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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영업정지’ 힘없는 대리점만 죽어나
2014-03-21 21:07:57최종 업데이트 : 2014-03-21 21:07:57 작성자 : 시민기자   박종일

서울에서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는 분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동생! 나 요즘 백수인 것 알지, 바쁘게 생활하다 손님이 뚝 끊겨 할 일이 없으니까 모든 것이 무기력하고 나태해지고 그리고 화도 나네, 시간되면 퇴근 후 소주한잔 할 시간될까? 나 누구에게 말을 해야 속이 풀릴 것 같아"며 답답해했다.

속이 답답해하는 그분과 퇴근 후 소주 한잔을 했다. 안주도 없이 소주 3잔을 마시자마자 자기 할말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는 그분이 답답해하는 내용은 '이동통신사 영업정지'다.
이동통신사를 관장하고 있는 미래창조과학부가 불법보조금 지급과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의 금지행위 중지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45일간의 사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45일간의 사업정지기간 동안 이동통신 3사는 가입신청서 접수나 예약모집 행위, 임시개통이나 기존 이용자의 해지신청을 신규가입자의 명의변경 방법으로 전환하는 행위, 제3자를 통한 일체의 신규가입자 모집행위, 기타 편법을 이용한 신규판매행위 등 신규가입자 모집과 기기변경을 할 수 없다.
이렇게 되자, 대리점 등 이동통신 관련종사자들은 본인의지와 관계없이 가게 문을 닫고 백수가 되어있다.

목소리를 높여가며 강조한 부분은 영업정지를 하면 이동통신 3사에 강력한 처분이 내려져야 한다. 그러나 이동통신 3사는 미래부의 처분에 별다른 이의 없이 따르고 있다. 왜 그럴까?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수는 아무런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영업정지기간동안 보조금 지급이 동결되므로 영업이익이 늘어난다. 

반면 대리점을 비롯해 이동통신 관련종사자들이 입는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당장 밥벌이가 안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또한 핸드폰을 구입하고자하는 소비자도 이유 없이 피해를 보고 있다.
불법보조금의 주범은 이동통신 3사인데 피해는 이동통신 관련 종사들과 소비자가 입고 있다는 것이다.

'이동통신 영업정지' 힘없는 대리점만 죽어나_1
본인 의지와 관계 없이 가게 문을 닫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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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영업정지' 힘없는 대리점만 죽어나_2
문을 열고 영업 중인 가게도 손님이 없다.

하소연을 듣고, 다음날 퇴근 후 동네 핸드폰 대리점을 방문했다. 오후 7시, 평소 이시간이면 핸드폰 가게마다 학생들을 비롯해 소비자들이 넘쳐났다. 하지만 핸드폰 가게입구와 안에도 핸드폰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찾아볼 수 없다.  몇 곳은 아예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동네에 있는 핸드폰 가게 수십 곳을 다녀보았다. 영업정지에 들어간 KT와 LG유플러스의 가게는 대부분 문을 닫았고, 문을 연 곳도 손님은 없다. 4월5일부터 영업정지에 들어가는 SK테레콤 가게도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는 가게에 들어가 "손님이 왜 이렇게 없는 겁니까?"라고 질문하자 "지금 영업정지기간이라는 사실은 알고 계시죠?, 대부분의 업무가 중지되었기 때문에 손님이 없는 겁니다. 하지만 단골손님들이 영업정지를 모르고 찾아왔을 때 문이 닫혀 있으면 다른 가게로 가실까봐 불안하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문을 열고 불을 환하게 밝히고 있습니다."고 말하며 한숨을 내쉰다.

과열된 단말기 보조금을 규제하기 위해 뽑아든 영업정지로 인해 휴대폰 대리점들이 존폐위기에 놓여 있다는 지인의 말을 기자가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정부가 뽑아든 영업정지가 결과적으로 시장경제 논리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 힘없는 대리점과 관련종사자 그리고 소비자들이 손해를 보고 불편을 당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가 이동통신 3사에 대한 영업정지나 과징금 부과로는 불법보조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모든 문제는 휴대폰요금이 높다는 것이다. 요금을 획기적으로 낮추어야 한다. 불법보조금과 과징금을 물어가면서도 고객만 뺏어오면 오히려 수익이 늘어난다. 이동통신 3사가 요금에서 벌어들이는 돈으로 불법보조금에 사용하는 이유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핸드폰을 가지고 있다. 한 가정에서 통신사에 지불하는 금액이 평균 15만 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불법보조금이 사라지고, 휴대폰 요금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그날은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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