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일 하면서 독서모임에 나오는 청년
적은 인원이 모여도 풍성한 만남은 얼마든 가능하다
2014-03-30 17:42:04최종 업데이트 : 2014-03-30 17:42:04 작성자 : 시민기자 안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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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9일 토요일 오후 2시.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독서 커뮤니티에서 독서 토론 정모'를 열었다. 늘 참여하는 사람이 고정적이라서 새로운 멤버들이 와서 보다 더 많은 의견을 공유하고 더욱 활기를 더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다른 대형 책 관련 카페에 독서모임 참여공지를 올려 외부에서도 모임 신청자를 3명이나 더 받고 우리 모임에서도 5명이 신청해서 총 8명이 오기로 했다. ![]() 20대 청춘 둘과 삶에 대해 진진한 고민을 나눈, 잊지 못할 행복한 시간 무엇보다 26살 남자청년은 주말마다 막노동 현장에 나가서 자신의 용돈과 생활비를 번다고 하는데 이 날은 특별히 모임을 위해서 그 일을 접어두고 나온 것이었다. 문득 나는 '과연 모임의 인원수가 중요한가.'라는 생각과 함께 허수의 많은 인원보다는 진수의 소수정예가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모인 사람을 '허수'니 '진수'니하고 판단하는 것은 옳지 못하지만 허수이니 진수이니 하는 문제는 모인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내어놓고 교감했느냐에 달려있다는 사실이었다. 사실 두 친구는 지금까지 독서모임을 하는 동안 거의 매번 본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그날처럼 심도있는 이야기는 처음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책 이야기가 그런 깊은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매개가 될 주제가 되기도 했지만 만일 이 날 우리가 단 3명으로 모이지 않았다면 풀어놓지 않았을 이야기들이 더 많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나름의 의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자주 어떤 모임을 만들 때 인원수에 얽매일 때가 있다. 그리고 사람이 북적거려야만 꽤 괜찮은 모임이라거나 만남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의외로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나서 공허함을 느끼며 돌아서는 때가 무척 많다. 이제 생각을 바꿔봐야 할 시간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만나느냐 보다는 어떤 사람들과 만나서 깊이 있게 마음을 나눌지에 대한 문제라는 사실을 말이다. 시대가 바빠지고 정보가 많아질수록 수많은 만남이 있고 그 속에 만남에 대한 이유와 목적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덕분에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아는 것에 즐거움을 갖기 보다는 '네트워크'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먼저 앞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사람 사이'란 그저 소통만으로도 얼마든지 즐겁고 좋을 수 있다. 이제 우리는 그 '순수함'을 찾아야 할 시간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연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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