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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에게 듣는 '인간다운 삶의 길'
수원시청에서 열린 조정래 작가 강연에 참가하다
2014-03-21 07:22:32최종 업데이트 : 2014-03-21 07:22:32 작성자 : 시민기자   김소라
조정래 작가에게 듣는 '인간다운 삶의 길' _1
조정래 작가에게 듣는 '인간다운 삶의 길' _1
 
최근 조정래작가의 '정글만리'를 읽었다. 
총 3권으로 된 장편소설로 최근 문학계에서 연일 베스트셀러 행진이다. 단순히 대중적인 베스트셀러이어서만이 아니라 지금껏 역사, 대하 소설을 써온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이기에 조정래 작가의 신작이 나오면 꼭 읽게 된다. 

'정글만리'는 우리가 지금껏 생각해온 중국에 대한 이미지를 파격적으로 쇄신하고, 또한 70-80년대의 중국이 아닌 지금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70이 훌쩍 넘은 작가의 젊은 감각을 또한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20일 목요일, 45번재 수원 포럼에서는 조정래 작가와 함께 '문학,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라는 주제로 강연이 진행되었다. 
1시간이나 일찍 가서 작가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준비를 하였다. 아니나 다를까 조정래 작가의 얼굴을 뵙고, 강연을 듣기 위하여 온 수원시민으로 시간이 되기도 전에 자리는 꽉 채워졌다. 작가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조정래 작가의 살아 생전의 지혜, 책을 통한 인문학적 소양의 깊이를 배우기 위한 열정을 지닌 수원시민들의 모습 또한 엿보게 된다. 

조정래 작가에게 듣는 '인간다운 삶의 길' _2
조정래 작가에게 듣는 '인간다운 삶의 길' _2
 
작가는 자신이 서서 강의를 하겠다고 밝히면서 대중 앞에서 앉아서 강의하는 것은 결례라고 이야기한다. 꼿꼿이 서서 90여분을 강의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예 테이블과 의자를 치워버리라는 이야기까지 하시면서 강의를 열었다. 

사람에 대한 진정성, 인격적인 태도가 엿보이는 첫 인상이 강렬했다. 
"인간의 3대 발명품이 무엇인가? 바로 종교, 정치 그리고 언어이다. 언어 속에는 문학이 있고, 문자 속에 역사가 있다. 역사는 인간이 살아온 그 자체이고 이야기다. 그 중 문학은 인간에 대한 총체적인 탐구라 할 수 있다. 역사보다도 역사같은 사실이 문학이다. 역사책으로 받지 못하는 감동을 문학에서 얻을 수 있고 우리의 영혼이 뒤흔들어지는 경험을 한다. 마음의 떨림과 감동이 바로 문학 속에 있다."라고 이야기하면서 문학의 존재 가치를 말씀하였다.

조정래 작가에게 듣는 '인간다운 삶의 길' _3
조정래 작가에게 듣는 '인간다운 삶의 길' _3
 
문학, 철학, 역사로 대변되는 인문학은 결국 인간에 대한 발견이다. 우리가 인문학을 할 때 '인간답게 사는 길'이 보인다. 70년대 이후 초고속성장으로 발전하고, 세계 10위 대열에 당당히 설 수 있게 되었지만 왜 사는가에 대한 물음이 빠져버렸다. 우리는 조정래 작가의 강연을 통해서 문학을 통해 왜 사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사는 게 옳은 삶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져보게 된다. 

"인문학은 후회없이 살도록 한다. 한 번 뿐인 인생, 그냥 살 수는 없지 않은가!" 라고 강조하는 그의 당차고 강한 어휘가 마음에 닿는다. 또한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들에 대해서 역설하면서 영혼의 양식이 채워지는 독서의 중요성을 말하였다. 
비유로 장롱의 크기만큼 책을 읽고, 집안에 읽은 책을 채워넣으라는 말이 기억난다. 

"조지훈은 '승무'를 쓰기 위해 30년이 걸렸고, 서정주는 '국화옆에서'를 쓰기 위해 40년 걸렸다. 헤밍웨이는 '누구를 위하여 종을 울리나'를 11번 고쳐썼다. 모든 책은 작가가 고민하고, 적확한 단어를 찾기 위해 애쓴 결과물이다. 쓸데없는 책은 없다. 이해안되면 읽고, 또 읽으면 그만이다. 꼭 책을 빌리지 말고 사서 읽고, 읽은 날짜를 기록해 두고, 자신이 줄을 긋고 흔적을 남겨야 한다. 흔적을 남긴 책, 줄 치고 읽은 책으로 장롱보다 큰 책장을 소유한 집이 더욱 행복하지 않은가!" 

조정래 작가는 책읽기를 강조, 또 강조하면서 스마트폰과 인터넷 기기 사용으로 줄어든 독서량에 대해서 지적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문학관에 대해서도 강하게 어필하였다. 자신의 문학관은 자신만의 것이기에 누가 뭐라고 비평할 수 없다는 것. 대중에게 읽히지 않는 문학, 어려운 비평가들만의 문학은 살아있는 문학이 아니라 한다. 
자신은 역사의식이 담긴 문학과 당대의 대중들에 의해서 평가받는 문학을 죽을 때까지 할 것이라면서 신념을 밝혔다. 

중국의 문인 두보는 자신이 시를 쓰면 가정부에게 읽혔다고 한다. 가정부가 재미있어 하고 감동받으면 좋은 글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만큼 대중에게 읽히고 감동이 없다면 죽은 글이라는 작가의 생각에 공감이 간다.

조정래 작가에게 듣는 '인간다운 삶의 길' _4
조정래 작가에게 듣는 '인간다운 삶의 길' _4
 
마지막으로 다음 번에 쓸 작품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반드시 한국의 교육 현실을 담은 책을 내겠다고 했다. 사교육비 20조가 넘고, 부모가 아이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강압적 교육을 행하며,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학대받는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을 이야기하는 소설을 쓰겠다고 한다. 

조정래 작가의 다음 책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듯. 철저한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과 일치되는 문학을 평생 일구어 온 조정래 작가와의 만남은 뜻깊었다. 또한 소양 높은 시민의식을 위해 매달 인문학 강연을 통해 시민들과 하나되는 시간을 만드는 수원시의 노력도 인상적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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