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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출산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임신과 출산을 통한 배움
2014-03-29 02:57:00최종 업데이트 : 2014-03-29 02:57:00 작성자 : 시민기자   최지영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에게는 부모님이 있다. 특히 열 달을 배에 품어서 세상에 내어놓은 엄마가 있다. 지난 2월에 나는 엄마가 되었다. 나의 임신은 쉽지 않았다. 결혼한지 6여년만에 인공수정으로 생명이 선물처럼 왔다. 운좋게 한 번의 시술로 성공하게 되었지만 아이의 엄마가 된다는게 쉽지 않음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그래서 더욱 소중하기도 하였다. 

내 생에 특별한 이 임신과 출산은 생각(패러다임)이 행동과 그 후의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경험이 되기도 하였다. 임신과 출산은 '신비로움' 그 자체인 것 같다. 뱃속에서 눈, 코, 입, 귀, 팔, 다리 등등 이렇게 요목조목 다 갖추어 지는 건지. 심장이 뛰는 또 다른 생명이 함께한다는 것도 모두가 신비롭기만 했다. 

하지만 9개월 즈음 되면서 '어떻게 이 세상에 아이가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두려움이 생겼다. 출산을 경험한 사람들은 '심란할 때지요?'라며 저마다의 출산 스토리를 말씀해 주신다. 어떤 이는 별이 보이고 하늘이 노래져야 된다, 죽을 것 같다 싶을 때 아이가 나오더라, 아기가 손톱으로 자궁벽을 긁으면서 나와서 힘들었다 등등 들으면 들을수록 걱정이 커져가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접한 사람들의 출산기도 마찬가지였다. '출산은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가 없다. 생리통의 몇 백배는 아프다.' '골반에 수박이 낀 느낌이다', 수십 시간의 진통시간, 병원에서 이루어진다는 3대 굴욕에 대한 이야기까지. 생명을 맞이하는 출산의 과정이 이렇게 힘들기만 한 것일까? 알면 알수록 출산은 두려운 괴물이 되어갔다. 

친한 친구의 출산기가 떠올랐다. 진통이 와서 병원에 갔는데, 다른 산모들의 고통스러워하는 신음 소리를 들으면서 몸이 굳어갔다는 것이다. 결국 자궁이 열리지 않아 시간만 보내다가 제왕절개를 해야만 했다. 돌이켜 보건데 병원에 있으면서 출산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한 긴장과 두려움이 몸을 멈추게 한 것 같다는 것이다. 어쩌면 자연분만이 가능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가령 '두려움'과 '공포'라는 것이 영향을 준 것은 아닐까? 

그런가 하면 10명중 2명 정도는 출산에 대해 비교적 편안하게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병원에 간지 4시간 만에 자연분만에 성공한 지인은 출산을 하기 전에 미리 공부를 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분만과정에 대한 이해와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 출산의 신호가 왔을 때도 많이 당황하지 않고, 출산 준비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에서도 드물게 생각보다 쉬운 분만을 했다는 출산 후기를 남기는 경우도 있었다. 그들은 병원 출산의 3대 굴욕이라는 것에 대해서도 '굴욕'이라고 느끼기 보다는 '필요'라고 생각하는 면들이 발견되었다. 그렇다면 '출산에 대한 관점'이 순산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닐까? 출산을 막연한 두려움으로 생각하지 말고 그 본질을 안다면 어떨까? 

출산과 관련한 책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출산은 고통스러운 것'이 아닌 평화롭고 황홀할 수 있다는 관점 '평화로운 출산 히프노버딩', '황홀한 출산'이란 책이 있었다. 공포의 출산이 아닌 평화롭고 나아가 황홀하기까지 한 출산 이라니, 과연 어떤 것일까? 

임신과 출산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_1
엘리자베스 데이비스, 데브라 파스칼리 보나로 저
,
임신과 출산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_2
메리 몽간 저
 
'평화로운 출산 히프노버딩'과 '황홀한 출산'이라는 책을 통해 출산에 대한 새로운 관점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한 산모들의 이야기와 출산에 대한 정보를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막연한 두려움을 정면으로 제대로 보게하고 출산에 대한 자신감을 준다. 

출산에 대한 출산에 대한 긍정적인 관점 준 글귀 몇 가지를 소개할까 한다. 이 글귀들은 출산에 대한 용기와 심지어 호기심까지 자극하였다. "거의 모든 여성들은 자신의 본능에 따라 현명하게 아기를 낳을 수 있다. 모든 여성에게는 '스스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위대한 힘이 있고, 모든 아이에게는 '스스로' 탄생할 능력이 있다." 이는 출산에 대한 산모와 아이의 자연스러운 능력에 대한 신뢰를 주었다. 우리는 할 수 있다는 마음을 생기게 했다.

