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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만나다
만화처럼 살다가 영화처럼 죽자
2014-03-25 22:58:02최종 업데이트 : 2014-03-25 22:58:02 작성자 : 시민기자   김형효

희망을 만나는 봄날 

봄이 왔다. 활기를 말하는 때이지만 사람은 모두가 활기를 만들며 살지는 못한다. 봄은 왔는데, 왜 꽃은 피지 않는가? 봄은 왔는데 왜 꽃이 피지 않고 열매가 맺히지 못하는가? 작년에 96세를 일기로 돌아가신 시인 이기형 선생님께서 항상 아파한 분단된 조국의 땅, 분단조국의 암울을 안타까워하시던 말씀이다.

나는 모처럼 봄의 활기를 찾은 기분으로 어제를 보냈다. 이미 익숙한 지인들을 중심으로 페이스북 생활을 하고 있다. 어제는 지인을 통해 친구가 된 얼숲(페이스북)친구의 안내로 꿈과 가치를 지지하는 모임(약칭 꿈.가.지)에 참석하게 되었다. 행사를 돕는 분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며 행사장에 자리를 잡았다. 

그때 안면이 익숙한 경기도 수원 동우여고 공기택 교사가 있어 인사를 나누었다. 얼마 전 역사교과서 문제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뉴스메이커다. 그 분의 판단과 가치있는 선택에 열렬히 박수를 보내며 속마음으로 환호했었던 한 사람으로 긍정의 자세로 자리를 잡았지만 한 동안 분위기를 익히고 탐색을 하느라 관조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꿈과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만나다_1
첫번째 발표자인 정인선 님이 준비한 자료들, 아프리카에 대하여 설명한 그의 열정이 아름다웠다.

"만화처럼 살다가 영화처럼 죽자."

어젯밤 수원시 다문화복지센타에서 열린 '꿈과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 모임에서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정인선(31세, 에듀코)씨의 말이다. 
그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국제협력단(KOICA)해외봉사단 일원으로 참여해 해외봉사 활동을 통한 경험을 풀어놓았다. 이른바 경험자산을 통해 새로운 삶의 눈을 뜨게 되는 과정과 그가 꿈꾸는 미래자산이 현재를 올바른 가치로 받들며 살아야한다는 이야기들로 정리해주었다.  

그가 발표를 마치며 자신의 좌우명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자의 답변으로 내놓은 말이 "만화처럼 살다가 영화처럼 죽자."라는 말이다. 새겨볼만한 이야기란 생각이다. 만화처럼 다이나믹하고 스펙타클한 인생을 살 수 있다면 그런 삶의 주인공인 자신의 삶을 보통사람 누구라도 꿈꿀만한 삶이란 생각이다. 그리고 절정의 순간을 경험한 주인공으로 일상을 살다가 저물 수 있다면 이 또한 아름다운 영화적 삶의 백미를 보여주는 것이리라.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40분은 지나서였을까? 발표자들의 이야기에 깊은 호감을 갖고 좋은 느낌으로 호응하기 시작했다. 그 자리에는 어린 꿈들도 밝게 호응했고 나이든 청춘도 봄맞이처럼 호응하고 있었다. 사실 한국에서 낯선 모임에 새롭게 참여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외국에서의 몇 년을 살다가 와서 공식적으로 새로운 모임은 '통일의 길' 창립발기인 대회 이후 처음이다.

꿈과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만나다_2
행사가 끝나고 찻잔을 기울이며 뜻깊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교단에서 은퇴 후 색소폰 연주를 하며 봉사하는 70세의 교장선생님의 열정 또한 놀라웠다.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고 내일 죽을 것처럼 살자

다음 발표자는 아이러브아이 강사협동조합 이사 조민지 님이었다. 
그녀는 놀랍게도 "100명 아이의 엄마가 되겠다." 나의 남편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잘 나가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녀의 말인즉 "집을 잘 나가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그리고 그녀의 좌우명은 "전심을 다하여 살자. 영원히 살 것처럼 배우고 내일 죽을 것처럼 살자."는 것이라고 했다. 최근 법문을 나선 스님들이 여기 저기 떠돌아 세속을 흐리며 하는 말들이 있다. 그런 스님들의 말씀보다 아직 영근 꿈은 아니지만 훨씬 더 깊고 현실적이며 무게감 있는 명언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강태구(나라 태, 구할 구)는 중학교 2학년 학생이었다. 그는 "센스 있는 가수가 되기 위해 5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자. 노래도 열심히 하자. 후일 정치가가 되고 싶다."라고 자신의 포부를 거침없이 발표했다. 내 곁에 앉았던 그는 표정도 매우 밝았고 당당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이 왠지 부모들의 요구가 너무 과하게 반영된 것은 아닌가? 염려 되었다. 

꿈과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만나다_3
행사가 끝난 후 단체사진을 찍었다. 인상깊게 본 두 사람의 발표자, 강태구와 조민지 님이다.

꿈을 지켜봐주는 부모의 역할

나는 행사가 끝나갈 즈음에야 모임의 중심이 누구인지 눈치를 챘다. 알고 보니 공기택(전 동우여고 교사)님의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모임이었다. 그런데 세상에는 그런 가치를 소중히 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 그래서 그런 가치들을 이야기하지는 자리여서 모두가 자신의 꿈과 가치를 스스로 지지하는 마음으로 참여해도 좋은 모임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편 공우택 님은 교단에 선 교육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고뇌를 담아놓은 듯, 아이들의 소중한 꿈을 지켜봐주는 부모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나름의 연구자료를 차트로 준비해온 그의 열정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다시 배우고 싶은 이야기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참석자들의 들뜬 모습도 봄 마당의 싹이 돋는 것처럼 설레는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이 아름다운 청춘의 문을 여는 듯 보여 "다시 한 번 일동박수!"하고 격려하고 싶어졌다. 그래도 끝까지 조심스런 관조의 눈으로 자리를 함께했고 행사가 끝나고 행사를 이끄는 몇몇 분들과 어울려 찻잔을 기울이며 옳은 가치, 좋은 가치를 꿈꾸며 삭막한 현실사회의 자양분이 되고자 하는 분들에게 경외심을 갖고 호응했다. 
부정기적으로 짜여지는 듯한데 후일 모임이 있다면 다시 참여하여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인선, 조민지, 공우택, 수원시 다문화복지센타, 김형효, 하인선, 강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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