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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는 자투리공원 천국이다
봄길에서 멋진 작은 공원들을 만나 행복하네...
2014-04-03 10:03:33최종 업데이트 : 2014-04-03 10:03:33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 이즈음이다. 예년보다 2주정도 일찍 개화했단다. 그것도 이상기온으로 때를 잊은 꽃들이 예서제서 순서도 없이 뒤죽박죽 피었단다. 꽃의 개화는 그야말로 찰나, 거센 봄비 한번 내린다면 '낙화의 절정'을 맛본 후 이내 스러진다. 우리들에게 화려한 봄날을 선보인 후 겸허히 몸을 숙이며 자연의 순리를 가르친다.

수원시는 자투리공원 천국이다_1
수원시는 자투리공원 천국이다_1

낼 모레 비가 내린다는 기상청 예보에 마음이 다급해졌다. 지금 아니면 내년 이맘때 1년이란 세월을 기다려야 하기에 얼른 채비를 갖추고 경기도청으로 향했다. 
4월의 시작, 꽃맞이로 기분 좋게 출발한다. 도청 사이 길에서 잠시 멈춰 꽃 대궐풍경에 심취한 후 향교 길을 따라 로데오거리까지 걷는 아주 짧은 여정이다.

그 길에서 참 멋을 발견했다. 오랜만에 찾았기에 마음으로 눈으로 들어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언제 저런 미술품이 설치된 것일까. 아니, 저곳은 언제 저리 멋진 공원으로 탈바꿈한 게야' 이전에는 보지 못했던 작은 공원과 미술작품이 곳곳에서 환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인생은 늘 새로운 발견의 연속이라더니 봄 길에서 뜻하지 않는 즐거움을 만났다.

작은 쉼터, 쉬어가라 하네

출발하기 전, 약간의 망설임이 일었다. '도청에 전화라도 해보고 갈까. 며칠 더 있어야 꽃 나들이를 한껏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도착한 도청 사거리 벚꽃 길, 완전 만개한 봄꽃과 인파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다. '내가 괜한 걱정을 했네!'라는 생각과 함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어찌 알았는지, 한때의 봄을 담으려는 상춘객이 왁자지껄 북적북적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여유와 사색을 요하는 그루터기 공간들, 이를테면 매산정, 효원정, 작은 쉼터 등이 이전부터 존재하던 공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맞이하는 품이 유독 너그럽게 보인다. 들숨과 날숨을 쉬게 하는 숲과 꽃이 주는 혜택임을 알지만 거기엔 사람에 대한 배려의 손길이 있었기에 더욱 그러했을 게다.

수원시는 자투리공원 천국이다_2
수원시는 자투리공원 천국이다_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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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는 자투리공원 천국이다_3
수원시는 자투리공원 천국이다_3

감천마을 꽃담보다 멋지네!

도청에서 시립도서관으로 가는 길로 돌아선다. 
"우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조성된 옹벽의 설치미술작품이며 그와 어우러진 노오란 개나리 군락이 참말로 예쁘다. 
그 어떤 물감으로도 그릴 수 없는 자연의 색 황금색 색채에 너도나도 앞 다퉈 다가선다. 봄의 마음들이 통했을까. 지나가는 자동차도 그 앞에선 일시정지 한다. 한무리의 여대생들이 우르르 달려가 꽃의 풍경을 두고두고 담는다.

개나리꽃에 살짝 숨어있다 자신의 몸을 서서히 드러내는 옹벽의 설치미술이 지나치는 사람들에게 넌지시 말한다. '저도 좀 봐 주세요~'라고. 꽃의 찬란함에 잠시 눈이 멀었던 시선들은 이내 그곳에서 멈춘다. 
지난해 찾았던 부산 감천마을 꽃길 담장은 저리 가라다. 언제 저리 멋진 설치미술이 조성된 것일까. 인간의 소망을 하늘로 이어주는 솟대, 자연의 풍경들이 아주 멋지게 꾹꾹 박혔다. 
잠시 그곳에 머물렀을 뿐인데 속세의 근심걱정, 바쁨, 소란스러움이 달아나 버린다. 

작은 공원, 그자체가 예술이네~

개나리 꽃무리와 친절한 설치미술 담벼락에 잠시 넋이 나갔다가 이내 정신을 차린다. 향교 길로 내려선다. 뚜벅이가 되어 봄빛을 흠뻑 안으니 몸이 가볍다. 수원시가족여성회관 뒤편으로 지나친다. 어라, 저기가 뭔 곳인고! 아담한 공원이 보인다. '분명 지난해에는 없었던 공간인데.....' 새롭게 탄생된 도심 쉼터다.

세상에, 이건 공원이 아니라 전체가 예술작품 그 자체다. 의자며 무대며 몇 평되지도 않는 작은 공간이 서로 조화롭다.  조금 거창하게 표현한다면 그 공간 자체가 수원시의 인문정신을 대변하는 듯 저마다의 사연들을 담고 지역주민들과 그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건넨다. 도심 공원의 참 좋은 본보기라 하겠다.

수원시는 자투리공원 천국이다_4
수원시는 자투리공원 천국이다_4

시 곳곳이 인문정신으로 빛난다

애초에 봄꽃을 맞으러 나섰던 나들이와는 달리 뜻하지 않는 공간들을 만나 눈과 마음이 호사를 누렸다. 때론 어디로 가야할지, 목적지의 계산이 굳이 필요하지 않을 때도 있는 법이다. 이처럼 우연한 만남에서 그 대상이 자연이든 사람이든 간에 묘한 매력을 종종 얻을 때가 있으니 말이다.

새삼 수원시민이란 행복감이 밀려온다. 인문정신을 추구하는 도시답게 곳곳에서 감수성, 사람에 대한 배려 등이 발견된다. 마을마다 마음을 나누는 자투리공원, 작은 도서관, 오래된 도심의 변화 등을 통해 살고 싶은 사람중심의 도시로 끊임없이 변화되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도 거리로 나설 것이다. 사람냄새 나는 멋진 수원의 도심으로. 
아직 비가 내리지 않았다. 여러분도 당장 길로 나서시라. 수원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훌쩍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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