 "똑같은 진통이라도 그것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산모는 더 큰 고통으로 느끼고, 반대로 그것을 축복으로 감사히 받아들이는 산모들은 오히려 얼굴에 미소를 띤다." 진통은 나쁜 것이 아니다. 진통은 자궁이 열리는 과정 속에 발생하는 것이다. 즉 진통은 아기를 만나기 위한 과정이다. 진통이 강하다는 건, 그만큼 아이를 만나는데 한 걸음 다가간 것이다. 특히 예정일 2주가 넘도록 출산의 기미가 없어서 유도분만을 진행했던 나의 경우에는 진통을 기다리는 상황이었다. 진통이 왔을 때, 확실히 더욱 긍정적인 마음을 가질 수 있었다. 

"출산이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긴장을 풀고, 통제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지금 이 순간 속에 자신을 내맡겨야 하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산모가 받아들이기만 하면 곧 엄청난 양의 베타엔도르핀 또는 마취성분의 물질이 분비된다는 사실이다." 특히 이 문장이 '출산에 대한 신비'를 느끼게 해 주었다. 나에게는 출산을 할 능력이 있지만, 내가 어떻게 상황을 조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출산이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과정을 내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니, 모든 과정이 신비로움으로 다가왔다. "출산 중에 나는 나 자신이 진통 그 자체를 바라보고 받아들이고, 그것이 곧 지나갈 것이며 아기와의 만남을 앞당겨 줄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깨닫고 있음을 자각하고 무척 놀랐다." 

이 글귀는 진통을 대하는 자세이다. 나의 경우에도 진통이 일어나고 있지만 견딜 수 있었던 것은 그 진통이 지나가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진통의 강도가 커질수록 나의 몸에서 느껴지는 고통은 커졌지만, 그 시간을 받아들이고 나면 다시 괜찮아지는 순간은 어김없이 왔다. 그리고 점점 아기를 만나는 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침에 읽었던 확신과 인내의 버츄카드가 나에게 힘을 주는 것 같았다. 

임신과 출산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_3
임신과 출산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_3
 
출산의 막바지에는 몸도 마음도 지쳐 시간을 멈추어 놓고 잠시 쉬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출산의 노력을 잠시 포기하고 있던 그 순간, 아기가 '스스로 탄생할 능력'을 이용하여 세상에 나오려고 애를 쓰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아이가 이렇게 힘을 쓰고 있으니, 나 역시 '스스로 아이를 낳을 능력'을 믿고 힘을 주었다. 그렇게 딸 수린이가 세상에 나왔다. 마지막의 그 생명의 힘을 잊을 수 없다. 아이에게 또 힘을 받는 것이 엄마인가 보다. 불가능 할 것 같은 것을 가능하게 하는 힘. 아이와 엄마가 함께하는 첫 공동작업. 그래서 출산은 분명 힘들기도 하지만 신비로운 경험이다. 출산에 대한 이해와 긍정적인 생각은 출산의 과정을 호기심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하였다. 그리고 매 과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행동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나는 출산에 대한 신비로움을 이해하게 되었고 무사히 순산하게 되는 결과를 얻게 되었다.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 경험이었다. 출산의 단계를 넘으니 이제 육아가 기다리고 있다. 육아에 대해서도 비슷한 양상이 보인다. 현실육아와 험한 세상을 살아내기 위한 조언들. 하지만 초보 엄마들에게 자신감을 주기에는 도움이 되지않는 듯 하다. 실제 나에게 힘을 준 말들은 "아기 자는 모습 보면 너무 이뻐요.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무아지경의 경지가 되지요", 

"아기 크는 것이 놀라워요. 너무 빨리 커서 시간이 아까울 수 있으니 순간순간 예쁘게 즐기세요", "육아하시면 힘든 점도 있지만 행복하실 거에요. 그리고 잘 해 나가실 수 있어요" 등의 말이었다. 한 달여 정도 육아를 해 본 바로는 육아는 생소하고 어렵다. 하지만 분명 보람되고 기쁨이 되는 순간도 많이 있었다. 어떤 점에 좀 더 포커스를 둘 것인가? 결국은 본인의 선택이다. 

아울러 서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을 때 더욱 도움이 될 것이다. 힘든 상황에서 긍정적인 면을 발견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노력은 일상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내 삶이 그렇게 되고 나아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말과 에너지를 나눌 수 있는 존재가 되어준다면 그 것이야 말로 돈을 들이지 않고 해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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