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나를 채울 수 있는 ‘공백의 시간’이 필요하다
2014-04-04 13:53:23최종 업데이트 : 2014-04-04 13:53:23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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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에겐 꿈이 하나 있다. 바로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때로 영화가 보고 싶으면 그냥 극장으로 향하고, 산에 가고 싶으면 산으로 가고, 책이 읽고 싶으면 도서관에 가고… 내 어두운 마음도 전등하나 켜놓고 들여다 볼 수 있는 고요한 시간이 필요하다. 환경이 문제인가 엄마인 나의 문제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도시에서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꿈을 키우고 함께 어울리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알게 하며 키울 수 없는 것일까? 엄마인 나의 노력으로 그 환경을 과연 만들 수 있는 것인가? 이미 만들어진 이런 굴레 속에서 새롭게 만들어 갈만한 돌파구는 어디에 있을까? 계속 생각을 해보지만 좀처럼 답이 나오지 않는다. 나는 나로서의 존재를 고민하면서도 엄마인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아이들에게 소홀하지는 않은지 그래서 아이들이 뒤쳐지거나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자책하게 된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들도 행복하다라고 말하지만 막상 내가 하고 싶은 일들로 생활이 채워지면 그에 대한 죄책감을 상쇄할 무언가를 찾기 위해 또 헤매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엄마, 아빠 언제 와? 아빠 보고 싶어." "오늘 아빠 늦으실 거야." 아빠가 늦으실 거란 이야기에 금세 눈물을 글썽이는 큰 아이를 보니 엄마인 내가 채워주지 못하는 것에 대한 미안함이 더욱 진하게 느껴지면서 어쩌면 지금 나는 아이들에 대한 고민과 생각을 너무 많이 배제하고 나 중심의 세계에만 함몰되어 있는지도 모른다는 판단이 들었다. '흐……세상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것보다 힘든 일이 있을까?' 젊은 시절에 나는 내가 엄마가 될 미래에 대해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어떤 엄마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은 간혹 했을지는 몰라도 엄마가 되기 위한 공부는 전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세상에 엄마가 되기 위해 소싯적부터 준비하는 여자가 몇이나 되겠는가. 하지만 그때 나는 적어도 나 자신을 위해 좀더 노력하고 열심히 살아야 했다. 만일, 그랬다면 이제서야 애들에게 쏟아야 할 시간을 나 자신에게 쏟느라 애쓰지 않아도 됐을 테니 말이다. 젊은 시절 안일하게 살아온 삶을 아이 둘을 키우면서 겨우 돌아보게 됐고, 그것을 만회하고 싶은 욕심이 결국 내 아이들에게 피해로 돌아가고 있는 듯 하다. 내가 좋아하는 책을 읽느라, 공부를 하느라, 관심분야를 뒤적이느라 아이들이 뒷전이 되곤 한다. 나의 행복과 아이들의 행복 조율에 실패 할까 봐 두렵기만 한 일상이다. 이것의 완급조절을 위해 나는 얼마 동안 자기성찰과 공부가 필요할 것이다. 아니 그에 앞서, 좀더 여유롭고도 한적한 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공백의 시간'은 다시 나의 부족한 것들을 채울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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