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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 작가를 통해 본 '문학이란?'
20일, 수원포럼 ‘문학,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청중 가득
2014-03-21 12:38:37최종 업데이트 : 2014-03-21 12:38:37 작성자 : 시민기자   김해자

"인간의 문학은, 인간의 인간다운 삶에 대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 인류 역사 이래 모든 인간은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학을 통해 끊임없이 노력해나가야 한다." 
20일 오후4시30분 수원시청 대강당은 소위 문학을 흠모하는 일반대중들과 문학인들로 북새통이었다. 
'태백산맥' '한강' '아리랑'에 이어 이즈음 베스트셀러 '정글만리'로 낙양의 지가를 올리고 있는 조정래 작가가 제45회 수원포럼 '문학,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란 주제로 강당에 섰기 때문이었다. 

조정래 작가를 통해 본 '문학이란?'_2
조정래 작가를 통해 본 '문학이란?'_2

올해 그의 나이 72세,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역사의 무한한 애정을 담은 책마다 화제를 뿌렸다. 인기 작가답게 톡톡 튀는 하이 톤으로 한 시간 반 동안 꾸준히 강단을 오가며 자신의 문학관을 풀어냈다. 객석은 끝나는 순간까지 '그의 힘 있는 필력이 어디서 오는지'에 대하여 탐구하듯 무대를 응시하며 이 시대 최고의 작가를 지켜봤다.
그가 펼쳐낸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의 시각으로 정리해 인터뷰 형식으로 엮어봤다.

- 요즘처럼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상에 어떤 책이 좋은지 추천해 주신다면?

"참 좋은 질문이면서도 또한 어리석은 질문이다. 책에는 악서와 양서가 있지만 거의 모든 책들이 읽어서 버릴 것은 없다. 작가가 한권의 책을 내기까지 한줄 아니 글자 한 단어를 선택하기까지 치열한 고민 끝에 취사선택한다. 따라서 책은 최선을 다한 작가의 글모음이다. 따라서 독자는 글에 담긴 속뜻을 살피며 읽어야한다. 굳이 책을 선택해야 한다면 한국문학전집과 세계문학전집부터 읽어보라. 개인적으론 알렉스 헤일리의 '뿌리',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추천한다."

- 우리 문단의 큰 작가로써 '문학'이란?

"우리가 문학책을 읽는 것은 그 속에서 '위안'받기 위함이다. 그런데 요즘 작가들은 인기평론가가 예술성 따위만 따지는 시류에 편승한 작품들을 쏟아낸다. 꾸준한 독자가 있는 작가나 예술가들을 보면 당대 사회의 모순점이나 문제들을 작품에 투영시켜 독자와 호흡하는 흡인력을 갖고 있다. 고전이 꾸준히 읽히고 있는 이유다. 문학은 감동, 괴로움, 사랑, 아픔 등을 치유하는 동시대인들에게 파스나 반창고가 되어주어야 한다."

조정래 작가를 통해 본 '문학이란?'_1
조정래 작가를 통해 본 '문학이란?'_1

- 그렇다면 '인간은 불안전하기 때문에' 문학책을 접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는가!

"그렇다. 벌교 나의 문학관 벽면에 육필로 쓴 말처럼 문학은 '인간다운 삶을 위하여, 인간에게 기여'해야 한다. 치열한 작가정신으로 탄생된 문학책은 '무미건조하고 기록만 한' 역사책과는 다르다. 그렇기에 문학은 인간에 대한 총체적인 의미가 들어있어 감동을 준다."

- 살아내기 힘든 세상이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멍하던 머리를 밭갈이 하듯 영혼의 양식을 '읽기'로 채워야 한다. 읽고 또 읽고, 쉬다가 자다가 또 읽고. 문학은 무엇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방법묘사론'이 심어져 있기에 철학적 대화가 가능하다. 인류의 발명품들이 인간에게 유익하게 쓰이듯, 문학도 유익하게 쓰이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읽고 난 후 버리지 말고 짤막한 기록을 남긴 후 보관해라. 또다시 그것을 손에 쥐었을 때 이전과는 다른 개념으로 다가온다. 그때 희열을 만끽한다."

- 몇 년 전부터 대한민국은 '인문학 열풍'에 휩싸여 있다. 

"인간답게 살아가는 방법이 '문·사·철'에 들어있다. 즉 문학과 역사, 철학을 이르는 인문학 속에서 인간에 대한 발견을 한다. 우리나라는 한국전쟁 3년이란 세월을 거친 후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로 전락했다. 그런데 지금은 세계11~12위 경제대국으로 올라섰다. 그 사이에 우리는 '빨리 빨리'만을 강조하며 살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왜, 무엇을 위해!'사는지 회의가 몰려오면서 너도나도 자아 찾기에 나섰다. 세익스피어의 명언처럼 '인생은 재공연도, 연습도 없는 오직 한번 뿐'이다. 하여, 후회 없는 삶을 살기위해 인문학 공부에 달려든 것이다. 인문학은 나를 키움과 동시에 지혜로운 길로 인도한다. 지적인 삶을 원한다면, 문·사·철 서적을 읽어라!."

- 마지막으로 선생님 작품들이 추구하는 것이 있다면?

"우리나라 5천년의 역사에서 외침은 900번이 넘는다. 그중 중국이 75%요, 나머지는 일본이다. 1910년 일본에 의해 나라를 빼앗기고 다시 광복을 맞이하고, 산업화를 거쳐 현재, 경제대국으로 올라서기까지 부침의 역사였다. 

작가로서 우리역사가 사무치게 다가왔다. 내 작품들 속에 일관되게 역사인식을 불어넣은 이유다. 이 땅의 작가로서 의무라 생각했기에 오직 '우리역사 인식'에 화두로 삼았다. 다음에 출간할 책 역시 우리 교육계의 현실을 담은 이야기가 될 것이다. 자율성과 다양성을 표출하는 작가라면 당연한 책무가 아니겠는가."

조정래 작가를 통해 본 '문학이란?'_3
조정래 작가를 통해 본 '문학이란?'_3

작가는 일관되게 '인간은 죽을 때까지 책을 손에서 내려놓지 말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어려운 글귀라도 보고 또 보면 어느 날 '마음이 끌리고, 방향이 잡힌다!'고 말했다. 느긋하게 일평생 읽는다는 사고로 토막 자투리 시간을 이용하라고도 했다. 

'세상과 가정에서 존경받고 싶다면 끊임없이 독서하는 습관이 답'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의 유전자가 담긴 투박한 사투리를 작품속에 거침없이 쏟아내며 인기작가로 승승장구하는 조정래 작가와의 만남은 '문학에 대한, 인간의 삶에 대한 성찰'을 하게 했다. 입체적이고 총체적인 색으로 펼친 그의 문학관에 경외심이 느껴졌다. 그는 역사의 '염치를 아는' 진정한 작가였던 것이다. 

한편, 그동안 사회저명인사들을 초청해 수원시민들에게 인문학적 소양을 길러주는 '수원포럼' 제46회 손님으론 산야초 연구가 전문희 씨가 4월에 수원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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