 함께 나들이 삼아 들려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사람들의 인위적인 손을 거치지 않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돌을 가지고 담장을 쌓아 고즈넉한 멋을 또한 자연 그대로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서 이곳을 둘러본 시간이 아깝지 않았다.
다음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한 번 더 방문해 보고 싶다. 옛날 어렸을 때 뛰어 놀던 시골마을의 모습을 이곳에서 본 듯한 것이 참 마음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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