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본문 바로가기하단 바로가기

상세보기
첫 이름 태명, 알고보면 더욱 재미있네
2014-04-03 23:13:25최종 업데이트 : 2014-04-03 23:13:25 작성자 : 시민기자   최지영
아기에게 지어주는 첫 이름 

임신을 하면 뱃속 아기에게 처음으로 선물하는 것이 바로 '태명'이다. 
'이 작은 생명을 뭐라고 부를까?' 아기가 생기고 태명을 지어야 할 때, 문득 나도 태명이 있었을까 궁금해 졌다. 엄마에게 여쭤보니 특별히 태명은 없었고 그냥 '아가'였단다. 

언제부터 태명 문화가 활성화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요즘에는 아기에게 태명을 다 지어주는 추세이다. 
좋은 문화인 것 같다. 태명이 있으면 태명 불러주면서 태담하기도 좋을 것 같고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처럼 이름을 붙여줄 때 더욱 특별한 존재가 되는 것 같다. 의도는 좋았다. 
그런데 막상 지으려고 하니 막연하다. 고민하며 초음파로 찍은 사진보니 그냥 동그라미 하나가 있다. 마치 내 몸에 콩 하나가 생긴 것 같다. 하지만 작은 콩알같은 동그라미라 하기엔 너무나 큰 존재감이다. 

이후에 아기의 심장뛰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 동그라미 안에 심장이 뛰는 생명체가 있는 것이다. '콩콩' 같기도 하고 '쿵쿵' 같기도 하다. 이 '심장이 잘 뛰어서 건강하게 만나자' 라는 의미로 우리 아기에게 '콩콩이'란 태명을 지어주었다. 

첫 이름 태명, 알고보면 더욱 재미있네_1
콩콩이란 태명을 가졌던 수린
 
조리원 아이들의 태명 이야기 

조리원에 갔을 때, 많은 신생아들이 누워있었다. 번데기처럼 온 몸은 속싸개에 꽁꽁 묶여있다. 멀리서 보면 다 똑같은 아기들 같다. 가까이 가보면 가슴에 작은 이름표가 있다. '귀요미', '태양이', '풍악이', '깡철이', '엉이' 등등.. 그리고 이제 아기의 엄마들은 '귀요미 엄마', '태양이 엄마' 등으로 불린다. 

첫 이름 태명, 알고보면 더욱 재미있네_2
조리원의 아이들
조리원 생활이 조금 익숙해 질 쯤 태명 수집에 들어갔다. 
알고보면 더욱 재미있는 태명이야기. 태양이는 '태양처럼 세상에 이로운 사람, 환하게 밝히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 다온이는 '세상의 모든 좋은 것들이 아이에게 다 오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베베'는 베이비의 약자로 베베. 듣고 보면 '아~'하게 된다. 특히 궁금증을 자아내는 태명들도 있다. 남자아이인데 '귀요미'가 태명이다. 
"귀요미. 태명만 보고 딸인 줄 알았어요. 아기가 귀여워서 귀요미에요?"라고 묻자 "이미 집안에 아이들이 몇 있어요. 첫 째 태어났을 때는 관심을 엄청 많이 받았는데 점점 시들해 지더라구요. 우리 아이가 넷째에요. 집안에서 존재감이 없을 것 같아 귀염받는 사람 되라고 귀요미라고 지었어요."한다. 의미가 너무 보인다 생각했는데, 또 그런 의미가 숨어있다 생각하니 귀염받는 귀요미되길 기원하게 되었다. 

반면 딸인데 '깡철이'도 있다. "깡철이. 딸에게 넘 센 태명 아니에요?" 물었다. "아기가 처음 생겼을 때, 좀 약해서 센 태명을 붙였어요. 강철같이 튼튼하라고. 좀 더 세게 '깡'철이로 했지요. 그런데 나중에 성별을 알게 되었는데, 딸인거에요. 바꿀까 했는데 한 번 깡철이는 영원한 깡철이다. 해서 깡철이가 되었지요. 태명대로 건강하게 잘 자라서 나왔어요" 한다. 

의미가 예측이 되지 않는 '풍악이'도 있다. "풍악이. 태명이 특이한데 어떤 의미로 지은거에요?"
"아~ 병원에서 아기 생긴 것 확인하고 나오는데 동네에서 풍악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그래서 풍악이가 됐어요. 흐흐" 
상황을 떠올리니 재미있다. 아기를 축복해주는 풍악소리 같기도 하다. 

'엉이'라는 태명도 있다. 뭔가 엉거추춤한 것 같기도 하고 호기심을 자아낸다.
엉이맘과 식사를 하면서 태명 인터뷰를 하였다. "저랑 신랑이 결혼 전에 부엉이 커플이었어요. 밤마다 잠 안자고 전화통화를 많이 했거든요. 제가 일이 끝나는 시간이 늦어서. 그래서 우리는 부엉이 커플이다 했는데, 아기가 생겨서 부엉이에서 '엉이'가 되었어요" 엉이가 부엉이에서 유래했을 줄이야. 

그리고 부부의 스토리가 담겨 있는 태명이다. '한방이'는 태명으로 봤을 때 '허니문 베이비 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방이 엄마, 한방에 생겨서 한방이인가요?"했더니 "가족 계획 차원에서 신랑이 정관수술 했었거든요. 이제 아기 갖자 하고 봉인해제 했는데, 한방에 생긴거에요. 그래서 한방이. 어찌나 신통방통하던지." 본의 아니게 가족계획까지 알게 되었다. 

좋은 태명 짓는 법 

좋은 태명은 아이들의 뇌에 자극을 주어 똑똑한 아이가 태어날 수 있다고도 한다. 
좋은 태명의 팁을 알아보자. 
1) 쉬운 태명: 아기가 알아듣기 쉽고 발음하기 쉬운 태명 
2) 의성어, 의태어: 자주 반복할 수 있는 단어 선택하기 예-쩝쩝이, 똥글이, 똘똘이, 통통이 등등 
3) 두뇌발달에 좋은 ㅃ, ㄸ / ㅍ, ㅊ : 자극적인 발음들이 두뇌발달에 더 효과적 예-뿡뿡이, 총총이, 떵떵이 등등 
4) 태몽: 태몽과 연관하여 짓기 예-송아지 태몽이라면 '아지' 
5) 자유로운 주제 : 소망을 담는다거나, 첫아이의 첫 자를 따서 우애를 돈독하게 하는 태명 등 

아이의 행복을 축복하며 태명 인터뷰를 하면서 아이들 한명 한명이 정말 귀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아이에게 축복을 기원하는 의미부터 사연을 담을 태명을 불러주며 지냈을 행복한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였다. 

뱃속에 있을 때 불리는 특별한 이름이자, 생애 첫 번째 이름 태명. 주변에 임산부가 있다면 태명을 불러주며 아이의 행복과 부모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해 주는 것도 좋겠다.

연관 뉴스


추천 0
프린트버튼
공유하기 iconiconiconiconiconicon

 

페이지 맨 위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