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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흔드는 철학적 성찰, 큰작가 조정래
마음에 흔들림을 주는것이 문학이다
2014-03-21 12:28:03최종 업데이트 : 2014-03-21 12:28:03 작성자 : 시민기자   이혜준

지난 20일 오후 눈보라와 시리디 시린 겨울을 견뎌낸 꽃망울의 개화를  재촉하는 봄비가 대지를 적시는 가운데,  6·25전쟁과 분단을 배경으로 상처받은 민중들의 삶을 소설로 그려낸 한국 문단의 거장 소설가 조정래 선생을 만나기 위해 제45회 수원포럼이 열리는 수원시청으로 향했다.

1970년 현대문학에 소설 '누명' 으로 등단한 작가는 소설문예 발행인(1975) ,한국문학 주간(1977 ~ 1989),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석좌교수(1997.03 ~ ), 제8회 EBS 국제다큐영화제 자문위원(2011.03 ~ ), 대장경 천년 세계문화축전 명예홍보대사(2011.07),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홍보대사(2012.09)를 지냈다. 

대한민국의 시대와 역사를 종횡무진 가로지르는 대하소설'아리랑(1994-1995)' ,'태백산맥(1986-1989)' , '한강(2001-2002)' , 신간 '정글만리(2013)'등의 소설을 통해 근대사의 아픔을 묘사해 온 작가는 이날 강연을 통해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 는 소중한 메세지를 남겼다.

영혼을 흔드는 철학적 성찰, 큰작가 조정래 _1
작가와 함께

그는  강연을 통해 "영혼을 흔들어서 책을 덮었는데 두고 두고 잊혀지지 않는것, 마음의 흔들림을 주는 것이 문학이다" 라고 전제한뒤 그의 문학적, 철학적 신념을 밝혔다. 서정주, 조지훈, 헤밍웨이, 톨스토이가 문학적 완성을 위해 평생을 걸었었던 점도 강조했다.

다음 작품은 파탄상태에 빠져버린 우리나라의 교육문제를 다룰 예정이라며 그의 차기작에 대해 소개했다.
철학과,역사과,국문과를 없애는 일과 돈을 좇는 황폐화된 대한민국 대학교육의 현주소를 비판하고 이러한 사실은 선조 민족작가들인 한용운,윤동주,신채호가 개탄할 일일 것이라고 했다.

영혼을 흔드는 철학적 성찰, 큰작가 조정래 _2
조정래 작가의 강연

이어 "46년째 소설을 쓰고 있는데 한국문학은 허위의식 속에 사로잡혀 있다."고 진단하면서 그 시대가 갖고 있는 문제점을 감동적으로 풀어냈을때 호응하는 독자가 생긴다고 말했다. 
문인들에게 동시대의 아픔과 모순에 관해 글을 써야함과 그 글로 인해 독자가 위안 받아야야 함을 강조했는데 역사의식이 있는 작가라면 누구라도 공감했으리라 생각한다.​

또 우리 삶이 형식에 치우치고 헛되게 쓰고 있음을 통렬히 비판하며,  솔선된 독서로 부모의 영혼을 범접하지 못하도록 책과 가까이 할것을 주문했다. 
시집과 문학관련 서적은 늘 곁에 두고 높이 쌓아놓고 있긴 하지만 깊이있는 독서를 해왔는가에 대해선 부끄러움이 앞섰다.

강연후 축구선수 박지성선수 아버지의 질문에 즉답을 하며 "박지성,김연아는 멋지고 근사한 애국자 라고 칭찬하며 골 2번을 더 넣으면 주가가 상승했을때 한국으로 돌아오도록 하라"고 주문해 시민들의 크나큰 호응과 함께 박수갈채를 받았다. 

작가를 만나는 설레임을 안고 시흥시에서 온 한 독자의 질문에 옛 시절의 다섯 수레는 현대의 다섯 트럭분량의 책을 읽어야 함을 뜻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한국문학전집 100권, 세계문학전집 100권을 읽은뒤 백범일지, 뿌리, 죄와 벌, 전쟁과 평화, 레미제라블등의 책을 읽어볼 필독서라고 강조했다.

"차기 작품의  독자는 청소년, 2차 독자는 그들을 압박하고 있는 부모세대들이다"라며 인생을 낭비하지 않도록, 부모들의 소유물이 아닌 '인생의 개성있는 주인공'으로 살아가도록 북돋울 수 있는 소설을 쓸 것이라고 했다. 차기작의 교육에 관한 주제의식 또한 문학에 대한 작가의 역사인식과 철학적 신념에서 발로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자녀들에게 하고 싶은 것 하도록 하고  이땅의 국민, 부모, 시민이  책을 읽어 자신을 고양시키고 발전시켜 영혼을 새롭게 하길 바라는 작가의 강연이 새롭고 획기적인 주제는 아니었지만, 오전에 '만해 한용운 문학관 기행'에 이어 조정래 작가 강연 참여후 집으로 돌아가는길 딸 예지의 말이 언땅을 녹여 대지를 촉촉히 적시는 봄비인냥 반갑고 반가웠다. "엄마 나 집으로 돌아가 시 써볼래" 

영혼을 흔드는 철학적 성찰, 큰작가 조정래 _3
대하소설 '아리랑'

집으로 돌아와 충북대 국제경영학과에 재학중인 둘째딸 예솔이의 책방에 꽂혀있던 대하소설 '아리랑 12권'을 모두 꺼내 먼지를 닦아냈다.
대충 읽고 싶은 부분만 건성 건성 책장을 넘겼던 부끄러움을 씻어내기라도 하는듯...
"조국은 영원히 민족의 것이지 무슨무슨 주의자들의 소유가 아니다. 그러므로 지난날 식민지 역사 속에서 민족의 독립을 위해 피흘린 모든 사람들의 공은 공정하게 평가되고 공평하게 대접되어 민족통일이 성취해낸 통일조국 앞에 겸손하게 바쳐지는 것으로 족하다." 는 작가의 말이큰 울림을 주었다. 
최일남 소설가는 대하소설 아리랑에 대해 "장쾌하게 태백준령을 넘은 조정래가 '아리랑' 고개를 다시 유연하게 탔다. 아픈 역사의 휘장을 들추고 번듯한 문맥을 트는 흥청망청의 장기가 어디가지 않는다"고 했다.

김윤식 서울대 교수는 장대한 서사적 구조와 민족사의 구체성을 '발바닥 글쓰기' 로 담아낸 점, 민족생전의 싸움에 있어 어떤 패배도 치욕이 아니며, 싸우지 않음이야말로 불명예임을 일깨워준 점을 높이 산 바 있다. 
'아리랑'은 아직도 민족분단의 뼈아픈 현실속에 놓여져 있는 ​우리 민족 수난과 투쟁의 과거를 돌아보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미래를 고민하고 대처해야 함을 깨닫게 해주었다.

​큰작가의 주문대로 읽다가 지루하면 접고 졸리우면 자다 다시 일어나서 읽게 되더라도 다시금 시간을 만들어 읽어볼 생각이다. 영혼의 먼지를 털어내기 위해서, 내 잃어버린 자아를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서, 어떻게 왜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답을 얻기 위해서...

소설가 조정래, 수원포럼, 태백산맥, 아리랑, ​정글만리, 시민기자 이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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